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장(腸) 속에 살고 있는 바이러스가 복통, 설사 등을 동반하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권미나 교수·경희대 배진우 교수·연세의대 천재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를 활성화해 체내 면역 물질인 ‘인터페론 베타’의 분비를 촉진함으로써, 장내 항염증 작용을 일으켜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염증이 장의 모든 층을 침범하며, 설사·복통·식욕 감퇴·미열 등을 호소한다. 우리나라 크론병 환자의 약 30~50%에서는 치핵, 치루 등이 생기는데 크론병이 동반되지 않은 경우에 비하여 증상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권 교수는 “흔히 바이러스라고 하면 메르스나 지카에서 떠올리듯 우리 몸에 해롭다는 인식을 먼저 한다”며 “하지만 이런 병원성 바이러스와 다르게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의 경우 장내 면역 시스템의 방어 기능을 활성화해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또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내용으로, 이를 활용해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진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과 항바이러스제 남용에 대한 경계를 제시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다 

장내 공생 바이러스가 장 면역 항상성에 기여해 염증성 장질환을 억제하고 치료할 수 있는 요인으로 규명됨으로써 최근 국내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인체 내 공생 미생물의 한 종류인 장내 바이러스와 선천 면역 체계의 긍정적 상관성을 밝힌 이번 연구를 통해 장내 바이러스의 작용을 없애거나 약하게 하는 항바이러스제의 남용을 경계,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구분되는 염증성 장질환은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복통, 설사를 수반하는 만성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면역계의 비정상적인 활성화로 인해 만성적인 장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발생 원인 및 진행 경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유전적·환경적·면역학적 요인들에 의해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으며, 면역학적 요인의 대표적 예로 장내 공생 세균(박테리아) 군집의 조성 변화를 들 수 있다. 

그동안 공생 미생물의 하나인 장내 박테리아의 군집 변화가 염증성 장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는 보고된 바 있지만, 또 다른 공생 미생물인 장내 바이러스에 의한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기전은 상대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염증성 장질환에 걸린 생쥐와 크론병 환자군의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장내 바이러스 군집 변화에 따른 염증성 장질환의 발병 양상과 면역학적 특성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면역세포 내 신호전달체계인 ‘톨유사수용체3/7(TLR3/7)’의 기능이 망가진 생쥐에서 염증성 장질환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 점에 주목했다.
 
 면역세포 표면에 있는 톨유사수용체3/7는 바이러스 등의 외부 물질을 인식하고 면역 세포의 대사를 촉진해 선천성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이번 연구를 통해 실제 항바이러스제로 생쥐의 장내 공생 바이러스의 양을 감소시켰을 때 염증성 장질환이 더욱 악화 된다는 결과를 얻었고, 항바이러스제의 처리가 장내 바이러스의 양적·질적 변화와 장내 세균 군집에 유의미한 변화를 초래한다는 사실도 파악했다. 나아가 크론병 환자의 대장 조직에서 얻은 유전체 데이터 분석을 통해 톨유사수용체3/7에 관한 유전자가 정상인에 비해 변이되어 있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성과는 미래창조과학부 중견연구자 도약 사업 및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 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으며, 면역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이뮤니티(Immunity, 임팩트 팩터=21.561)』 4월호에 게재되었다.

기사출처 : 매일경제&mk.co.kr 2016년 4월 18일 (http://news.mk.co.kr/newsRead.php?no=280552&year=2016)

1)     [연합뉴스] 바이러스가 오히려 장질환 억제 역할 규명

2)     [매일경제] 장() 공생 바이러스가 크론병 억제한다

3)     [서울경제] 바이러스가 크론병 억제, 국내 연구진 세계 최초 규명

4)     [아주경제] 국내 연구진 "장에 있는 바이러스, 크론병 억제"

5)     [국민일보] 속에 함께 사는 '장내 바이러스' 크론병 막아준다

2016/04/19 16:59 2016/04/19 16:59

미생물은 말 그대로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현미경을 통해서나 볼 수 있는 작은 생물을 말하며,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모두 일컫는 용어이다. 인간의 몸에는 약 100조에 이르는 미생물이 존재하며, 그 수는 사람 세포보다 10배 더 많고, 미생물의 유전자는 인간 유전자의 100배가 넘는다.

미생물은 사람을 둘러싼 환경에도 존재하지만, 사람의 몸 안에 상재하기도 하며, 특히 소화기계, 호흡기계, 생식기, 피부, 점막 등에 서식한다. 이러한 미생물 집단을 미생물 군집 (Microbiome)이라고 부르고, 최근 과학 기술과 함께 다양한 연구 방법이 발전함에 따라 미생물 연구가 활발해졌고, 특히 미생물이 어떻게 면역체계를 구성하고 인체 대사 조절에 관여하며, 병원균 침입을 방어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질병과의 메커니즘, 그리고 인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인간의 질병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규명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장내 미생물과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 장질환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하나의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1) 환경 요인과 2) 유전학적인 요인 그리고 3) 그리고 장내 세균에 대한 면역반응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정상 성인에게서 장내 미생물은 다양한 종류와 적절한 비율로 구성이 되어 인체의 면역 기능을 조절하지만, 염증성 장질환이나 C.difficile 감염 설사 환자, 과민성 대장 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는 미생물 군(종류)의 다양성이 감소하거나, 그 비율이 정상인과 다르게 차이가 관찰되는 등 불균형 상태가 되는 특징이 있다.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환자를 대조군과 비교해보면, 대조군보다 전체적인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기도 하지만, 특히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서 Firmicutes(후벽균류), Bacteroidetes (의간균류) Lactobacilli(젖산균)이 감소하고, 대신 Actinobacteria (방선균) Proteobacteria (프로테오박테리아) IBD 환자에게서 유의하게 증가함이 관찰된다. (Frank DN, et al. Proc Natl Acad Sci U S A. 2007).

그 외 중증의 궤양성 대장염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는 점이 역시 관찰되고, 스테로이드 불응 환자가 스테로이드에 반응하는 환자에 비해 미생물군 다양성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되기도 하였다. (Michail S et al. Inflamm Bowel Dis. 2012)




Microbial biodiversity between healthy vs. Severe UC children (Michail et al. 2012)


장내 미생물 분야는 아직 더 연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이 많으며, 향후 장내 미생물 무리 및 바이러스의 역할을 정확히 알고, 숙주(인간)과의 면역반응에 대한 부분에 대한 연구도 진행된다면 염증성 장질환의 진단과 예후 예측, 치료 방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현재도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과 프레바이오틱스(유산균의 먹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 그리고 건강인의 장 미생물을 환자에게 이식하여 미생물 분포와 다양성의 균형을 맞추는 대변이식술(Fecal Transplantation Therapy)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마지막으로 장내 미생물은 장기간 동안의 식생활과 생활환경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균형 잡힌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5/11/30 14:15 2015/11/30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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