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뇌전증학회(회장 김흥동·연세대 의대 소아신경과 교수)는 20일 오후 연세의료원 종합관에서 ‘뇌전증(腦電症) 바로 알리기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는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직접 육성으로 들을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올바른 의료정보를 전파함으로써 뇌전증 환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편견과 차별 대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다.뇌전증학회는 “속칭 간질로 알려져 있는 뇌전증은 전 인구의 약 1%가 겪을 정도로 드물지 않은 질환”이라며
“이번 행사가 뇌전증 환자들에 대한 사회 전반의 부정적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뇌전증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병 뇌전증=인구 100명당 1∼2명꼴로 발생하는 뇌전증은 특별한 이유 없이 경련 발작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의학적으로는 비정상적인 신경세포가 일으킨 전류가 대뇌 기능을 잠시 혼란시키는 병으로 정의
된다. 뇌전증이란 이름도 이렇듯 ‘뇌에 전류가 흐르는 병’이란 의미에서 붙여졌다.
환자들은 평소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을 하다가 뇌 속에 이상 전류가 형성되는 동안 잠시 경련 발작을 일으키게 된다. 보통 연평균 1∼2회 정도 나타나는 이상 전류는 짧게는 20초에서, 길게는 2분 이내 사라진다. 발작 후 환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 싶게 다시 완전 정상 상태로 돌아간다.
발작 시 증상은 뇌 전류가 발생, 영향을 미치는 부위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잠깐 동안 정신이 없어 주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엉뚱한 행동이나 말을 하기도 한다. 몸의 균형을 잡지 못하면 쓰러질 수도 있다.
발작 증상은 이렇게 조금 특별해 보이긴 해도, 발병 원인은 전혀 특별하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뇌전증은 유전성
소질을 가진 특별한 사람에게 생기는 뇌질환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반 질환이라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이상암 교수는 “뚜렷한 원인을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없진 않지만 뇌전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뇌졸중, 뇌종양, 뇌감염, 두부외상, 뇌의 퇴행성 질환 등”이라고 설명했다.

◇약물 치료만으로 정상생활 가능 환자 60%=뇌전증 치료는 크게 약물과 수술, 두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최근 20여년간 특히 발전하고 있는 분야는 약물치료다. 페니토인, 카바마제핀, 발프로산, 페노바비탈, 에토숙시마이드, 클로나제팜, 클로바잠, 프리미돈 등의 기존 항경련제 외에도 1990년대 이후 비가바트린, 조니사마이드, 라모트리진,
토피라메이트, 옥스카바제핀, 가바펜틴 등과 같은 신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전체 뇌전증 환자 가운데 이들 약물로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60%에 이른다. 나머지 약 40%의 환자들은 뇌수술이 필요하다.
뇌전증 수술은 뇌 속에서 이상 전류가 발생하는 측두엽 또는 전두엽의 일부 조직을 절제하는 치료법이다. 요즘 가장
많이 시술되고, 효과도 좋은 수술 요법은 ‘측두엽절제술’이다. 이 수술 환자의 60∼80%에서 수술 후 경련 발작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보고가 많다. 이 수술도 어려운 환자들은 양쪽 대뇌의 전기신호 연결부위를 끊어주는 ‘뇌량
절제술’이나 미주신경에 미세전류를 흘려보내는 미주신경자극 치료로 경련 발작을 억제해야 한다.

◇사회적 편견 많아 인식개선 시급=신경과 전문의들은 뇌전증의 경우 일반 대중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유독 많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면 ‘뇌전증은 불치병이다’ ‘뇌전증은 유전된다’ ‘뇌전증은 정신질환이다’ ‘뇌전증은 전염될 수 있다’ 등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 교수는 “뇌전증은 뇌졸중 같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에 의해 뇌세포 일부가 손상돼 발생하는 질환”이라며
“정신건강질환은 물론 유전병도 아니며, 병원체 접촉으로 전파되는 전염병은 더더욱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뇌전증 환자들이 주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과도하게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
실제 취업 때 뇌전증 환자란 사실을 알리면 약 60%가 취업 자체를 거절당하고, 직장에서 경련 증상이 나타나 뇌전증 투병 사실이 알려질 경우 약 40%가 해고를 당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다.

김흥동 뇌전증학회 회장은 “뇌전증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고, 환자들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편견을 하루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2012/03/20 14:06 2012/03/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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