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한번쯤 눈에 띄게 약해진 ‘오줌발’ 때문에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을 것이다. 시원하게 쏟아지지 않을 때는
‘이젠 나도 끝난 건가?’ 하는 생각에 위기감마저 든다. 오줌발은 남자의 자존심이자 힘의 상징이다. 많은 사람이 약해진 오줌발을 온전히 나이탓이라 여겨 체념하지만 사실 오줌발이 약해진 원인은 대부분 전립선 질환이다. 오줌 줄기가
약해지고, 오줌이 자주 마려우며,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전립선비대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힘 없이 떨어지는 오줌 줄기를 보며 낙담하지 마시라. 체념도 하지 마시라. 당신도 다시 변기를 뚫을 수 있다.

Chapter 01 전립선비대증, 왜 걸리나?
전립선비대증이란 남성의 생식기관인 전립선이 덩어리(결절)를 형성해 커지는 질병이다.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 요도가 좁아져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은 물론 방광 기능도 약해진다. 전립선 기초상식부터 증상, 원인,
진단법에 대해 알아보자.

#1 전립선은 어떤 기능을 하는가?
전립선, 어디에 있나?
전립선은 방광 바로 아래, 직장 앞에 위치한 생식기관으로 방광에서 이어지는 요도를 감싸고 있다. 전립선이 통과하는 요도 부위를 전립선 요도라고 하는데, 소변과 정액은 전립선을 지나지 않고서는 몸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전립선 뒤쪽 윗부분에는 ‘정낭’이라 불리는 주머니가 있어 여기서 정액을 구성하는 정낭액이 생산된다. 국내 50~80세 남성의 평균 전립선은 17.4mL로 호두만 한 크기다.

정자운동 돕고 세균 막는 전립선
전립선 역할은 크게 정자운동과 살균작용이다.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전립선액에는 여러 가지 영양분이 들어 있으며,
이 전립선액이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고 생존과 운동을 돕는다. 자체 운동성이 없는 정자는 정액과 섞이며 활동성을
얻는다. 전립선액에 들어 있는 구연산과 아연은 요도, 전립선, 방광과 부고환 등으로 침입하는 세균도 막는다.
성인 남성의 요로감염이 여자보다 적은 것은 살균작용 때문이다.

#2 전립선은 왜 커질까?
노화가 진행되면 남성호르몬이 감소해 성욕이 감소하고 뼈와 근육이 약해진다. 반면에 전립선은 비대해지는데, 이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과 관계 있다. 혈중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전립선 세포에 유입되어 DHT로 전환한다. DHT는 전립선 성장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테스토스테론의 10배나 되는 강력한 역할을 담당한다.
평상시에는 세포가 증식하고 자멸하는 과정을 통해 전립선이 균형을 유지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증식과 자멸 사이에 균형이 깨져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전립선비대증이 발병한다.

원인1 - 비만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에 비해 전립선비대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수술로 제거한 전립선 조직의 무게를 비교하면
비만 환자의 조직이 더 크다.
원인 2 - 가족력
대한전립선학회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한 환자의 자손이 같은 병으로 수술받을 확률은 그렇지 않는 경우보다 약 4.2배 높다.
원인 3 - 대사증후군
만성적인 대사 장애로 인해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여러가지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대사증후군이라 한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호르몬 환경이 변하고 인슐린이 증가해 전립선 성장을 촉진한다.

#3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
단계별 전립선비대증증상

1단계 - 소변이 자주 마렵고 자다가도 한밤중에 1회 이상 소변이 마려운 증상이 나타난다. 또 막상 소변을 보려고 하면 잘 나오지 않고, 오줌 줄기도 점차 가늘어진다. 소변이 중간에 끊기기도 한다. 회음부 불쾌감이나 하복부 긴장감,
발기부전, 조루증 등도 나타난다.
2단계 - 소변을 봐도 금방 다시 보고 싶거나 보고 나도 개운치 않다. 심할 경우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진다.
갑자기 소변이 나오지 않아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3단계 - 잔뇨량이 증가해서 방광의 배뇨력이 더욱 악화된다. 방광이 늘어나고 이차적으로 방광의 소변이 거꾸로
신장으로 올라가는 역류현상도 나타난다. 이로 인해 신장이 늘어나 신장에 소변이 고이는 수신증을 일으키고,
심하면 신장이 아주 못쓰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립선비대증과 헷갈리기 쉬운 질환
과민성방광
- 방광 기능이 너무 예민해 급하게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이 나타난다.
정상적인 방광은 소변이 300~500mL 찼을 때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소변을 밖으로 내보낸다.
그러나 과민성 방광에 걸리면 소변이 방광에 반밖에 차지 않아도 방광이 수축되면서 소변을 내보내라는 신호를 보낸다. 따라서 소변이 갑자기 급해지고 참을 수 없는 요의가 동반된다. 전립선비대증은 소변이 끊기거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아 ‘소변을 보는 게 힘든’ 질환이고, 과민성 방광은 소변이 ‘너무 자주 마렵거나 소변을 참는 것이 힘든’ 질환이다.

요도협착 - 요도협착은 요도가 좁아져 소변 볼 때 힘을 주어야 하고, 그나마도 잘 나오지 않는다.
요도협착은 주로 요도벽에 생긴 염증이나 흉터 때문에 발병한다. 장기간 요도에 소변줄을 삽입한 경우나 ‘임질’이라
불리는 임균성요도염 합병증으로도 나타나며 요도 주변에 종양이 생겨 요도가 눌리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
골반 골절이나 요도 내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 합병증으로도 요도가 협착될 수 있다. 이외에 전립선암, 특이 약물 복용,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요도결석, 만성골반동통증후군도 소변을 개운하게 보지 못하는 증상을 동반해 전립선비대증으로 오해할 수 있다.



#4 전립선비대증, 제대로 진단하자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 누구나 커진다. 그러나 삶이 불편할 정도로 비대해진다면 치료해야 한다.
전립선비대증을 진단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으며, 상황과 증상에 따른 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표(IPSS)
증상의 심한 정도를 점수화해 숫자로 나타내는 설문조사다. 병원에서 다른 검사를 받기 전에 쉽게 작성할 수 있다.
표(p.29 참고)를 보면 증상 정도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고, 주로 치료 전과 후의 점수를 비교해 증상 개선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배뇨일지
배뇨일지는 보통 3일간 작성한다. 3일간 소변 보는 시간과 양을 기록해 현재 배뇨상태를 알아 보는 중요한 검사다.
이를 통해 하루 총 소변량, 소변 횟수, 야간 배뇨 횟수, 최대 방광 용적, 1회 평균 소변량 등 다양한 배뇨 관련 정보를
알 수 있다. 추후 치료 효과를 판정할 때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직장수지검사

검지를 항문에 넣어 직장 앞에 위치한 전립선을 만져서 전립선의 크기와 단단함 등을 측정하는 검사다.
검지가 약 4cm 들어간 위치에서 전립선이 만져진다. 이 검사는 허리를 숙인 채 서서 받거나 팔꿈치와 무릎을 받치고
엎드린 자세에서 받는다. 80% 이상 정확성이 있는 검사다. 이 방법으로 전립선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전립선특이항원 검사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는 전립선비대증보다 전립선암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검사다.
전립선특이항원은 전립선에서 분비되는 당단백으로 단백질분해효소 기능을 하며, 정액을 액화하는 작용을 한다.
검사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0~4ng/mL이 정상수치다. 단순히 전립선이 커져 있을 경우 PSA 수치가 증가하는 등
전립선 정상 구조가 파괴되면 PSA 혈중 농도가 변한다. 검사 결과 PSA 수치가 정상보다 높으면 전립선암인지
확인하기 위해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는다.

소변검사
전립선비대증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키는 요로 감염 등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법이다. 소변 산성도, 백혈구, 적혈구,
단백뇨 등을 측정해 염증이 동반되었는지 판단하고, 혈뇨가 발견될 경우 신장암이나 방광암 등 암 검사를 한다.
보통 소변이 나오기 시작하면 처음 소변은 받지 않고 중간 소변을 3분의 1컵 정도 받는다. 요도염이나 전립선염이
의심돼 전립선 마사지 후 소변검사를 할 때는 처음 나오는 소변을 받는다.

잔뇨검사
배뇨 후 즉시 방광에 남아 있는 소변 양을 측정한다. 정상이면 소변을 본 후 잔뇨가 없어야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
심하거나 방광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방광에 소변이 남는다. 잔뇨가 많다는 것은 이미 방광 기능이 손상되었다는
뜻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신장기능검사
전립선비대증이 심한 경우 만성 요폐로 인해 방광과 신장 기능이 나빠질 수 있는데 이를 평가하기 위한 검사다.
혈액 내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을 측정해 신장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요속검사
배뇨에 대한 객관적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검사다. 요속검사로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폐색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컴퓨터와 연결된 변기에 소변을 보면 단위 시간당 나오는 소변양을 그래프로 나타낸다. 최대 요속뿐 아니라
그래프 모양을 보고 배뇨증상의 원인을 추정할 수 있다. 정확한 검사를 하려면 150cc 이상 소변을 봐야 한다.
검사 전 3~4시간 전부터 소변을 참고 기다린 후 검사 받는다. 소변량이 너무 적거나 소변을 너무 오래 참은 경우 검사가 부정확 할 수 있다.

/ 취재 최덕철 헬스조선 기자 choidc@chosun.com
일러스트 조영주
도움말 정병하(강남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교수)




2012/06/12 16:51 2012/06/12 16:51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 4 5 6 7 8 9 10 11 12  ... 28 

카테고리

전체 (28)

공지사항

달력

«   2019/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