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환갑을 맞은 남기춘 씨는 얼마 전부터 심장이 답답하고 자주 기운이 빠져 몸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심장 압박은 자주 있었고 오랫동안 앓아왔던 고혈압 때문이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남씨는 고혈압 약을 처방받기 위해 찾은 병원에서 심장이 이전과 달리 자주 아프다고 하니 심전도 검사를 했다. 의사는 바로 대형병원으로 옮겨 정밀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했다. 검사 결과 남씨는 심방세동이라는 부정맥 진단을 받았다.

심방세동(心房細動)은 심방조직이 가늘게 불규칙적으로 떠는 증상이다. 발작적으로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답답하며 어지럽고 숨이 차는 증상이 나타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정보영 교수는 "심방세동은 뇌졸중 원인의 6~24%를 차지한다"며 "남씨의 경우 심방세동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부정맥은 `정상맥`이 아닌 모든 심장박동 또는 심장율동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심장박동 수가 분당 100회 이상인 경우를 빈맥, 60회 미만을 서맥(느린 맥박)이라고 한다. 부정맥과 관련된 증상은 두근거림, 호흡곤란, 실신, 어지러움 등이 나타나며 심각한 경우에는 급사할 수 있다. 부정맥 증상 중 가만히 앉아 있는데 맥박이 갑자기 분당 100회 이상 빨라진다든지, 계단을 오르거나 급하게 뛰어가는데 맥박이 60회 미만이라면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다. 이는 대부분 병적인 상태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부정맥 진단은 주로 심전도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부정맥 중 가장 흔한 것은 심방세동으로 주로 고령층에서 발생하며 증상이 심하지 않아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증상을 나이가 들어 발생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전문의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젊은 층의 부정맥은 선천적인 경우가 많다.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면서 쓰러지거나 갑자기 식은땀이 나고 기운이 빠지는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부정맥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심장이 1분에 50회 미만으로 박동하거나 간혹 수초 이상 정지하면 어지러움, 실신, 전신 무기력 등의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데, 이 같은 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전국에서 서맥성 부정맥으로 진단받고 영구심박동기 시술을 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2000년에 인구 100만명당 19.3명에 불과하던 환자 수가 지난해에는 53.1명으로 약 2.75배 늘었다.

서맥성 부정맥은 심장의 미니발전소인 동결절(심장에서 전기자극이 시작하는 부위)의 전기형성 기능 이상이 원인인 경우와 심방-심실 간 전기 전도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로 나눈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에서 많이 생기며 유병률 조사가 어려워 정확한 현황 파악이 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영구심박동기 시술 건수를 질환의 증감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으로 사용한다.

서맥성 부정맥 환자는 심장박동 수 감소나 일시적인 정지로 인해 뇌를 비롯해 전신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줄면서 어지러움과 실신 같은 대표적 증상 이외에도 무기력, 피로감, 운동능력 감소, 호흡곤란을 호소하게 된다. 서맥성 부정맥은 발생 원인이 다르더라도 치료 방법은 영구심박동기 삽입술이 유일하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노태호 교수는 "어지럼증 등 서맥성 부정맥의 주요 증상을 나이가 많아지면 당연히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워 발견이 늦고 기기 이식에 대한 거부감으로 진단 후에도 시술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기대수명 증가로 서맥성 부정맥 같은 노인성 질환 치료는 삶의 질을 높이는 차원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60세 이상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면 빈혈이나 저혈압 등으로 자가 진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령에서 발생하는 부정맥은 고혈압, 관상동맥 질환과 함께 동반되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 같은 질환이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환자가 적절한 혈압치료와 관상동맥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치료를 적극적으로 했다면 병의 발생을 늦출 수 있다. 또한 일부 부정맥은 스트레스, 과로, 과도한 음주, 카페인(커피) 섭취, 흡연과 연관돼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이에 대한 절제가 필요하다. 특히 알코올은 부정맥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부득이하게 음주를 하려면 충분히 안정된 부정맥 환자의 경우에 한해 와인 1~2잔을 권한다. 부정맥은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등과 동반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튀긴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는 "심방세동 환자 가운데 항응고제인 와파린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환자들은 녹즙이나 채소 등에 의해 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음식에 각별히 주의하고 과도한 콩을 섭취하거나 청국장을 갈아서 마시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정맥 환자들은 무리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 간혹 운동 후 부정맥이 악화되는 사람이 있는데, 이럴 경우 어지러움증이 동반되면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부정맥 환자에게 좋은 운동은 걷기, 달리기, 자전거,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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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2 17:03 2013/11/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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