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 Wave 3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대동맥판막협착증
심장에는 혈류가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는 4개의 판막이 있다. 판막은 하루에 약 10만 번 이상 열리고 닫히는데, 이 과정에서 판막이 딱딱해지고 두꺼워져 협착되는 등 노화가 나타난다. 특히 대동맥판막에 생기는 협착 증상을 대동맥판막협착증이라고 한다.
고령 환자의 치료 사례를 통해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알아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 86세 여성 환자가 활동할 때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이 차는 증상으로 아들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평소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약을 복용 중이었는데, 만성 신부전증까지 동반된 상태였다. 환자는 지난해 후반부터 걸을 때 두근두근 숨이 차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심할 때는 흉통까지 나타난다고 했다.
증상으로 미루어보아 협심증을 예상하였으나, 심장 부분을 청진해보았더니 박출성 수축기 잡음이 들려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의심하게 되었다.
흉통은 협심증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지만,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심할 때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먼저 심장 초음파검사를 진행했고 중증의 퇴행성 대동막판막협착증이 확인되었다.
심장은 자동차 엔진과 같아 일생 동안 끊임없이 펌프질을 하여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는데, 좌 심실에서 대동맥으로 혈액이 나가는 지점에 대동맥판막이 있다.
대동맥판막은 다른 심장판막에 비해 가장 높은 혈압과 유속에 노출되기 때문에 일생 동안 가장 많은 일을 하는 판막이다. 따라서 작은 손상으로도 시간이 흐르면 마모가 더 잘 일어나고, 염증이 동반되면서 칼슘이 참착되는 과정을 겪는다.

과거에는 어릴 때 세균성 열병인 류마티스열을 앓다가 생긴 판막의 상처에 염증이 생기고 두꺼워지는 현상이 대동맥판막협착증의 주된 원인(류마티스성 대동맥판막협착증)이었으나, 깨끗한 생활 환경과 적절한 항생제 사용으로 세균에 의한 대동맥판막협착증은 많이 줄고 있다. 대신 의학의 발전으로 수명이 늘고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노화로 칼슘이 침착되면서 대동맥판막이 좁아지는 ‘퇴행성 (석회화) 대동맥판막협착증’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이 진행되면 좌 심실이 과도한 부담을 받으면서 심장 기능이 점점 나빠져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호흡곤란이나 흉통, 졸도 등의 증상이 있는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을 경우 평균 2년 내에 사망하게 된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협착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을 이용해 심장박동을 조절하면서 심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낮추는 치료가 가능한 반면, 중증으로 진행된 경우 약물 치료는 전혀 효과가 없고 인공 대동맥판막을 삽입하여 판막의 좁아진 길목을 다시 넓게 해주는 것이 유일한 치료방법이다. 이때, 개심술을 통해 기존의 망가진 판막을 제거하고 인공 대동맥판막으로 교체(대동맥판막치환술: Surgical Aortic Valve Replacement, SAVR)하거나, 개심 없이 경피적인 방법(주로 사타구니 동맥)으로 기존의 좁아진 대동맥판막 안쪽으로 인공 대동맥판막을 삽입(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하는 두 가지 치료방법이 있다.

얼마 전까지도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는 대동맥판막치환술이 유일한 방법으로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그러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어서 건강 상태가 수술을 견디기 적합하지 않거나 당뇨병 및 신장기능 저하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부담이 따랐다.
2~3시간의 전신마취와 체외 순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수술 후 합병증의 위험도 높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자가팽창형 대동맥판

이에 반해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은 전신마취 시간이 짧고, 체외 순환이 필요 없어 고령의 환자에게 적합하다. 즉 환자의 심장을 정지시키지 않고, 서혜부를 통해 카테터를 넣어 좁아진 대동맥판막 안쪽으로 새로운 인공 대동맥판막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관동맥 스텐트 시술과 거의 동일한 과정으로 진행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은 대동맥판막치환술과 동일하게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면서도, 외과적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빨라 삶의 질도 향상시킬 수 있다.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은 2002년 앨런 크리비 박사가 처음 시술한 이래 점점 시술 건수가 증가하여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 20만 건 이상 시행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능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첫 시술이 시행된 이래 꾸준히 시술 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약 1년 반 전부터 시작한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도 현재까지 10례의 수술을 심각한 합병증 없이 시행했다.

현재 사용되는 인공 대동맥판막은 소나 돼지의 심낭막을 이용하여 제작되며 우리 나라에서는 풍선확장형과 자가팽창형의 두 종류가 사용 가능하다.
퇴행성 대동막판막협착증을 진단받은 86세 환자는 입원 후 심장내과와 심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및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로 구성된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팀(TAVI Team)의 회의를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했다. 팀은 해당 환자가 고령으로 인해 수술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이 적합한 치료 방법임을 확인한 후, CT 검사를 통해 정확한 시술을 위한 접근 방법과 인공 대동맥판막의 크기를 결정했다. 이후로는 관동맥조영검사를 시행해 좌전하행 관동맥에도 심한 협착이 발생했음을 확인하고, 미리 관동맥 스텐트를 삽입하여 성공적으로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을 완료했다.

전신마취 후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만의 시술 시간은 1시간 이내로 시술 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하루 동안의 경과 관찰 후 일반병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심장 초음파검사를 통해 삽입된 인공 대동맥판막의 정상적인 기능을 확인하였고, 시술 3일째 특별한 문제 없이 퇴원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풍선확장형 대동맥판막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을 받은 환자는 대부분 수일 내로 증상이 완화되고, 운동능력의 향상을 경험한다. 시술 30일 후 실시한 평가에서 환자의 건강 상태가 실질적으로 향상되었음을 확인하였으며, 1년 후 평가에서도 환자의 삶이 질이 향상되었다고 보고됐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을 시행한 환자 10명의 평균 연령은 79.5세로, 고령화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넘어가고 있는 현재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 시행 건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중간 위험도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도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이 수술적 치환술과 비교할 만한 좋은 결과를 보여, 시술 대상 환자의 범위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럽에서 시술 받는 환자의 40~50%가 중간 위험도에 속하는 환자들이다. 또 시술이 처음 도입될 당시에 비해 기구와 기술이 많은 발전을 이뤄,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인공판막 주위 역류, 방실전도 차단, 대동맥 파열 및 관동맥 폐쇄 등)도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대동맥판막협착증에 있어 경피적 대동맥판막삽입술은 앞으로도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018/05/21 09:55 2018/05/21 09:55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1  ... 22 23 24 25 26 27 28 29 30  ... 847 

카테고리

전체 (847)
강남세브란스병원 (38)
Prologue (25)
발행인의 편지 (3)
Severance Way (4)
Development (1)
Pioneer (1)
Endeavour (1)
Vision (1)
체크업 클리닉 (4)
키워드 건강학 (8)
건강한 밥상 (8)
Synergy mate (4)
Best Researcher (8)
Doctor say (3)
Between (4)
DONORS (3)
아름다운 손 (1)
FOCUS (13)
news (36)
한 컷 단상 (2)
Only 1 (1)
Forward (1)
Credibility (1)
Strong (1)
Excellence (1)
Bonus Book (2)
Book & Talk (1)
Miracle (1)
Sharing (1)
Bliss (1)
Incredible (1)
Heart (1)
Around (1)
Together (1)
Beyond (1)
Interview (1)
Letter (1)
Advice (6)
Q&A (1)
Action (2)
Collaboration (6)
People (17)
New Wave (24)
Why (3)
Story (10)
Fact (1)
Scene (6)
지난호 보기 (559)
Reportage (1)
FAQ (1)
Face (5)
Question (1)
Innovation (2)
Conversation (5)
History (2)
Factor (2)
Zoom (1)
WITH GS (2)

Archive

공지사항

달력

«   2018/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