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다가오는 당뇨병, 어떤 질환인가?

대한당뇨병학회는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 중 40~50대 비율이 41%를 차지한다’고 발표했다.
당뇨병 발병 평균 연령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빠른 것으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영한다.
바쁜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 부족 등으로 현대인은 당뇨병에 걸릴 수 있는 최적의 조건에
출되어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지난 20여 년 사이, 30대 젊은 당뇨병 환자가 1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당뇨병 심각성을 자각하고 그 위험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뇨병이란 어떤 질병인지 살펴보자.

part 1 당뇨병, 어떤 질환인가?

소변 당수치보다는 혈당이 중요
당뇨병이란 혈액 중 혈당이 높아서 소변으로 당분이 배출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포도당은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중요한 영양소다.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은 위장에서 포도당으로 변해 혈액 속으로 흡수된 후,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로 변한다. 흡수된 포도당을 혈액에서 세포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이
필요하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생산되는데, 인슐린 분비 혹은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포도당이 세포로 전달되어
이용되 지 못하고 혈액에 남아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이런 상태를 당뇨병이라고 한다. 혈액 속에는 포도당이 많으나
신체가 이를 에너지로 이용하지 못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당뇨병을 진단하는 데 소변 당수치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도 신장 기능 이상으로 당이 소변에 섞여 배출되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의 1차적 징후 는 혈액에서 발견된다. 당뇨병 확진을 위해서는 혈액 내 당수치, 즉 혈당을 측정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당뇨병은 크게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 ‘임신성당뇨병’으로 나뉜다.

90% 증상 없는 제1형 당뇨병
제1형 당뇨병은 아직까지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혹은 바이러스 감염 등에서 비롯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보고 있다. 췌장의 인슐린 분비세포인 베타세포에 염증이 생겨 기능을 상실해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다. 체내에 필요한 인슐린이 공급되지 않으면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고, 결국 당뇨병으로 발전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당뇨 병 환자의 5% 미만이 제1형 당뇨병에 해당하며 주로 30세 이전에 발생한다. 제1형 당뇨병은 베타세포의 90% 정도가 파괴될 때까지 정상 혈당을 유지하기 때문에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운동을 통해 병세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인슐린을 적절하게 공급해 주는 것이 근본 치료인데, 현재로서는 인슐린 주사가 대표적이다. 흔하지 않지만 인슐린 분비세포를 포함하는 췌장이식이나 췌도이식을 시행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제2형 당뇨병
제2형 당뇨병은 한국인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인슐린의 상대적 부족과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인한 인슐린 작용 감소가 원인이다. 인슐린은 충분히 분비되지만 인슐린이 주로 작용하는 간, 지방, 근육 등에서 혈당을 낮추는 제 역할을 못해 결과적으로 혈당이 증가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처음에는 췌장에서 더 많은 인슐린을 생산하지만
점진적으로 췌장 세포의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인슐린 생산 능력까지 잃게 된다. 체중증가와 활동감소, 이로 인한
고혈압과 콜레스테롤 증가 등이 제2형 당뇨병 발생을 부추긴다. 제2형 당뇨병은 대부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켜 혈당을 조절하는 경구용 약제(경구혈당강하제 또는 항당뇨병약제)로 치료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서 인슐린 주사를 사용하기도 한다.

태아에도 영향 미치는 임신성당뇨병
임신성당뇨병이란 임신 중에 처음 발생한 당뇨병을 말한다. 임신하면 신체 변화와 함께 여러 호르몬이 분비된다.
임신성당뇨병은 임신부 몸에서 분비되는 여러 종류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하는 것이 원인인데, 주로 임신
후반기에 발생한다. 임신성당뇨병은 보통 출산 후 사라지지만 산모와 태아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는 호르몬 증가에 따라 발생하는 인슐린 저항성을 극복하기 위해 제1형 당뇨병처럼
인슐린 주사를 사용한다. 일부 경구용 약제는 임신 시 투여해도 안전하다고 보고되고 있으나,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에 꺼리는 이들이 많다. 현재까지는 인슐린 주사를 활용한 치료가 원칙이다.

part 2  당뇨병을 야기하는 주요 원인

당뇨병에 잘 걸리는 유전적 소인
확률적으로 자녀가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은 부모 중 한쪽이 당뇨병인 경우 30~40%, 부모가 모두 당뇨병인 경우 40~50%다. 유전적 소인을 타고난 사람이 당뇨병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보다 높지만, 환경적 요소가 당뇨병 발병에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비슷한 식습관과 가족 구성원의 잘못된 생활 습관에서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인슐린 분비세포의 기능 저하
췌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췌장은 알파세포·베타세포·델타세포 등으로 구성되는데, 그 중
베타세포가 인슐린 생성을 담당한다. 이 베타세포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거나 세포 양이 감소하면 인슐린 생성에
문제가 생겨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제1형 당뇨병은 베타세포가 대부분 파괴되어 인슐린 자체가 분비되지 못하는
것이 다. 제2형 당뇨병은 베타세포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인슐린 분비가 부족해지거나 분비되어도 제 기능을
못하는 경 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베타세포의 증식과 재생 등 베타세포에 대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인슐린 결핍을 유발하는 비만과 운동 부족
당뇨병은 살찐 사람만 걸리는 질환은 아니지만 당뇨병 환자 중 살찐 사람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살이 찌면 우리 몸은 같은 정도의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정상체중인 사람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언젠가는 인슐린 결핍을 초래하게 된다.
인슐린 결핍은 혈당 조절 실패를 야기 하고, 결국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인슐린 효과를 감소시키는 스트레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을 방출한다. 이 호르몬은 인체 저항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혈당도 함께 올리고 인슐린 효과는 감소시킨다. 이미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스트레스 받으면 더 위험하다.
스트레스호르몬으로 혈당이 기존보다 많이 오르면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과식과 폭식이 잦은 불규칙한 식습관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한꺼번에 폭식하거나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해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면 췌장의 베타세포는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한다. 갑자기 많은 양의 인슐린을 분비해야 하는 베타세포는 곧 지치게 되고, 결국 원활한 인슐린 분비가 이뤄지지 못해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과식이나 폭식은 비만을 유발하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높인다. 비만, 고혈압 등은 당뇨병의 주요 원인이다.

혈당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남용
당뇨병에 대한 유전적 소인이 있거나, 비만이나 운동 부족 등 환경적 요인을 지닌 사람은 일반적으로 부신피질호르몬제(스테로이드), 이뇨제, 경구피임약 등 몇몇 약물에 주의한다. 주로 관절염, 알레르기성 질환, 각종 피부 질환 등에
사용하는 부신피질호르몬제는 당 생산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작용을 억제한다. 이뇨제는 원래 부종과 고혈압을 치료
하는 용도로 사용되는데, 간혹 살을 빼기 위해 남용되는 경우가 있다. 무분별한 이뇨제 복용은 인슐린 분비 장애를
초래한다. 일부 경구 피임약은 혈당 조절을 악화시키거나 정상인에게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고용량 에스트로겐 제제, 합성 황체호르몬을 포함하는 약제는 고혈당을 유발한다.

part 3 당뇨병 증상과 진단, 그리고 합병증


당뇨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과 진단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고,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이른바 ‘3다(多) 현상’은 당뇨병의 대표적인 자각증상이다. 3다 현상과 함께 혈당이 반복적으로 기준치 이상 측정되면 당뇨병을 의심한다. 이때는 병원을 방문해 정맥혈에 서
혈당을 측정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8시간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은 공복 상태에서 측정한 혈당이 126 mg/dL을 초과하거나, 포도당 용액 75g 복용 후 2시간 후에 측정한 혈당이 200mg/dL을 초과하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3다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당뇨병이 아니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오히려 3다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당 뇨병 환자가 더 많다. 또한 갑상선 질환이나 기타 내분비계 질환에 의해
위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당뇨병보다 무서운 합병증
당뇨병은 질환 자체보다는 관리 소홀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이 무서운 병이다. 당뇨합병증은 크게 급성 합병증과
만성 합병증으로 나눈다. 급성 합병증은 급격한 혈당 이상으로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고혈당성 혼수나 저혈당성 혼수를 말한다. 순식간에 발생하고 심각한 증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도 있지만 고비만 넘기면 원상으로
회복된다. 만성 합병증은 환자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오랜 기간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올라가는데도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어 방심하고 지내다가 후에 더 큰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
당뇨병으로 인해 발생 하는 만성 합병증은 한번 발병하면 회복하기 어려운데, 머리에서 발끝까지 합병증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없다. 심지 어 당뇨합병증으로 변비나 설사, 위장장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당뇨병은 심장 질환과 뇌졸중의 주요 원인 질환이 므로 혈당과 함께 혈압도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이 있으면 신장·눈·신경 등이 손상되어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발 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며, 잇몸 감염 등
치아에도 합병증이 나타난다.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특 히 많이 나타나는 당뇨병의 3대
합병증은 당뇨병성신장질환, 당뇨병성망막증, 당뇨병성신경계 질환을 꼽는다.

신경손상과 당뇨발 합병증
고혈당이 계속되면 혈관벽에 당이 축적되어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피가 끈적해지면서 모든 혈관 및 신경세포를
병들게 한다. 이런 합병증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것이 신경 장애다. 다리가 저리거나 안면근육 마비를 호소하는 당뇨병 환자가 있는데, 신경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증상이다. 다리와 발 신경 손상에 의한 합병증이 흔하게 발생한다.
‘당뇨발’이라 부르는 족부질환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하면 걷기 힘들어지고, 잘 걷지 못하면 신경손상,
혈액순환 문제, 감염 등으로 발이 썩어 절단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신경손상 합병증 가운데 성기능 장애도 무시할 수
없다. 남성은 발기부전이나 사정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고, 여성은 질 윤활이나 성적 흥분이 잘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실명 가능성 높은 당뇨병성망막증
당뇨병에 걸린 지 3~4년 후면 절반 가량이 당뇨병성망막증에 걸린다. 눈의 망막을 둘러싼 모세혈관들이 손상돼 결국
실명을 초래하는데, 당뇨병은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 질환이다.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과 고혈압 관리에 신경 쓰며,
안과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인공투석까지 이를 수 있는 신장 합병증
신장의 모세혈관이 망가져 생기는 당뇨병성신장질환도 주의한다. 처음에는 자각증상이 없다가 소변에 조금씩
단백뇨가 배출되는데, 방치하면 신장이 손상돼 결국 인공투석을 하는 지경에 이른다. 고혈당과 고혈압이 주원인이니
평소 혈압과 혈당 관리에 더욱 힘쓴다.

/ 취재 이태경 헬스조선 기자 leetk@chosun.com
사진 백기광(스튜디오100)
도움말 김두만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강은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2012/05/23 15:06 2012/05/2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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