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동남아 등 저개발국가로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경우 위생상 주의해야 할 것이 많지만, 이미 널리 알려진 A형 간염외에 새롭게 E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 주로 저개발 국가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하는 E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국내 급성 간염환자로부터 최근 검출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5월 분당지역 병원이 의뢰한 급성 간염 환자 검체에서 E형 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최근 밝혔다. E형 간염은 생소하지만, 아직 예방백신이 없어 개인위생 이외에는 예방책이 없는 실정이고, 사망률이 다른 간염보다 높아서 주의를 요한다.

◆ 사망률 높고 예방백신 없어 = 국내의 간염은 A, B, C형이 주로 알려져 있으나, A형 간염과 비슷한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나는 E형 간염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인 인구의 9% 정도에서 E형 간염 항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경구로 감염되는 수인성 전염병이다. 감염 초기에는 황달과 메스꺼움, 구토, 복부통증, 흑뇨, 관절통증, 발진, 설사, 가려움증이 수반되지만 반 이상의 환자들은 발열과 간비대를 동반한다. 급성이므로 만성화 및 보균자가 되지는 않는다.

E형 간염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높은 사망률이다. 임산부가 감염되면 20% 이상의 사망률과 함께 33%가 태아의 유산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5년 인도 뉴델리에서 최초로 유행이 보고된 E형 간염 바이러스는 현재 법정 전염병에 포함돼 있지 않고 예방 백신도 없는 상태다. E형 간염바이러스는 4개의 유전자형이 알려져 있다. 아시아, 북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유전자형 1, 남아프리카에서 유행하는 유전자형 2, 아메리카, 유럽, 아시아에서 유행하는 유전자형 3, 아시아에서 유행하는 유전자형 4 가 있다.

E형 간염은 주로 위생상태가 불량한 지역에서 잘 생긴다. 동남아시아와 같은 저개발국가에 많이 발생하며 수질오염에 의한 집단감염이 문제로 지적된다. E형 간염은 인도와 중남부아시아, 중동, 북서부 아프리카에서 유행하며 간혹 수백, 수천명의 간염환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E형 간염은 후진국이나 위생상태가 불량한 지역을 여행하고 난 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 구토 설사 등 증상, 푹 쉬면 나아 = E형 간염 원인병원체는 HEV(RNA 바이러스)로 약 2 ~ 9주의 잠복기를 갖는다.

감염 초기에는 A형 간염의 증상과 비슷해서 미열, 무기력, 식욕감퇴,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후 소변색깔이 홍차처럼 진해지고, 눈자위와 피부에 황달이 생겨 노랗게 되기도 한다. 이때 간은 부어 있고 살짝 두들겨도 깜짝 놀랄 정도로 압통이 나타나며, 감마GTP 수치가 정상범위(8 ~ 35U/I)를 크게 넘어서기도 한다. 급성 간염이기 때문에 B형이나 C형 간염처럼 만성화되지는 않는다.

E형 간염은 대부분 안정과 휴식을 통해 완전히 회복된다. 특별한 약물 치료가 필요하지 않고 음식이나 활동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물론 아주 심한 증상이 있는 경우 입원치료를 해야 한다.

◆ 손씻고 야생동물 고기 주의 = E형간염을 예방하려면 손을 자주 씻고 야생동물 고기 등을 함부로 먹지 말아야 한다. 화장실을 다녀온 후, 식사 전과 후, 육류나 해산물 등의 날 음식이나 씻지 않은 과일, 야채를 만졌을 때는 꼭 손을 씻도록 한다. 또한, 야생동물 고기를 덜 구워먹거나 날로 먹지 말 것을 권한다. 일본에서는 멧돼지고기를 먹은 주민들이 집단으로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도 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저개발국가를 여행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특히 생수병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면 물병입구가 오염되어 각종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서식하는 만큼 가급적 입을 대지 않고 마시고, 지저분한 손으로 뚜껑을 만져 병 주위를 오염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또, 마개가 열린 물병에 들어 있는 물, 비위생적으로 만든 얼음, 회 등의 날생선, 야채나 과일 등을 먹지 않도록 하고 과일을 먹을 때에도 미리 깎아 놓은 과일보다는 번거롭지만 과일을 사서 직접 칼로 깎아 먹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욱 교수>

이진우기자

2012/08/10 09:26 2012/08/1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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