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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정밀 확진과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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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아주 드문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10만 명 중 1명의 빈도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확진된 미토콘드리아 질환 환자는 600~700명가량. 그러나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진단이 어려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몸 속 세포에는 각각의 개별적인 핵이 존재하고 이 핵 안에 DNA가 있다. 그리고 핵 밖, 세포질 속에 소기관으로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는데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의 내막에는 호흡연쇄(呼吸連鎖)라는 단백질 구조체가 있고 이 구조체에서 ATP라는 에너지 물질을 만들어 낸다. 만약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연쇄에서 ATP를 만들지 못하면 에너지 부족 현상이 발생하여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를 미토콘드리아 질환이라고 부른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신생아기부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어느 시기에서든 발병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어릴 때 발생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도 매우 다양하여 규정지을 수 있는 단일한 특정 증상이 없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뇌, 신경, 근육, 내분비, 심장, 눈, 귀, 장, 신장, 골수 등 여러 장기의 다양한 이상 증상을 복합적으로 겪는다.


이렇듯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단일한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헤테로플라즈미(Heteroplasmy)’ 때문이다. 한 세포 안에는 수백에서 수천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존재하는데 정상 미토콘드리아와 돌연변이 미토콘드리아가 섞여 있는 상태를 헤테로플라즈미라고 한다. 그리고 세포 내 변이된 미토콘드리아 염기서열의 비율을 ‘헤테로플라즈미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 돌연변이 수준이 높을수록 미토콘드리아 질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헤테로플라즈미 수준은 사람마다 다르며 신체 내 기관들도 각기 다른 정도의 자극에 따라 생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므로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발현된다. 또한 핵 유전자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사이의 조절 효과에도 영향을 받아 여러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산소와 에너지를 다량으로 요구하는 조직이나 기관들에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근육, 뇌, 심장, 간 등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증상은 신경 및 근육 관련 증상이다. 중추신경계와 근육조직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에너지 생성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의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미토콘드리아 질환 초기에 신경 및 근육 관련 증상들이 주로 나타난다. 발달지연이나 경련, 근력 저하 등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이유다. 이후에는 일반적으로 여러 장기들의 이상 증상이 중첩해 나타난다. 그러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은 더욱 악화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모계 유전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유전되므로 반드시 모계 유전의 영향이라고 할 수 없다.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연쇄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미토콘드리아 자체 DNA에서 만들어지거나 세포의 핵 DNA에서 만들어진다. 만약 미토콘드리아 자체 DNA에서 만들어진 호흡연쇄 단백질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면 모계 유전이 원인이지만 핵 DNA에서 만들어진 호흡연쇄 단백질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면 멘델법칙을 따른 것이므로 모계 유전과는 관련이 없다.

과거에는 미토콘드리아 자체의 DNA 돌연변이가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중요한 원인으로 여겨졌었다. 그러나 현재는 핵 DNA 돌연변이의 발생 빈도가 미토콘드리아 자체 DNA 돌연변이의 발생 빈도보다 더 높고,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만큼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매우 다양한 유전양상으로 발병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특별한 가족력 없이 돌연변이가 발생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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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다양한 세부 질환으로 나뉜다. 멜라스(MELAS), 머프(MERRF), 컨세이어(Kearns-Sayre) 증후군, 리이(Leigh) 증후군이 가장 대표적인 증후군이다. 하지만 이런 특정 증후군에 속하지 않는 비특이적 미토콘드리아 질환들이 훨씬 많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어떻게 진단할까? 미토콘드리아 질환도 다른 질환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병력과 가족력 확인, 일반적인 검진 및 신경학적 검사가 필요하다. 영상 검사도 진단에 많은 도움을 준다. 가장 유용한 조기 선별 진단 검사는 혈중 젖산 측정이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떨어진 대부분의 환자들은 젖산 수치가 높다. 이외에도 미토콘드리아 질환과 유사한 다른 대사질환과 구별하기 위해서 아미노산, 유기산 대사이상 검사 등이 필요하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의 최종 확진을 위해서는 특수한 생화학적 검사, 근육 조직 검사, 분자유전학적 검사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분자유전학적 검사가 많이 시행되고 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대부분의 대사질환과 마찬가지로 근본적인 치료약이 현재까지는 없다. 그렇지만 치료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약물을 활용하고 있으며 새로운 약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항산화제, 카르니틴, 비타민 등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높이고 퇴행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내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이들 약제는 ATP 에너지 생성을 돕고 미토콘드리아에 악영향을 미치는 물질 생성을 억제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은 보존적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러 장기들의 이상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며 대증요법을 시행해야 한다.

미토콘드리아 질환이 알려지기 시작하여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 것은 21세기가 시작되면서의 일이었고 그리 오래 전 이야기가 아니다. 미래에는 손상된 유전자를 치료하기 위해 궁극적인 치료법으로 유전자 치료를 실시하겠지만 현재는 정확한 정밀 진단부터 가능성 있는 새로운 치료를 찾기까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의 극복… 그것은 환자들의 희망이고 의사들의 존재 이유이다.



2019/07/12 14:49 2019/07/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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