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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병, 간을 정복하다
‘간암센터’ 5인의 대담

5년 생존율 33%, 재발률 70%, 전체 암 중 사망률 2위. 간암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조기 발견과 의료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두려운 암으로 꼽히는 간암. 전조 증상이 없어 침묵의 병이라고 불리는 간암에 협진을 통해 치료의 해답을 제시하는 의사들이 있다. 바로 강남세브란스병원 간암센터 전문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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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종양학과 이익재 교수 / 소화기내과 이현웅 교수 / 이식중환자외상학과 주만기 교수 / 간담췌외과 임진홍 교수 / 영상의학과 주승문 교수>


Q

센터에 대한 소개와 함께, 각자 담당하시는 진료 분야를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웅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간암센터는 여러 진료과 간의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간암의 진단에서부터 치료, 추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신속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간암의 조기 발견 및 환자별 맞춤 치료를 제공하고 다양한 임상연구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힘쓰는 한편, 표준진료지침 확립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간암 치료의 첫 단계인 진단을 맡고 있습니다. 검사를 통해 간암 확진 판정이 나면 수술이나 중재적 시술, 방사선 치료 등 다른 교수님과 상의를 거쳐 전체적인 치료의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지요.

주승문 교수
저는 간암 진단을 받은 환자 가운데서 수술 치료가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중재적 시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법인 시술은 무엇보다 환자의 회복 속도와 일상생활 복귀가 빠른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간암의 비수술적 치료는 ‘고주파 열치료’, 그리고 항암제 주입과 함께 간암 세포로 가는 혈류를 일시적으로 차단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경동맥 화학색전술’이 있으며 모두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이익재 교수
저는 간암 환자의 방사선 치료를 담당합니다. 최근 기술의 발달로 방사선이 보조적 치료 개념을 넘어 정위절제방사선치료(SABR: Stereotactic Ablative Radiotherapy)까지 진화하고 있는데요. 정위절제방사선치료란 마치 수술을 하듯 방사선으로 암 세포만을 1회에서 3~4회에 걸쳐 제거하는 첨단 치료 기법으로, 고령이나 내과적 문제로 수술이 어려웠던 환자에게 수술을 대체해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정위절제방사선치료의 최대 장점은 정상 조직을 건드리지 않아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 번에 고용량을 사용해 아주 정밀하게 치료하기 때문에 수술과 대등한 효과를 보이는 것입니다. 최근의 정위절제방사선치료는 척주전이암, 뇌전이 같은 종양뿐만 아니라 양성질환까지 적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임진홍 교수
저는 간암 환자의 외과적 수술을 담당합니다. 예전에는 수술이 어려웠던 10cm 이상 거대 간암이나 다발성 간암도 이제는 수술이 가능해졌지요. 간 절제술이란 종양이 생긴 간의 일부 부위만 잘라 내는 수술법입니다. 간암 절제는 환자의 나이와 병력(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종양 크기와 개수, 간 기능과 상태 등 여러 요인을 고려해 시행합니다. 수술법에 따라 나눈다면 일반적으로 배를 여는 ‘개복 수술’과 내시경을 이용한 ‘복강경하 간 절제술’, 의사가 컴퓨터로 수술 로봇을 다루는 ‘로봇 간 절제술’ 등이 있습니다. 간은 구조가 복잡하고 깊숙한 곳에 있어 여러 의료진과의 협의 후, 종양의 위치와 환자의 상황을 고려해 수술을 결정합니다.

주만기 교수
저는 말기 간부전이나 간암 환자에게 간 이식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간 이식은 간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재생 불가능해졌을 때 건강한 간의 일부 혹은 전부를 옮겨 심는 것입니다. 암의 제거는 물론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동시에 치료하고 간의 기능을 빠르게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상적인 치료법이지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간 이식은 수술 후 1년 내 생존율이 90%이며 10년 내 생존율은 75%에 달해 간 절제술보다 예후가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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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암은 전조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기가 늦고, 사망률도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재 국내 환자의 발병 추세는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이현웅 교수
간암은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높은 암 가운데 하나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간암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23명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총 사망률 약 10%는 간염, 간경변 및 간암과 관계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간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은 약 30%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승문 교수
간암은 간에 아무런 질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대부분 간염이나 간경변과 같은 만성 간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서 발생합니다. 간암 환자의 80~90%가량이 B형 혹은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 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 중 80% 이상이 간경변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경우 간암의 위험도를 100~200배 증가시키고 C형 간염 바이러스는 10배 이상 증가시킵니다. B·C형 간염 바이러스가 없는 나머지 10% 정도의 환자도 과도한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간경변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간암센터의 가장 큰 경쟁력은 협진을 통한 신속한 대응과 정확한 판단일 겁니다.
간암을 다루는데 있어, 협진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익재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의 협진은 치료법을 결정하는데 그치지 않고 치료 과정에 모든 과가 동시다발적으로 참여합니다. 대표적인 치료법이 국소적항암방사선동시요법(CCRT)입니다. 이 치료법은 암이 너무 크고 혈관에까지 침범한 환자에게 유용한데요.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서혜부 쪽에 구멍을 뚫어 얇은 관(케모포트)을 간까지 삽입하면, 내과 의료진은 관을 통해 항암제를 투여합니다. 방사선종양학과는 방사선 치료를 담당하지요. 이렇게 해서 암 크기가 줄면 외과에서 수술을 시행합니다.  

주승문 교수
간암은 진단에서 치료에 이르기까지 여러 과와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입니다. 간암은 어느 한 가지의 치료 방법으로 좋은 예후를 기대하기보다는 외과와 내과, 방사선과 등 여러 과가 수술과 방사선 치료, 색전술, 항암 치료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외과와 이식외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이 긴밀하게 협력해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만기 교수
간암 수술을 하더라도 남는 간의 간경변 등의 치료를 위해 소화기내과와의 긴밀한 협력 진료가 필요하며 간 이식 후에도 간 질환의 원인 질환 치료와 혈관 담도에 이상이 생길 경우 소화기내과와 영상의학과의 도움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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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협진은 조율과 조정을 전제로 합니다.
각자 스케줄이 바쁘실 데 어떻게 시간을 내서 의견을 조율하시나요.

이현웅 교수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통합회의를 열고 각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응급환자가 있을 땐 수시로 콘퍼런스를 개최하고요. 모든 교수님들이 바쁜 와중에도 꼭 시간을 내 참석하고 있습니다. 환자의 케이스를 함께 모여 고민하며 의견을 주고받지요. 이미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고 있거나 수술이 예정된 환자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그러다 보면 다른 교수님의 의견을 참고하며 제 견문도 넓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매번 새롭게 배우는 시간이다 보니 자극이 되지요. 짧은 콘퍼런스도 허투루 준비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웃음)

임진홍 교수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더라도 방사선 치료나 항암 치료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제 몫의 치료를 마쳤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치료가 끝날 때까지 모든 의료진이 환자의 예후를 지켜봅니다. 전화나 메신저는 물론이고 매주 함께 모이는 자리에 꼭 참석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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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암 예방 및 관리를 위해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현웅 교수
간암의 원인을 살펴보면 70%가 B형 간염, 10%가 C형 간염입니다. 5~10% 정도가 알코올성, 나머지가 비알코올성 간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B형 간염은 담도암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예방접종을 하고 주의하기만 해도 암의 발생을 막을 수 있습니다.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는 우리 몸의 간 세포에 침투해 들어와서 같이 살면서 간경화와 간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마시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승문 교수
현재 국가암검진 사업에서는 40세 이상의 간암 고위험군에 대해 초음파 검사와 간암표지자 검사인 AFP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40대 이후 간암 발병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간혹 20대 환자 가운데서도 간암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고위험군 연령이 아니더라도 꾸준한 건강검진을 권합니다.

주만기 교수
간암은 다양한 암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안 좋은 암에 속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약물과 치료 방법의 개발로 많은 환자가 건강을 되찾고 있습니다. 저희 간암센터에서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가능한 모든 치료를 시행할 수 있으며 항상 같이 의논하여 환자 각자에게 맞는 최적의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니 결코 실망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박채림 사진 안용길

2019/01/04 11:43 2019/01/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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