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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치료, 암 정복을 향한 인류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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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암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연간 21만 명이 넘는 환자가 암을 진단받고 있으며 2016년 사망자 넷 중 한 명은 암으로 목숨을 잃었다.
많은 사람이 암의 주요원인에 대해 과도한 스트레스, 무절제한 식생활과 생활습관, 오염된 환경에서의 장기간 노출, 환경 호르몬 등 인간의 편리함과 이기주의가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암은 누구를 막론하고 아직은 공포의 대상이다.


암이란 세포의 증식과 분화 프로그램이 교란됨으로써 세포의 증식이 무한정으로 일어나고 결국은 정상 조직의 파괴를 야기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질병이다. 지금까지의 암 치료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약물치료가 주요 치료법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조기 진단과 초기 병변의 수술적 제거, 정밀한 방사선치료법과 새로운 항암치료제의 개발, 또한 이 모든 것을 암 환자에게 적절하게 제공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통하여 많은 진전을 일구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암 정복’의 목표는 요원하다. 암 정복이 이토록 어려운 이유는 암 발생 과정에 대한 정확한 기전을 아직 알지 못해 조기 발견이 어렵고, 전이 과정을 통하여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 성질, 그리고 치료 후 살아남은 암세포의 내성획득으로 기존 치료에 효과를 보이지 않고 악성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세기 후반부터 암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분자유전학적, 분자생물학적인 변화를 찾겠다는 연구의 발전으로 암 발생 과정을 밝힘으로써 암을 치료하겠다는 치료법이 미래 암 치료의 근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암세포의 증식과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소위 항암제가 1990년대까지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면 2000년 이후로는 암 발생에 필수적인 유전자의 변이를 공격하는 표적치료제가 암 치료 성적을 크게 개선시켰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항암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암인 신장암, 간암, 폐암 환자에게도 희망을 안겨주었다.
또한 면역항암제의 등장은 2013년 <사이언스(Science)>지에 ‘올해의 연구’로 선정될 만큼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으며 암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면역항암제는 정상적으로 인체 내 활동 중인 면역세포를 활성화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약물로서, 암세포에 의해 무력화된 인체 내 면역계를 회복시켜 치료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항암치료와는 차별된다.
이필리무맙(Ipilimumab)은 CTLA-4 단백질과 결합, CD80/CD86과의 상호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세포독성 T림프구의 증식을 활성화하는 기전으로 세계 최초로 전이성 흑색종에서 효과를 인정받았다. 니볼루맙(Nivolumab)과 펨브롤리주맙(Pembro- lizumab)을 위시한 PD-1 또는 PD-L1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계열이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이미 악성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장암, 방광암, 두경부암, 호지킨씨병, 위암 등에서 그 치료 효과가 입증되었고, 그 적응증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
면역계를 암 치료에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단세포군 항체기술이다. 암세포만 인식하는 항체를 체외에서 만들고 항체의 꼬리에 세포사멸을 일으키는 독소나 방사선동위원소를 붙여 주사함으로서 암세포만을 찾아가 죽이는 효과와 정밀도를 높이는 방법이 개발되었으며, 환자로부터 암세포에 활성화된 림프구를 분리하여 유전자 조작 후 증식시켜 다시 환자의 체내로 주입하는 방법, 바이러스에 유전자요법을 도입함으로써 암세포의 선택적 사멸 또는 인체면역계의 암세포 청소 기능을 유도하는 시도가 시행되고 있다. 전이억제제의 개발도 주목된다. 암 환자 사망원인의 90%는 전이로 인한 것이므로 어떤 암이든 전이 과정을 막는다면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이다.

암 정복을 위해 2015년 미국 오바마 정부는 정밀의료 이니셔티브(Precision Medicine Initiative)를 출범하였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정보, 질병정보, 생활정보 등을 토대로 보다 정밀하게 개인을 분류하고 활용하여 효과적인 치료 방법(표적항암제)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맞춤의료의 개념을 구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하여 먼저 100만 명의 코호트 구축과 다양한 질병에 대한 개인별 맞춤치료제 선택을 위한 연구를 추진하였다. 우리나라도 2016년 8월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발표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에 정밀의료 기술개발을 위한 프로젝트가 들어 있으며, 2017년부터 5년 동안 4,00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하여 10만 명 이상의 유전, 진료, 생활환경 및 습관 정보 등을 수집, 분석하여 정밀의료 기술 기반을 마련하는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의료비 증가율 감소와 3대 전이암의 생존율 증가 및 신약 개발 등 부가가치 창출과 고용 유발을 기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21세기의 암 치료는 암 발생 원인의 규명에 근거한 치료법이 선보이면서 특히 전이 과정의 규명이 암 치료의 성적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면역요법과 유전자요법의 실용화가 이루어지며 현재의 집단적 치료법에서 정밀의료의 구현을 통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으로 전환될 것이다.


표적치료제란?
표적치료제(Target Therapy)란 암세포가 되는 과정이나 암세포가 커지는 과정을 억제하기 위해 개발된 약제다. 이전의 일반적인 항암제는 약제 독성을 이용하여 세포 자체를 공격하는 치료법이기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까지도 영향을 주었다. 예를 들어 정상적인 골수가 억제됨으로써 면역력이 감소하여 환자에게는 폐렴과 구내염이 생기고, 빈혈과 출혈 및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부작용이 생겼다. 하지만, 분자생물학의 발달과 더불어 개발된 표적치료제는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죽이지는 못하지만
암세포가 되는 과정을 차단하거나 억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암세포가 증식하는 것을 방해하고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에 일반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효율적이다.

대표적인 표적치료제엔 무엇이 있을까?
예를 들어,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은 종양세포가 빠르게 커지기 위해 혈관을 많이 생성한다는 특징에 주목하여 개발된 약으로, 혈관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종양이 자라는 것을 막는다. 신장세포암과 간암에서 주로 쓰이는 넥사바(소라페닙)는 혈관생성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종양세포가 되는 과정에서 주고받는 신호전달 또한 함께 억제하는 다중 표적제다. ‘글리벡(성분명: 이매티닙)’이라는 약은 만성골수성 백혈병이나 위장관 기저종양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으며, ‘이레사(제피티닙)’는 비소세포성 폐암에서 사용되고, ‘허셉틴(트라스쥬맙)’은 위암, 유방암에서 사용된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가 자신의 성장, 분화, 증식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 경로의 특정 부위를 차단하여 항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바스틴
•혈관내피성장인자 중 VERF를 억제
•종양의 혈관 형성을 억제해 종양의 혈액 공급을 차단
글리벡
•BCR-ABL tyrosine kinase 억제
•만성골수성 백혈병
•경구복용이 가능하며 반응이 좋음
허셉틴
•HER2 과발현을 보이는 암세포 성장 억제
•유방암, 위암
넥사바
•다중표적항암제: 신생혈관과 종양세포 억제
•신장세포암, 간암
얼비툭스
•EGFR tyrosine kinase 활성 억제재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종양



정희철(종양내과 교수)


2018/01/24 11:23 2018/01/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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