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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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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 & 김충진 씨>


어느 날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
김충진 씨에게 삶이란 오롯이 두 손으로 일구어낸 현재 진행형의 청춘이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가 그렇듯, 그 역시 숨 가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사랑하는 아내와 결혼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낳고 청년이 장년이 되기까지 김충진이라는 이름으로도, 아버지로도 부끄럼 없는 삶이었다.
법률사무소에서 30년간 근무하며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냈지만 바쁜 만큼 자부심도 컸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술을 많이 마시는 편이었지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어머니께서 췌장암으로 돌아가셔서 혹시 가족력이 있을까 매년 건강검진도 받았죠. 주말이면 꼬박꼬박 등산도 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았으니 제가 암에 걸릴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김충진 씨가 건강검진에서 처음 이상 소견을 발견한 것은 2010년 12월이다. 전주의 지역병원에서 췌장에 작은 물혹이 보이니 큰 병원에서 검진을 다시 받으라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저 별일 아니라고만 생각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암 그도 그럴 것이 스스로 아프다고 판단할 만한 별다른 증세가 없었다. 덤덤하게 그저 조금 더 큰 병원에서 조직검사를 해보겠다고 말했을 때 가족들은 무조건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가보자며 아버지의 손을 이끌었다. 평생 가족을 위해서 애쓴 아버지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을까 오히려 더 불안해하고 전전긍긍한 것은 아내와 자식들이었다.
“김충진 씨의 췌장을 검사해보니 말씀하신 대로 작은 물혹이 보였습니다. 종양은 흔히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으로 나뉘는데, 가장 흔한 것이 물혹으로 알려진 낭성 종양입니다. 낭성 종양은 양성에 속하죠. 이 낭성 종양은 단순 물혹인 장액성과 암의 가능성이 높은 점액성으로 다시 나뉩니다. 먼저 김충진 씨의 종양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이듬해 3월, 제거 수술을 시행했습니다.”
1년에 한 번 꾸준히 받아온 정기검진 덕분일까, 김충진 씨 가족은 수술 후 뜻밖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낭성 종양 뒤에 1cm의 악성 종양을 발견한 것이다. 간담췌외과 박준성 교수는 복강경 수술을 통해 물혹과 함께 악성 종양도 바로 제거에 성공했다. 암이 발전하기 전에 조기에 발견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0%가 되지 않는다. 암 발생 순위로 보면 8위, 사망률은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데, 60~70대 환자에서 주로 많이 발생한다.
재발률 역시 70~80%를 상회한다. 수술이 가능한 1기(암세포가 췌장에만 있는 상태)나 2기(주위 조직이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상태) 환자는 전체 췌장암 환자 중 30%에 불과하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3기와 간이나 폐 등으로 원격 전이가 된 4기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가장 독한 암으로 악명을 떨치고 있다.
췌장암의 생존율이 낮은 데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는 특징도 한몫한다. 암이 발생하고도 별다른 전조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복통이나 식욕부진, 체중 감소, 회색 변이나 황달이 가장 흔한 증상인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에는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다. 따라서 꾸준한 정기검진을 통해 미리 암을 발견하는 것만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모든 암이 그렇듯 조기에 발견하면 암 치료는 훨씬 쉬워집니다. 하지만 췌장은 위와 대장 등 다른 장기에 가려져 있어 수술도 까다롭고 통상적인 검사로는 암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40세 이상이거나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 술, 담배를 자주 하시는 분들,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겨 드시는 분들은 꾸준히 정기검진을 해야 합니다. 또 부모나 형제, 자매 가운데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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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검진으로 되찾은 건강
수술과 항암 치료 끝에 김충진 씨는 건강한 몸으로 퇴원할 수 있었다. 수술 후에도 틈만 나면 병실 주변을 걷고 또 걸으며, 입맛이 없는 날에도 식사를 마다하는 날이 없었다. 아직 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책임감, 그리고 허락된 건강을 아낌없이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 때문이었다. 수술 후 6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즐기던 술은 입에도 댄 적이 없다. 대신 매일 동네를 네다섯 바퀴씩 꼬박꼬박 오간다. 주말이면 친구들과 함께 등산하고, 아침마다 아내가 만들어준 건강 주스를 마시는 일 또한 그의 낙 중 하나.
“나이가 60대에 접어드니 주변에 암에 걸리는 친구들이 생기고, 모이면 늘 건강 이야기를 해요. 언제 큰 병에 걸릴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죠. 그런데 인생은 60부터라고들 하잖아요. 예순에 접어들었다고 환갑잔치 한다고 하면 웃음거리나 되죠. 평균 수명이 100세를 넘어가는 시대인데, 지금이 한창때라 생각하고 건강관리를 하라고 주변에 말하곤 해요. 아직 남은 팔팔한 청춘을 마음껏 즐기려면 미리 대비하라고도 하죠. 내 건강은 내 의지로 결정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발견부터 예후까지 박준성 교수에게 김충진 씨는 늘 고마운 환자다. 매일 암과 생사를 걸고 싸우는 의료진에게 늘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있어, 다시 한번 희망을 걸고 수술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년을 넘어가면 암에 대해 막연한 걱정을 하지만, 막상 검진을 꺼리는 분들이 많으세요. 스스로 건강에 자신이 있으신 분들도 많고요. 하지만 암은 언제 어떻게 생겨날지 모릅니다. 따라서 지금은 문제가 없더라도 꾸준히 검진을 받아 오랫동안 건강을 지키시기 바랍니다. 지금 현재가 가장 젊은 날이라고 생각하면, 어느 때고 늦은 시기란 없습니다.” 비가 내린 다음 날 맑게 갠 하늘이 더욱 반갑듯, 수술을 통해 건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게 되었다는 김충진 씨. 그의 말처럼 스스로 일군 오늘의 건강이 한여름 청춘처럼 늘 푸르게 개어 있기를 바란다.


박채림  사진 안용길

2018/08/28 10:57 2018/08/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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