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이란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외부 인자 (항원, antigen)에 대해 방어하는 현상으로, 피부, 점막, 혈액 등에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간혹 우리 몸의 면역에 이상이 생겨, 정상 조직을 스스로 공격하여 염증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자가면역이라고 흔히 부른다).

염증성 장질환 발병 기전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면역 요인과 함께 유전요인, 환경요인, 장내 미생물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염증을 일으키는 면역 기능을 조절하여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베체트 장염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는 약제의 대부분은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 제제이다. 이 약제들은 전신에 작용하고, 염증을 유발하기 위해 체내에서 생성되는 염증 물질을 분비하는 백혈구의 생성과 기능을 억제하거나(면역조절제) 염증성 분비 물질인 TNF-α를 선택적으로 차단하여 염증을 감소시킨다(예 : 레미케이드, 램시마, 휴미라).

이들 약제는 염증성 장질환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 환자의 치료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제인데, 사용 시 두 가지 생각할 점은 감염이 잘 발생할 수 있다는 점과 암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약의 기전에 따라 아자치오프린과 같은 면역조절제는 림프종 발생을, 생물학적 제제는 악성 흑색종 (피부암의 일종) 발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론으로, 실제 임상에서 암 과거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면역조절약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론적으로 암 발생의 가능성이 있지만, 관해를 유도하고 유지하는 치료의 이득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위험과 이익을 모두 고려하여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최근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 경험이 축적되고, 면역 조절제에 대한 임상 경험 기간이 길어지면서 실제로 암 발생이나 암 재발을 높이는 지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관련 논문들을 메타분석 한 최근 연구에서 11,702명 이상의 환자 정보를 포함하여 분석하였고, 그 결과 기존에 암이 있었던 환자 중 면역 조절 치료를 받고 암이 재발한 경우는 항 TNF 제제 (33.8/1000 -), 면역조절제 (36.2/1000 -), 면역 조절 기전이 아닌 치료제 (37.5/1000 -)로 나타나, 치료 약제에 따른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즉, 면역조절제나 생물학적 제제가 실제로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염증성 장질환 (혹은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면역 조절 치료 중 6년 이내 새로운 암이 발생할 확률은 면역조절제 (33.6/1000 -), TNF 제제 (43.7/1000 -)로 나타났다. TNF 제제에서 가장 주의하여야 할 것은 흑색종이라고 하는 피부암인데, 한국에서는 피부암 발생이 극히 드물고 주로 서양에서 나타나는 질병으로 한국인에서의 발생 확률은 매우 낮다고 간주된다.

어떠한 치료든 모든 치료에는 항상 위험과 이익이 동시에 존재한다. 환자의 상태와 질병 경과를 충분히 고려하여, 치료의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더 클 때 적합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 논문이 발표되면서 의사나 환자 입장에서 약 선택에 있어 마음이 많이 놓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참고문헌 : Shelton E, Laharie D, Scott FI, et al. “Cancer Recurrence Following Immune-suppressive Therapies in Patients With Immune-mediated Diseas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Gastroenterology. 2016 Mar 31



2016/04/14 16:32 2016/04/1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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