부정맥: 조기진단의 중요성

연세의대 박희남

 

언론에 종사하는 P씨가 부정맥 클리닉을 찾아왔다. 최근 과로하면 맥박이 철렁하며 건너 뛰는 증상 때문이었다. 문진 결과 빈도는 수일에 한번씩 있었고 경미한 흉통도 있어, 24시간 활동 심전도와 심장기능 검사를 진행하였다. 다행히 구조적 심장병은 없었고 심전도에서는 조기수축이라는 양성 부정맥만 발견되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복용도 필요 없는 부정맥이었다. 휴식과 금주로 좋아진다는 확신을 주었다. 다행이라고 기뻐하며 돌아가는 P씨에게, 증상이 있을 때 빨리 와서 심장검진을 하신 것은 아주 잘 한 것이라는 인사를 건넸다.

 

매스미디어, 스마트 디바이스의 발달과 함께 부정맥이란 질환이 이젠 낯설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지식 없이, 막연한 염려에 사로 잡히거나 증상이 없다고 무시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작년 메르스에서 경험했듯이 무지불확실성의 열매는 두려움이다. 부정맥이 바로 대표적인 불확실성의 질환이다. 다른 심장병과 달리 일반 심장 검사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잠시 나타났다가 숨어버리는 도깨비 같은 병이기 때문이다. 부정맥이 고개를 쳐들었을 때 심전도로 잡아내야만 확진이 가능하고, 약을 먹어도 시술을 받아도 재발이 드물지 않은 병이다. 더욱 골치 아픈 점은 무증상으로 지내다가 갑자기 발병하여 돌연사나 뇌졸중 같은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노련한 부정맥 전문의는 환자의 증상이 중요한 단서이긴 하지만 이에 의존해서 의학적 판단을 내리지 않는다. 부정맥은 심전도로 증명하고 심전도로 치료 효과를 판단하는 병이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잘 잡히지도 않는 도깨비 같은 부정맥으로부터 돌연사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막을 것인가? 정답은 심장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이다. P씨에서 발견된 조기수축 같은 양성 부정맥도 협심증이나 심부전증과 같은 심장병에 동반되어 나타나면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부정맥 환자의 증상이 심해도 구조적 심장병이 없다면 돌연사나 악성 부정맥의 위험은 희박해 진다. 이 때문에 부정맥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심장검진을 통해 구조적 심장병 유무를 확인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어떤 증상이 부정맥을 의심케 하는 증상일까? 대개 가슴이 뛰는 것이 부정맥 증상이라고 생각하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어지러움, 피로감, 맥이 건너뛰는 느낌, 기침, 흉통,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뇌졸중의 주요원인인 심방세동 같은 부정맥은 약 40% 환자에서 증상을 못 느낀다. 반면, 흉통, 호흡곤란, 실신과 같은 증상이 있었다면 구조적 심장병 유무에 대한 심장 검진이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또 이와 동반된 부정맥이 있었다면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돌연사의 가족력인 있는 경우에도 부정맥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심장 검진을 철저히 받는 것이 추천된다.

 

어떻게 하면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을까? , 담배 끊고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자는 당연 상투적인 멘트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부정맥이 있는 분에게 있어 심장 자율신경의 활성은 매우 중요한 악화 인자이다. 따라서 자가 들어가는 일을 무조건 피하자: “과로, 과식, 과욕…”

2018/03/13 17:13 2018/03/13 17:13
부정맥 (심방세동)의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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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남 (연세의대)>$2

부정맥이란 맥박이 느리거나 빠르거나 불규칙적인 심장의 리듬 질환 총칭한다. 부정맥이라는 카테고리에는 20~30여 종류의 질환이 포함되어 있는데, 평소 무증상으로 있다가 급사나 뇌경색을 유발하는 위험한 부정맥에서부터 증상은 심하지만 전혀 심장발작과는 무관한 양성 부정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부정맥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도외시하는 이유는 첫째, 심전도 진단이 쉽지 않고, 둘째,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으며, 셋째, 항부정맥 약제의 유효성 안전성이 낮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이런 문제점 때문에 최근에는 IOT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심전도 진단이 늘고 있으며, 전극도자 절제술이나 심장 삽입형 전기 디바이스(cardiac implantable electronic device: CIED)와 같은 시술적 치료가 보편화되고 있다. 본 종설에서는 가장 유병률이 높은 부정맥 질환인 심방세동의 치료법에 집중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심방세동 (atrial fibrillation)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6%의 유병률을 가지는 만성 퇴행성 부정맥이다. 고령화 사회 진입과 더불어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환자에 따라서 빈맥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고, 반대로 서맥과 실신을 하기도 하지만, 40%가량은 무증상이다. 허혈성 뇌졸중 원인의 20%, 심부전과 30%에서 동반하며, 치매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질 뿐 아니라 총 사망률을 2~3배 증가시킨다. 따라서 심방세동의 치료는 1) 뇌경색 예방을 위한 항혈전 요법, 2) 증상 완화를 위한 심박수 조절요법 (Rate control), 3) 근본적으로 정상맥박으로 돌리는 맥박치료 (Rhythm control)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2. 심방세동의 항혈전 치료

심방세동의 치료계획은 CHA2DS2VSc score 로 시작한다 [C; congestive heart failure (+1), H; hypertension (+1), A; age 75(+2), age 65-74(+1), D; diabetes (+1), S2; stroke or TIA (+2), V; previous myocardial infarction, peripheral artery disease or aortic plaque (+1), S; female (+1)]. CHA2DS2VSc score 2점 이상인 환자에서는 항응고 요법이 필수이다. 위험인자 점수가 1점인 남자 환자는 항응고제 또는 항혈소판제가 추천되며, 위험인자 점수가 1점인 여자 환자 (여성 외에 뇌졸중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 0점이 환자에서는 아무런 항혈전 치료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림 1).

. 와파린

CHA2DS2VSc score 2점 이상의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나 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뇌경색을 예방함으로 사망률을 45% 감소시키는 약제다. 그러나, 타 약제나 음식물에 따라 효능이 달라지고 뇌출혈과 같은 출혈 부작용 위험이 있기 때문에 1개월 간격으로 INR를 측정하여 2~3을 유지해야 한다. 한국인의 경우 통상 2~4mg이 적정 용량이나 개인차가 매우 크다. 와파린 클리닉을 운영하여 정기적으로 약제 및 음식물과의 상호작용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며, 개인측정 kit로 조절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발치, 수술 등으로 출혈 위험을 줄여야 할 경우 뇌경색 위험에 대해 설명 후 3일 정도 중단이 추천된다. 최근에는 NOAC (non-vitamin K antagonist)가 나오면서 사용이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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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2. 심방세동 환자에서의 항응고 요법 가이드 라인 (Eur Heart J 2016;37:2893-962).

. NOAC (non-vitamin K antagonist)

CHA2DS2VSc score 2점 이상의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의료보험 급여로 사용이 가능한 항응고제다. 와파린에 비해 약제, 음식 상호작용이 적고 INR 모니터링이 필요 없다. 직접 트롬빈을 억제하는 dabigatran과 응고인자 Xa 억제제인 rivaroxaban, apixaban edoxaban 출시되었으며, 유효성, 안전성, 사망률에 있어 와파린보다 우월함이 입증되었다. 반감기가 짧아서 수술시 24~48시간 중단으로 충분하며, 발치, 진단용 내시경을 위해서 NOAC을 중단하는 것은 추천되지 않는다. Dabigatran의 경우 idarucizumap이라는 길항제가 개발 출시되었다. NOAC 사용시 가장 중요한 점은 신기능이나 환자의 체중에 따라 감량이 필요하다 (1).

1. NOAC의 용량조절 (Eur Heart J 2016;37:289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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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응고 요법이 어려운 뇌경색 고위험군 환자

장기간 항응고 요법이 불가능한 CHA2DS2VSc score 2점 이상의 비판막성 심방세동이나 항응고 요법 중에도 뇌경색이 재발한 환자가 좌심방이 폐색술의 적응증이다. 비판막성 심방세동에서 혈전 형성의 약 90%가 좌심방이 (appendage)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폐색기구로 이 부분을 막아주는 시술이며, 95%에서 추후 아스피린만으로 출혈이나 혈전의 위험도를 조절 가능하다.

2. 심박수 조절 요법

빠른 심박수을 동반한 심방세동은 증상뿐 아니라 심부전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Tachycardiomyopathy), b-차단제, 칼슘 차단제, digoxin 등으로 심박수를 조절해 준다. 최근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심박수 분당 110회 미만의 느슨한 심박수 조절도 효과적인 것이 입증되었다. Digoxin은 장기적으로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교감신경 항진 상태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점차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3. 맥박치료 (Rhythm control) 및 정상리듬의 유지

심방세동 환자에서 가장 생리적인 치료를 맥박을 정상리듬으로 돌리고 유지시키는 방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심방세동 환자에서 맥박치료를 시도하지 않는 이유는 재발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 좌심방 크기가 55mm 이상이고 지속성 심방세동이 4년 이상 지속된 경우 맥박치료 실패확률이 높다. 발작성 심방세동에서는 통상 항부정맥제를, 지속성 심방세동에서는 추가적인 전기적 동율법 전환술로 맥박치료를 한다. 그럼에도 재발하는 심방세동은 전극도자 절제술의 적응증이 된다. 무증상 재발의 가능성 때문에 맥박치료의 적절성 여부에 상관없이 항혈전치료는 CHA2DS2VSc score에 준하여 유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 항부정맥제

손쉽게 사용 가능한 심방세동 맥박치료 요법이지만 치료효과가 연 50% 미만이고 부작용 위험을 동반한다. 특히 무분별하게 사용한 항부정맥제는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 사망률, 입원률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가이드라인에 준하여 사용해야 한다 (그림 2). 적절한 항부정맥제 선택을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절차는 동반된 구조적 심장질환 유무에 대한 평가이며, 심초음파와 운동부하심전도가 추천된다. 심부전이 동반된 심방세동에 사용 가능한 유일한 항부정맥제는 amiodarone이지만 장기적인 부작용 위험도가 높아서, 심부전이 없는 경우에는 일차약제로 사용하지 말 것을 추천한다. 항부정맥제는 사용 전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고, 사용 후에도 용량조절, 부작용 모니터링, 맥박치료 리듬상태 등 모니터링 해야 할 부분이 복잡하기 때문에 경험이 많지 않는 경우, 부정맥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 전기적 동율동 전환술

항부정맥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정상 동율동 전환이 되지 않는 지속성 심방세동 환자에서 전기적 에너지로 심방세동을 리셋시켜 강제 종료시키는 방법이다. 흉부에 제세동기 전극을 앞뒤로 붙이고, 약한 수면 마취 하에 진행한다. 전기적 동율동 전환술 시행 전 3, 시행 후 4주간 항응고 요법은 필수이며, 이후에도 심방세동 재발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 해야 한다. 충분한 항응고 요법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경식도 초음파로 좌심방이 혈전이 없는 것을 확인 후 헤파린 정맥주사 후 시행한다. 전기적 동율동 전환술 이후의 정상맥박 유지는 항부정맥제로 이루어져야 하며 1년 재발률이 50% 이상, 대개 20일 이내에 재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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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항부정맥제의 적절한 사용 (Eur Heart J 2016;37:2893-962).

. 전극도자 절제술

전극도자 절제술은 대퇴정맥을 통해 전극도자를 좌심방까지 접근시킨 후, 고주파 에너지 또는 냉동요법 에너지로 폐정맥 주위를 절제하여 폐정맥과 좌심방을 전기적으로 격리시키는 시술이다. 항부정맥제 사용 중 재발했거나, 부작용으로 지속이 어려운 심방세동, 빈맥-서맥 증후군, 심부전에 동반된 심방세동, 좌심방 <55mm인 심방세동이 적응증이다. 항부정맥제 치료보다는 효과가 월등하지만, 시술 후 15~30%의 재발률이 있으므로 정기적인 심전도 감시와 적절한 항혈전 치료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주요 합병증 위험도는 2~4% 정도이다.

4. 결론

심방세동에 동반하는 뇌경색 예방을 위해 CHA2DS2VSc score에 준하여 NOAC 사용이 필수적이며, 항응고요법이 어렵거나 항응고요법 중에도 반복되는 뇌경색 환자에서는 좌심방이 폐색술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약물치료, 전기충격술, 전극도자 절제술 등의 맥박 치료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모든 치료에 앞서, 고혈압, 당뇨의 조절, 금연, 절주, 적당한 운동, 비만의 조절, 수면 무호흡증의 치료 등 생활요법 및 위험인자의 조절 등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하겠다.

References

Kirchhof P, Benussi S, Kotecha D, et al. 2016 ESC Guidelines for the management of atrial fibrillation developed in collaboration with EACTS. Eur Heart J 2016;37:2893-962.


 
 

2018/03/13 17:11 2018/03/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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