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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과 가장 먼저 화해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

   

글. 이가연

“저 사람은 나를 싫어하는 게 분명해”, “엄마는 왜 나에게 저런 말을 해서 상처를 주는 걸까?”, “왜 나만 이렇게 힘들지?” 마음을 이해받지 못한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속 깊은 곳에 상처가 쌓이고 이는 곧 부정적인 감정 상태가 지속되도록 작용한다. 나에게 상처를 준 상대방은 물론, 자신의 마음조차도 헤아릴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내 것이지만 제대로 알기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나의 마음과 화해하는 법에 대한 조언을 주는 책, <내 마음과 화해하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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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초기 스트레스, 우울증으로
<내 마음과 화해하기>의 저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는 우울증과 우울증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대해 오랜 기간 연구했다. 석정호 교수는 일반인들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우울증’에도 그 층위가 매우 다양하며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치유되지 않아 우울증이라는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에 주목해왔다.
“우울증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복잡한 질병입니다. 인간의 두뇌가 발달하기 전(보통은 8세 이전)에 받은 신체적・정신적 학대가 자라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정말 많습니다. 가정폭력, 부모 간의 다툼을 일상적으로 보며 성장한 아이들이 ‘생애 초기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환자가 되는 것이죠. 이러한 경우 분노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뿐만 아니라 자해나 자살을 시도하는 등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마음 헤아리기’ 치료를 통해 보다 근원적인 해결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석정호 교수는 영국에서 먼저 개발되어 실제 치료법으로 응용되고 있는 ‘마음 헤아리기 치료(Mentalization Based Treatment, MBT)를 도입하고자 지난 2012년, 영국 런던의 안나 프로이트 센터(Anna Freud Center)로 향했다. 영국과 한국이라는 환경적 차이와 그 차이에서 오는 변수들까지 고려한 연구와 시행착오 끝에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마음 헤아리기 치료법을 도입할 수 있었다. <내 마음과 화해하기>는 이 연구에 대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낸 책이다.
“일반 대중을 독자로 집필한 책은 <내 마음과 화해하기>가 처음이에요. ‘행복한 삶은 내 마음을 보살피는 데서 시작된다’는 보편적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에 대해 보다 많은 분들과 공감하고, 공유하고 싶어서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딱딱한 표현을 재차 수정・보완하다 보니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상처가 많다 할지라도 마음속 아픔을 극복하면, 비슷한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 공감하며 함께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상처받은 내 마음부터 헤아리고 돌봐야 합니다. 나를 마음속으로부터 사랑하고 위로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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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시력을 높여라
마음 헤아리기 치료는 매주 1회, 1년 반 과정으로 운영된다. 매주 1:1 상담 치료 30분, 집단 치료 90분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에는 중도 탈락자도 많은 편이다. 한 팀 중 2/3 정도의 인원은 프로그램을 완주하지 못한 채 포기한다고.
그만큼 쉽지 않은 과정이다.
“마음 헤아리기란 지금 떠오른 생각, 감정, 충동 등을 머리 속에 붙잡아두고 그 생각이나 감정이 어떤 자극으로부터 시작되어 지금의 생각이나 감정으로 이어졌는가를 되짚어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1년 반짜리 과정 중에서 1년을 기점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케이스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빠른 시일 내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목격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죠.”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은 살아오면서 받았던 상처, 상처로 인해 왜곡된 마음을 건강하고 정상적인 방식으로 회복하는 과정을 거친다. 스스로의 마음을 오해하게 만드는 ‘진짜’ 마음을 파악하는 방법을 배우며 나 자신, 나아가 타인의 마음까지 헤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마음 헤아리기 치료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 자신을 괜찮게 바라봐줄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아픔을 인식하고, 스스로 위로하며, 나아가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데서부터 진정한 치유가 시작됩니다. 그러면 누구든, 어떤 상처를 가지고 있든, ‘인생을 다르게 사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석정호 교수는 앞으로도 마음 헤아리기 치료를 국내의 문화, 환경적 요건에 맞게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또한 가족을 위한 마음 헤아리기 프로그램도 개발하고자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마음의 예방주사를 놓을 수 있도록 석정호 교수의 연구는 계속될 것이다.







2017/04/06 09:35 2017/04/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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