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은 주로 10-20대에 진단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결혼과 임신, 그리고 태어날 2세의 건강이 환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특히 내가 가진 병이 자녀에게 유전이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가지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유전성 질환 (hereditary disease) 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가족성 경향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유전될 확률이 높지 않다. 유전성 질환은 유전자나 염색체와 같은, 유전에 관련된 인자가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질환을 말하고, 가족성 질환은 근친자 (가족) 중 어떤 질병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조금 더 그 질병으로 진단 받을 확률이 높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에게 심장 질환이 있을 때 우리 집은 대대로 심장병이 많아서, 나도 지금부터 조심해야겠다라고 하는 게 가족성 질환을 잘 설명하는 예이다.

크론병은 특히 유대인에게서 매우 많이 나타나는 질병이기도 하다. 일부 영아, 어린 소아에게 발생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한가지 유전 인자가 주요 원인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유전자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약 200여개의 IBD 관련 유전자 영역 (risk loci)이 밝혀졌다. 이 유전자 중 일부를 부모로부터 물려 받고, 동시에 면역과 환경 요인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염증성 장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지는데, 아직 그 과정과 정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부모 중 한 명에게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 자녀에게 같은 병이 생길 확률은 약 1-8% 정도이다. 다만, 부모 중 양쪽 모두에게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 경우는 약 10-30% 정도로 높아진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의 경우에도 반드시 둘 다 염증성 장질환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유전적 요인 외에도 임신 기간 중 산모의 식이, 출산 방법, 모유 수유 여부, 감염, 약제 사용, 위생 상태 등이 태어나는 아기의 장내 미생물 군집 형성에 영향을 주어 자녀가 염증성 장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여, 가족력 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한다.

아직까지 염증성 장질환은 이미 밝혀진 부분보다, 연구를 통해 알아가야 할 부분이 더 많은 질환이고, 유방암의 BRCA 유전자처럼 결정적이라고 할만한 유전자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유전적 요인뿐만 아니라 장내 미생물 요인, 면역 요인, 그리고 환경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아이가 병에 걸릴 것을 염려하여 임신을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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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7 18:01 2016/10/0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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