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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이토록 어려운 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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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가 기욤 뮈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는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 의사인 주인공이 말기 폐암에 걸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30년 전의 젊은 나에게 그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고, 심지어 금연을 권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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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속 주인공은 30년 전 과거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행운을 가진다. 옛 연인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소원이 이뤄진 것이다. 그렇게 예전으로 돌아가 젊은 시절 자신을 만나고, 그 둘은 시간 여행 속에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영화를 이끌어나간다. 하지만 여러 차례 이루어진 시간여행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은 스스로(젊은 나)에게 금연을 권하지 않는다. 이미 폐암으로 인해 시한부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왜 그랬을까? 설마 옛 연인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미처 그 생각까지는 못한 걸까?


담배는 많은 해악을 가지고 있다

재는 실내 환경을 오염시키고, 손가락과 치아를 노랗게 물들이기도 한다. 자동차나 집 등의 주변 환경에 점점 담배 냄새가 배어 그 가치를 떨어뜨린다. 흡연하는 데도 돈이 드니 장기적으로 보면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50년간 담배를 피운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4억 원 가량을 더 소비한다는 계산도 있으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집 한 채를 더 뺏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뿐일까? 담배를 피우면 몸의 수분은 점점 더 빠져나가 건조해진다. 아이들의 피부가 노인과 비교해 깨끗하고 좋은 이유 중 하나는 피부의 수분 함유량이 그만큼 높기 때문인데, 담배가 수분을 앗아가니 피부 상태는 불량해지고 당연히 노화 속도도 빨라진다. 성 기능 또한 떨어뜨린다. 남자는 발기력이 점점 약해져 불능에까지 이르게 되고, 여자는 질 분비물 감퇴가 나타나는 등 삶의 질을 치명적으로 저하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체내의 수분을 떨어뜨리는 담배의 부작용으로 인한 결과이기도 하다.
사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라면 타르, 카본모노사이드,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굉장한 해를 끼치는 발암 물질들을 배출해 생명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는 것이 바로 담배라는 점이다. 담배에는 모두 4,000여 가지의 화학 물질이 있는데 많은 것들이 몸에 악영향을 끼친다. 기도를 통해 체내로 흡입되면 이로 인한 폐 질환의 심각성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호흡 기관뿐
아니라 식도, 위와 같은 소화 기관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밖에도 흡연은 버거씨병과 같은 혈관 질환을 유발하며 뇌출혈, 뇌경색 같은 뇌 질환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지 않았을 때 생기는 금단 증상은 사람을 무척이나 힘들게 만든다. 손 떨림이나 가슴 두근거림, 위장 장애, 집중력 저하, 수면 장애에서부터 심하면 보행 장애, 우울과 자살 충동까지 오게 한다.
이렇게 다양하고 많은 단점들이 있지만, 사실 담배가 몸에 좋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세계 금연의 날이 제정된 해가 비로소 1987년이라는 것만 보아도 짐작할 수 있듯, 담배가 해롭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고작 1980년대에 들어와서였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한겨울 문을 꽁꽁 닫아 잠근 단칸방이나 어린아이들과 임신한 아내 앞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담배를 피워대는, 현재의 사고방식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담배는 상류층의 전유물처럼 인식되었기에 여성과 청소년들의 흡연은 몸에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규범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금지되었다.
그렇지만 그야말로 옛날이야기일 뿐 지금은 다르다. 담배를 언제 어디서나 피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간접흡연 또한 직접 흡연과 비슷하게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담배 연기를 극도로 혐오하는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과거에는 언제 어디라도 흡연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금연 지역에만 흡연하지 않는 게 아닌, 흡연 구역에서만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고 이는 앞으로도 강화될 것이다.
당연히 흡연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흡연자들은 대개 1시간에 1대꼴로 담배를 피운다. 담배 1갑에 20개비씩 들어있는 이유가 그 사실을 방증해준다. 하루 중 수면하는 8시간을 제외한 16시간 동안 16개비의 담배를 피우고, 1갑 안에 들어있는 나머지 4개비의 담배는 더 피우라는 의미다. 소주 1병에 7잔이 나오는 이유가 두 사람이 마셔도 세 사람이 마셔도 네 사람이 마셔도 딱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 1병을 더 주문하게 하는 데 있는 것처럼, 담배 1갑에 18개비나 22개비가 아닌 20개비가 들어가는 이유도 담배 소비를 늘려보려는 담배 회사의 마케팅 전략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도 수많은 담배의 부작용들을 온몸으로 겪는 데다 1시간에 담배를 1대씩 피워야 하는 흡연자와 이와는 무관한 비흡연자가 건강에 있어 서로 경쟁한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장기적으로 100전 100패, 불 보듯 뻔한 결과이다.


이렇게 백해무익한
담배를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피우고 있는 걸까?


가장 큰 이유라면 힘든 상황을 담배가 날려준다는 거다. 인생은 그야말로 고민거리의 연속이고 삶은 끊임없이 스트레스를 해결해가는 외길인데, 담배마저 없다면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푸념이기도 하다.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주인공도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 보내고 가장 친한 친구와도 결별한다. 그다지 마음 없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며 의사라는 직업마저 무심히 대하고 있다. 본인이 폐암에 걸려 죽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30년 전 과거의 자신이 담배를 끊는 것만은 피하게 해주고 싶었을까? 그만큼 스스로를 위로해주는 벗으로 생각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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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담배는 여전히
끊어야 한다


결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그래서 흡연 기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자신과 우리 모두에게 틀림없이 유익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담배를 효과적으로 장기간 멀리하기 위해서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스스로를 고찰한다. 기억이 나는 최대한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 시절과 청년 시절, 장년 시절과 현재까지, 가장 즐겁던 시간들을 최대한 많이 떠올려보고 그렇게 행복해질 수 있는 매개체를 찾아내는 것이다.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오랫동안 고심해서 잘 찾으라는 뜻이다. 최소 몇 년간의 연습 과정이 필요한 분야라면 더 좋다. 초보 시절은 몰랐던 깊고 그윽한 향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 때마다 내 곁을 지켜줄 무형의 자산을 만들면 어떨까? 삶을 보다 풍요롭게, 어려운 시련도 쉽게 이겨내게 해주는 강한 마법 같은 존재가 되고 힘들 때 크나큰 버팀목 역할을 해줄 것이다. 담배의 금단 증상은 저리 날려 보낼 만큼 좋은 효과를 기대해도 좋다.
스트레스는 부작용도 많지만 순작용도 해준다. 이를 잘 이겨내는 사람은 위인의 경지에 오르기도 한다. 그 스트레스를 푸는 데 있어 담배라는 백해무익한 나쁜 물질에 의지하지 말고, 내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아 해결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 없이 좋지 않을까?


김민섭 | 의사이자 『경주신문』, 포항 KBS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에서 건강 칼럼니스트 및 강연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서 『인문학을 안은 의학 이야기』(2017년, 케포이북스)를 출간했다.









2017/07/19 09:42 2017/07/1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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