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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하는 의학자, 병의 미래를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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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 조용은 교수>


작은 신호로 찾아오는 후종인대골화증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05년 대학병원으로서는 최초로 척추병원을 개설해 대한민국 척추 치료의 새 지평을 열고 현재까지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의 2대 원장을 역임하며 병원의 역사와 함께 해온 신경외과 조용은 교수는 후종인대골화증 치료의 권위자로 손꼽히며 국내외 많은 환자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고 있다.

후종인대골화증(Ossification of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은 얇고 탄력 있는 후종인대가 뼈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척수 압박과 척수 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발생시키고 감각을 둔화시켜 서서히 사지 부전 마비에까지 이르게 만드는 무서운 병이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대소변 장애, 성기능 장애를 비롯해 중추 신경에 회복할 수 없는 영구적인 장애를 남긴다. 하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가 어려워 문제가 된다. 중추 신경을 심하게 압박받고 있다고 해도 병이 노화와 함께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들은 목이나 어깨가 뻐근한 정도 이외의 증상은 거의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병을 인지하지 못하다가 넘어진다거나 혹은 침대에서 떨어지는 등 경미한 충격을 받은 후 갑자기 사지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하지 운동 마비 증상이 나타나서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때는 이미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후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대체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거나 병이 느리게 진행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경추척추 디스크 탈출증과 증상이 비슷해서 환자들은 쉽게 감별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질환을 제때 발견하여 치료할 수 없어 안타까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흔히 목 뒤가 뻐근하고 손이 저리며 걸을 때 다리가 당기면 목이나 척추 디스크를 의심한다. 그러나 후종인대골화증도 이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척추 뼈 뒤쪽을 연결하는 후종인대가 뼈처럼 두꺼워지면서 신경을 압박하게 되므로 압력을 받는 신경 부위는 모두 당기거나 저리고 제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디스크가 터져 나와 신경을 압박해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디스크 탈출증과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이 본인의 증상으로 질병을 감별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조기 발견과 병에 대한 바른 이해가 우선

후종인대골화증은 아직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생소하지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에서 특히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 동양인에게서 흔하게 발병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인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발병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외상・당뇨병・비만・면역 질환강직성 척추염미만성 골과다증 등과 관련이 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이렇다 할 예방법도 없다. 현재로서는빠른 진단이 최선이다.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도 그때그때 달라진다. 그만큼 의료진의 임상경험과 숙련도가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후종인대골화증 환자들 사이에서 조용은 교수는 희망으로 통한다.

조용은 교수는 국내에서는 최초로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에 후종인대골화증 클리닉을 개설해 올바른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그 치료 결과를 통계적으로 분석함으로써 최상의 치료 결과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X-선으로 질환을 진단하던 시절에는 후종인대골화증이 희귀성 난치병으로 통했어요. 발견율이 1~2%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러나 의학기술의 발달로 CT MRI 같은 첨단 영상검사기기들이 등장하면서 골화된 종괴의 모양과 크기를 알 수 있게 되고 척추관협착 및 척수 압박 정도를 알 수 있게 되면서 발견율이 7~8%나 올랐어요. 그 덕분에 지금은 후종인대골화증을 희귀성 난치병으로 분류하진 않습니다.”

후종인대골화증을 진단해내기 어려웠던 시절에는 저림, 방사통, 하지 마비 등의 증상만으로 척추관협착증으로 오인하여 엉뚱한 수술을 받은 뒤 악화된 상태로 그를 찾아오는 환자도 종종 있었다. 사실 진단 기술이 발달한 현재에도 병에 대한 대중적 무지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인대가 길어지고 두꺼워져 신경을 90% 이상 막고 있어도 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이런 경우는 작은 충격에도 사지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을 느끼게 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 부위에 압박감이 느껴지거나 손발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졌을 때 노화 현상일 뿐이라며 가볍게 넘겨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근력이 저하되었다고 느껴지거나 보행에 이상이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세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하는 것보다 낫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비교적 압박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 병을 발견하게 되면 약물 치료와 물리 치료, 피해야 할 운동 안내 및 잘못된 생활 습관 교정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척추 압박이 심해서 보행 장애, 운동 장애 등이 나타나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다행인 것은 완치는 어렵지만 예후는 양호한 편이란 것이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매우 특이한 질병입니다. 발병률은 높지만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고 원인도 불명확합니다. 그만큼 환자들이 짊어져야 할 질병의 고통과 공포는 큽니다. 그래서 더욱 환자의 곁에서 그들을 이해하고 돕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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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서 질병의 퇴치까지

환자는 진단을 받은 후부터 언젠가는 신경마비가 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이런 아픔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 조용은 교수는 2006년 ‘한국후종인대골화증환우회’를 만들었다.  그는 후종인대골화증으로 고생하는 환우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진료지원과 교육에 앞장서고 있으며 그들의 곁에서 힘이 되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정확한 진단법 및 최신 수술 방법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등 국내 후종인대골화증 치료의 새로운 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그는 유전학적인 방법을 통해 발병 원인을 밝혀나감으로써 우리나라의 후종인대골화증 연구 분야를 확립하고 궁극적으로는 의학적인 해결책을 만들고자 한다.

“사실 국내에는 후종인대골화증 연구 자료가 많이 부족합니다. 대부분 일본의 데이터를 근거로 삼지요. 그래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10년에 걸쳐 후종인대골화증 빅데이터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제가 현직을 떠난 뒤에도 후대의 의료진과 환자들이 누구나 빅데이터를 활용해 질병의 원인과 치료 기전을 밝히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아직은 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며 국가적 지원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아쉽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미뤄둘 수만은 없는 일이다. 후종인대골화증 때문에 고통받는 환우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기에 조용은 교수, 그는 오늘도 환자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료에 최선을 다해 임한다.

손미경  사진 안용길


2019/01/04 12:50 2019/01/04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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