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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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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외과 권인규 교수 & 박경호 씨 >


암갑작스레 찾아온 조기 위암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되기까지 박경호 씨의 삶은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중국 유학시절 만난 아내와 결혼을 하고 아이가 고3이 되기까지. 박경호 씨는 가족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쓰는 다정한 가장이었다. 택배 기사로 일하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그가 위암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여름이었다. 정기검진 결과에 이상이 있으니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에 다시 병원을 찾았지만 매년 직장인 건강검진을 꾸준히 받아왔기에 큰 문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뜻밖에도이라는 결과를 받아 들었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술을 좀 마시긴 했지만 늘 건강한 편이라고 자부했어요. 매년 건강검진 결과도 좋았고요. 아이가 고3인데 가족들이 불안해하진 않을까, 사실 그게 더 걱정이었죠. 건강검진 결과가 좋았던 것이 바로 작년이니 1년 사이에 문제가 생겨봤자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암이라는 소식을 들으니 내심 당황하게 되더라고요.”

국가암관리사업본부 통계에 의하면 위암은 여전히 한국인 발병률 1위의 암이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암 발생의 17.2%(2 9,000여 명)를 차지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1990년대만 해도 5년 생존율이 50%도 되지 않던 위암이 지금은 70% 이상으로 크게 높아진 점이다. 특히 전체 위암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1기 위암의 생존율은 90%가 넘는다. 위암 치료법의 발전과 함께 조기 발견의 증가가 생존율을 높인 것이다. 박경호 씨 역시 위암 1기에 해당했다.

“다행히 환자분의 암은 1~2cm로 비교적 크기가 작았습니다. 1기 가운데서도 크기가 아주 작은 단계에 속하셨죠. 최근에는 이렇게 작은 암의 경우 내시경만으로도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치료 후 항암 치료를 받을 필요도 없지요. 다만 박경호 씨의 경우 암이 임파선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 위험성이 높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바로 수술을 진행하도록 권했습니다.”


삶의 질을 보장하는 위암 수술

그러나 문제는 또 있었다. 정기검진 결과 갑상선기능항진증 소견이 발견된 것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리 몸의 대사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데 갑상선 호르몬이 너무 많이 나오거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항진될 경우에는 에너지를 필요 이상으로 만들어내어 몸이 더워지고 땀이 많이 나며 체중이 준다. 또 자율신경기능이 흥분되어 심장의 박출량이 많아지고 심장박동 횟수 또한 빨라지게 된다. 위암 수술을 최적의 컨디션으로 받을 수 있도록 갑상선 호르몬 치료가 시급했다. 박경호 씨는 바로 입원해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그리고 갑상선 수치가 어느 정도 회복되었을 때 로봇 위암 제거 수술을 시행했다. 위암의 크기는 작았지만, 전이되거나 크기가 커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안전하게 제거하기 위해서였다.

통상적으로 위암 수술법은 개복, 복강경, 로봇 수술로 나눌 수 있다. 복강경 수술은 1990년대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시행한 이후 위암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보편화됐다.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은 상처 부위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환자의 회복에 유리하며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가장 적합한 방법을 결정한다.

과거 복강경 수술은 위와 림프절 절제까지는 복강경으로 시행하고 마지막 장을 연결해주는 과정은 배를 열고 체외에서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복강경 수술법의 개발로 수술 전 과정이 복강경을 통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복강경 수술은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편이다. 수술 중 출혈도 적을 뿐 아니라 합병증도 적게 보고된다. 로봇 수술은 안정적인 시야, 관절의 미세한 떨림 보정 등 다양한 장점을 바탕으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근적외선 형광영상 촬영을 통해 림프절을 확인하면서 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완전한 림프절 절제는 물론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박경호 씨는 로봇 수술을 통해 위암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 이런 경우 시간을 두고 예후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암이 작은 시기에 빨리 발견한 덕택에 재발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도 빨랐다. 수술 후 곧바로 퇴원한 이후 박경호 씨는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여름에 위암 수술을 받은 후 가을로 접어든 지금 그는 직장 복귀를 앞두고 아내와 함께 중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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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발견, 가족의 행복을 지키다

“암 치료는 완치를 넘어 최소 침습과 최대한 위 기능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입니다. 빨리 발견하면 삶의 질을 고려한 최선의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진행된 위암은 생존을 위해 위 기능을 포기하거나 치료 과정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40대부터 2년에 한 번 위내시경 검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 등의 고위험군은 1년에 한 번은 검진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40세 이전의 젊은 환자 가운데서도 나타나는 반지세포암처럼 전이 가능성이 높고 진행 속도가 빠른 암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위내시경 검사 주기는 가급적 빠른 것이 좋습니다. 조기 발견으로 안전하게 암을 제거했다면 항암 치료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꾸준히 재활 운동을 하며 건강만 잘 관리하면 충분하지요.”

재발에 대한 걱정으로 일상의 소중함을 놓치지 말라는 권인규 교수의 조언대로, 박경호 씨는 요즘 무엇이든 맛있게 잘 먹고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집 근처 우면산을 매일 1시간씩 걷고 가족에게도 늘 활기찬 웃음을 잃지 않는다.

“아내가 걱정을 많이 했어요. 아이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우리 가족의 든든한 가장이니까요. 아무리 큰 병 앞에서도 짐이 되기보다는 힘이 되어주는 아빠이고 싶습니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가족의 곁에 있어 주는 게 아빠로서 가족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요.”

건강한 아빠가 가장 강하다는 그의 말에서 건강검진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박채림  사진 안용길


2019/01/04 11:50 2019/01/04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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