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 섭취 늘면서 대장암도 서구형으로 변화
결장암, 생존율이 직장암보다 낮고 치료 어려워


2011~2015년 대장암 수술환자 추이 분석
결장암 비율 5.1%p 늘고 직장암 5.1%p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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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사는 70대 할머니는 2주 전 오른쪽 배에 심한 통증을 호소해 응급실로 실려갔다. 처음에는 체한 줄 알았지만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보니 암이 의심됐다. 대장 내시경 검사
가 이어졌다. 상행결장(맹장과 연결된 우측 결장)에 암 세포가 보였다. 암이 주변 림프절·근육으로 퍼져 있었다. 대장암 중에서도 결장암 3기였다. 급히 절제 수술을 받았고 곧 항암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대장암의 발생 패턴이 바뀌고 있다. 대장 중 결장에 암이 생기는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는 반면 직장암은 줄고 있다. 또 고령화 여파로 70대에서 대장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1년 대장암 수술 환자 중 결장암 비율이 69.1%에서 매년 증가해 2015년에는 74.2%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직장암은 30.9%에서 25.8%로 떨어졌다. 대장은 소장과 연결된 1.5m 길이의 결장과 항문 쪽 끄트머리 15cm 가량의 직장으로 나뉜다.


수술 환자뿐만 아니라 전체 환자 현황도 비슷하다. 서울대 의대 신애선 교수(예방의학)가 중앙암등록통계를 활용해 1999~2009년 대장암을 분석했더니 남성 결장암은 매년 7.9~10.8% 증가한 반면 직장암은 5.2% 증가에 그쳤다. 여성 결장암은 6.6~8.4%, 직장암은 2.4% 증가했다. 결장암 증가가 월등히 높다.  
 

통상 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장암이, 서양인은 결장암이 많다. 그런데 결장암이 증가한다는 건 대장암의 패턴이 서구형으로 바뀐다는 뜻이다. 신애선 교수는 "육류·음주가 직장
보다는 결장에 더 영향을 주는데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 증가와 과도한 음주가 결장암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흡연은 직장에 더 영향을 준다. 남성 흡연율이 감소하는 게 직장암 비율 감소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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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내시경 기기의 길이가 종전에는 짧아 결장 깊숙히 들어가지 못했으나 이 기기가 충분히 길어져 결장 전체를 볼 수 있게 된 점도 결장암 증가의 원인을 꼽힌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김형욱 교수는 "유전성 대장암과 크론병·궤양성대장염 등이 증가하는데, 이런 게 주로 결장에 생겨서 결장암 위험을 높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직장암보다 결장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대장암의 패턴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백승혁 교수는 "직장암은 수술법이 표준화됐고 항암제와 수술 기법이 다
양해졌지만 결장은 주변에 복막·요관 등 다른 장기가 가까이 있어 더 위험하고 암 발생 부위와 증상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5년 생존율(2010~2014년 발생 환자)이 결장(75.4%)보다 직장(77.3%)이 약간 높다. 남녀로 나눠보면 남자는 각각 78.2%로 같다. 반면 여자는 결장(71.7%)보다 직장(75.9%)이 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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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직장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가 상대적으로 쉽다. 충북의 문모(59)씨는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가 암을 발견했다. 항문에서 10cm 위에 1cm 크기의 암이 자라 있었다. 직장암 1기
였다. 조기에 발견한 덕분에 복강경 수술법으로 암을 완전히 떼냈다.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초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70~80대 대장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2011년엔 대장암 환자 중 60대가 30.6%로 가장 많았으나 2015년에는 70대가 가장 많았다. 또 80세 이상 환자는 2011년
전체의 6.9%에서 2015년 10.3%로 증가했다.


수술 당시 병기는 2011~2015년 모두 3기가 가장 많았다. 2015년의 경우 3기 환자가 36.4%를 차지했다. 직장암의 경우 3기 비율이 43.9%로 결장암(33.8%)보다 높다. 4기는 결장암이
14.7%로 직장암(13.4%)보다 약간 높다. 서울대 신애선 교수는 "육류 섭취를 줄이고 특히 탄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며 "과일·채소를 많이 먹고 내시경 검진을 잊지 않고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심평원은 이날 대장암 수술을 담당하는 병원의 인력·수술사망률 등 21개 분야를 평가해 1등급 의료기관 119곳의 명단을 공개했다. 서울엔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37개, 경기도에
는 분당서울대·국립암센터 등 29개가 있다. 영호남·강원·제주 등지에도 골고루 분포돼 있다.


1등급 의료기관은 2011년 44개에서 이듬해 92개로 증가했고 2015년엔 119개로 늘었다. 수술 잘 하는 병원을 찾으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
www.hira.or.kr)→병원·약국→병원평가정보→수술→대장암 순으로 들어가면 된다.
 
 

[출처: 중앙일보]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박정렬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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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9 12:54 2017/05/19 12:54

몸속 장기에 생기는 혹


서울 마포구에 사는 고진옥(63·가명·주부)씨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고 시름에 잠겼다. 간에 혹이 발견됐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의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혹이니 신경쓰지 않고 살아도 된다고 했지만 찝찝한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양제를 사고, 간에 좋다는 쑥과 헛개나무 차 등을 챙겨 먹고 있다. 암으로 진행되지는 않을까 늘 불안하다.


혹의 정체는 세포 돌연변이
몸속 장기에서 혹이 발견됐다고 하면 대부분 걱정부터 하게 된다. 하지만 혹도 혹 나름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박정수 교수는 “혹은 흔히 말하는 종양(腫瘍)을 의미하는데, 악성종양과 양성종양으로 나뉜다”며 “악성종양은 암(癌)으로 나쁜 혹이지만 양성종양은 점(點)처럼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혹이 생겼다고 무조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양성종양과 악성종양 모두 세포의 성장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들이다. 우리 몸의 세포는 120~160일을 주기로 죽고사는 것을 반복하는데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긴 것이다. 서울대병원 외과 양한광 교수는 “세포가 성장·사멸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상이 약간 다르다. 양성종양은 세포 사멸 과정 중 일련의 규칙하에서 크기만 커지는 것이라면, 악성종양은 규칙을 벗어나 크기와 모양까지 변한다. 양성종양은 주변 세포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악성종양은 주변 세포를 파괴한다. 거기다 혈관이나 림프관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해당 조직을 파괴한다.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은 뿌리부터 다르다고 보면 된다. 단, 양성종양 중 일부는 악성으로 변하는 경우도 있다. 모양·크기·성질 등이 밝혀져 있어 초기에 감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교수는 “아직 그 경계가 모호해 지켜봐야 할 양성종양도 많다”며 “특히 장기에 따라 혹의 성질이 조금씩 다르다”고 덧붙였다.


위는 어떤 혹이든 2㎝ 넘으면 떼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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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떤 혹은 괜찮은 혹이고 어떤 혹이 위험한 혹일까. 장기별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표 참조>

우선 대장의 경우 바로 떼어내야 하는 혹은 선종(腺腫)이다. 삼성서울병원 외과 이우용 교수는 “선종은 암이 되는 길목에 있는 혹이기 때문에 바로 떼어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신경내분비종양이라는 딱딱한 혹도 크기가 커지면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바로 떼어낸다.


암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혹은 염증성 용종과 증식성 용종이다. 특징적인 모양이 있어 숙련된 의사는 금방 알아볼 수 있다. 조직검사도 하지 않고 놔두는 경우가 많다. 단, 일부 모양이 애매한 용종은 조직검사를 위해 처음부터 떼어내는 경우도 있다. 지방종 같은 경우도 1~2㎝가 넘어가지 않는 한 떼어내지 않는다. 대장의 경우 혹이 발견되면 1년 뒤 모양이나 상태가 변하는지 체크해 본 뒤 변화가 없으면 5~10년에 한 번씩 대장내시경을 받아보면 된다.


위는 처음부터 떼어내는 혹이 대부분이다. 단, 지방종·이소성췌장일 경우 떼어내지 않고 지켜본다. 양 교수는 “위는 어떤 혹이든 2㎝가 넘으면 떼어내는 게 원칙”이라며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간에 생기는 혹은 안심해도 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물혹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윤동섭 교수는 “크기가 15~20㎝나 돼도 장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대로 놔둔다”고 말했다. FNH(국소결절과형성)라는 혹도 바로 떼어내지 않고 모양이나 크기가 변하면 그때 수술을 결정한다. 단, 딱딱하거나 끈적한 성질의 혹은 처음부터 떼어내는 게 원칙이다. 초음파에서 모양이 좀 다르기 때문에 CT(컴퓨터단층촬영) 등의 추가 검사를 한 다음 수술을 확정한다.


폐에 생기는 혹도 대부분 양성종양이다. 조직 검사를 해본 뒤 암이 아니면 2~3년마다 한번씩 검사만 해보면 된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 “단, 흡연자와 폐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암이 생길 가능성이 높으므로 만 55세부터 75세 사이에 매년 저선량 CT를 해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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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장 선종(암이 될 가능성이 큼). 2 대장 증식성용종(암 가능성 거의 없음). 사진=삼성서울병원


자궁혹, 증상 없으면 떼어내지 않아
여성은 갑상샘·유방·자궁·난소 혹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갑상샘의 경우 혹이 많이 발견되지만 대부분은 안심해도 되는 물혹이다. 일단 혹이 발견되면 2년마다 초음파 검사를 해 추적관찰한다. 단, 어떤 혹이든 4㎝가 넘으면 바로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박 교수는 “4㎝가 넘으면 암으로 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포선종이라는 혹은 상당히 커질 수 있고 일부는 암으로 변할 수도 있어 처음부터 떼어낸다.


자궁은 여성 두 명 중 한 명이 혹을 가지고 있을 만큼 유병률이 높다. 자궁에 생기는 혹도 암과 관련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마리아병원 주창우 복강경수술센터장은 “전체 혹의 0.5%만이 암과 관련이 있다”며 “10㎝가 넘는 큰 혹도 통증이 있거나 출혈이 생기는 증상이 없으면 그냥 놔둘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떼어내야 할 경우는 출혈·통증이 생기거나 태아가 착상하는 자리에 혹이 있을 때다.


난소도 물혹이 대부분이다. 크기가 크거나 모양이 이상한 것은 암일 가능성이 있어 바로 제거하지만 이외의 혹은 그냥 둔다. 주 센터장은 “생리가 끝나고 난포를 만들 때 혹이 잘 생기는데, 절반 이상은 그냥 사라진다”며 “3~4개월 후 다시 검사했을 때 크기나 모양이 변형되는 경우만 떼어낸다”고 말했다.


유방도 물혹·유방섬유선종·유두상종양·유방신경종 등의 혹이 잘 생기지만 바로 떼어내진 않는다. 이대목동병원 여성암전문병원장인 백남선 교수는 “2㎝ 미만이면 추적 관찰하다가 2㎝ 이상이 되면 떼어낸다”며 “단, 엽상종·유방림프종 등은 바로 떼어내야 하는 혹”이라고 설명했다. 자라서 암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연구돼 있기 때문이다.


간에 좋은 음식 먹는다고 혹 줄지 않아
혹이 있으면 대부분 꺼림칙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지만 양성종양으로 진단받았을 때는 일단 안심해도 괜찮다. 단, 당시에는 괜찮아도 향후 모양과 크기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어 추적 관찰을 반드시 해야 한다. 장기마다 다르지만 보통 6개월, 길게는 5년마다 검사를 받는다. 크기나 모양에 변화가 없는 기간이 길수록 처음부터 안전한 혹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 된다.


혹이 생겼을 때 해당 장기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을 먹거나 운동하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장기마다 의미가 다르다. 간과 폐의 경우 암 발생과 관계 없는 혹이라면 이런 노력이 큰 의미가 없다.


반면에 대장은 고지방식과 술·담배를 피하는 것이, 위는 짠 음식을 피하는 식이요법이 혹 감소에 다소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갑상샘의 경우는 요오드 과다 섭취를 피하고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는 것이 관련 있다. 백 교수는 “유방 혹 관리에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많이 든 콩과 견과류, 청국장 등을 즐겨 먹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자궁과 난소는 비만세포가 여성호르몬을 많이 만들어내면 암뿐 아니라 혹이 생길 가능성도 커지므로 체중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 용종(폴립)=장기 안쪽 점막에 생긴 혹. 위와 대장에 많이 생긴다.

■ 선종=세포의 샘 조직에 생긴 혹. 암이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바로 제거한다.

■ 지방종=지방 조직에 생긴 혹. 지방 조직이 있는 어디든 생길 수 있다.

■ 물혹=혹 안에 액체 성분이 고여 있는 혹. 난소와 갑상샘 등에 많이 생긴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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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10:41 2017/03/07 10:41

‘하이펙’ 치료 100례 달성하는 백승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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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 4기라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수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을 3분의 1 가량 높일 수 있다"며 "말기 대장암이라도 치료의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제공


“대장암이 복강으로 전이된 4기라면 수술을 포기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기존 치료법으로 근치적 수술이 불가능했던 4기 대장암도 새로운 기법으로 3분의 1 가량 치료할 수 있습니다.”


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4기암을 ‘말기암’으로 여겨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암을 발견해 수술 등으로 완치하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조기 발견하지 못하면 장기나 혈액, 임파선 등으로 전이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전이된 4기암은 포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백 교수가 2014년 7월부터 시행 중인 ‘하이펙(HIPECㆍ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 치료’가 큰 효과를 나타내면서 4기 대장암 환자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하이펙 치료법은 대장암 덩어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면서 고온(42도 정도) 가열한 항암제를 뱃속에 넣어 암세포를 직접 죽인다. 24일로 하이펙 치료 100례를 달성하는 백 교수를 만났다.


-대장암 현황을 설명하자면.

“대장암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272명(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위암(302명), 유방암(285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습니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이지만 대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지 않는 한 쉽게 발견되지 않지요.


대장암 환자의 36.3%가 전이되지 않은 1~2기로 5년 생존율(완치로 봄)이 93.8%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전이가 잘된다는 점입니다. 림프 등 국소 부위로 퍼진 3기 대장암 환자는 40.2%나 되고, 5년 생존율도 60~70%로 떨어집니다. 혈액을 타고 간이나 폐, 척추로 퍼지는 원격 전이(처음 발생한 암세포가 멀리 퍼지는 것)된 4기 대장암 환자는 14.6%이지만 5년 생존율은 0%에 가까울 정도로 치명적이지요.


우리나라도 젊은 대장암 환자가 많아졌습니다. 30, 40대 젊은 사람은 건강 검진 대상이 아니어서 대장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일이 잦다 보니 암이 크게 퍼진 4기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죠. 안타까운 일이죠.”


-하이펙 치료법은.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 워싱턴암센터에서 연수할 때 폴 슈거베이커 종양외과 교수에게서 이 치료법을 배웠죠. 30년 넘게 이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는 슈거베이커 교수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4기 복막 전이 대장암 환자를 살리는 것을 보고 믿음이 생겼죠.


하이펙 치료법은 생존이 거의 어려운 복막 전이 4기 대장암 환자를 30% 가량 살리는 혁명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죠. 간단히 말하면 배를 가르고 암 부위를 제거한 뒤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환자 복강에 42도로 가열한 항암제(마이토마이신)를 90분 정도 직접 뿌려주는 치료법이죠. 암세포가 일반세포보다 열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온열요법과 전통적 항암제 치료법을 수술과 접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수술법’이라고 할 수 있죠.


온열 자체가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있고, 항암제 치료농도를 30배 가량 올린 상태에서 암세포에 직접 투입하기에 치료효과가 아주 높습니다. 난소암에 쓰이는 항암제(파클라탁셀)의 1,000배 정도 효과를 내죠. 미국의 하이펙 치료 사례를 보면 4기 대장암에서 일반 항암제 치료만 했을 때보다 5년 생존율을 3배 이상 높인다고 합니다.


다만 하이펙 치료는 처음 발생한 부위의 암세포와 전이된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므로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보통 10시간 이상 걸립니다. 다른 수술보다 4배 정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뜨거운 온열 항암 치료가 병행되므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높죠. 따라서 하이펙 치료는 고도로 특화되고 숙련된 의사와 치료팀의 팀워크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하이펙 치료를 1주일에 2건 정도 밖에 하지 못합니다. 특히 보험적용이 되지 못해 많은 병원에서 이 치료법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다행히 ‘나눔과 배려’의 세브란스 정신으로 이 치료를 하고 있죠.


덧붙이자면, 하이펙 치료법을 쓰면 대장암 일종으로 충수돌기에서 생기는 ‘복막 가성점액종(위점액종)’을 100%가까이 살릴 수 있습니다.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이 이 병으로 사망했지요. 참고로 2014년 7월 제가 처음으로 이 치료를 한 50대 4기 대장암 환자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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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2017-02-18(한국일보)


-4기 대장암이라도 수술하는 게 좋은가.

“아직 최종적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숙련된 외과의가 부작용 없는 수술을 했다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14년 ‘외과 연보(Annals of Surgery)’에 발표된 ‘3만7,793명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원발암 절제의 역할‘ 논문이 대표적이죠. 전이성 대장암 환자 가운데 원발암을 절제한 2만3,004명과, 그렇지 않은 1만4,789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원발암을 잘라낸 환자의 생존율이 높았다고 보고됐습니다. 또한 2015년 '외과종양학저널(Journal of Surgical Onc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4기암도 수술한 뒤 항암치료를 받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평균 4개월 정도 늘었습니다. 4기 대장암은 수술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수술이 치료에 도움될 수도 있죠.”


-대장암 예방법이라면.

“대장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대장내시경을 하지 않는 한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소 대장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기름진 음식과 붉은 색 고기, 과음. 흡연 등은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등을 많이 먹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지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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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4 11:09 2017/02/24 11:09

 대장내시경 때 용종 제거하면 암 발생 66% 감소


한국인의 5대 암 검사율을 보면 대장암은 2005년 15.4%에서 2012년 25.7%로 증가했지만 여전히 꼴찌입니다. 같은 기간 유방암(24.1→49.2%), 위암(20→43.9%), 간암(26→40.6%), 자궁경부암(21.3→36.3%)보다 증가율이 낮습니다. 대장암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내시경입니다. 암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지만 대장내시경을 하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고, 용종(혹)을 제거해 암 발생을 상당부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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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에서 용종이 발견된 1693명을 추적 조사한 이탈리아 연구 결과를 보면 내시경 검사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5㎜ 이상의 용종을 대장내시경으로 제거하면 10년간 대장암 발생률이 66% 감소했습니다. 대장내시경이 부담스럽다면 분변 잠혈검사(대변에 피가 섞여 있는지를 검사)라도 받아야 합니다.


대장암 5년 생존율은 75.6%로 비교적 높습니다.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는 사람은 암을 조기 발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암 세포가 번진 뒤 발견하면 치료에 애를 먹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여전합니다.


<도움말:세브란스병원 대장암클리닉 이강영 교수>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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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0 11:00 2016/12/20 11:00

고기 좋아하고 누워지내는 金과장 ‘빨간불’

위암 신규 발생 줄고 대장암 급증
육류 섭취 줄이고 섬유질 먹어야


일반적으로 암이라고 하면 ‘위암’을 떠올리게 됩니다. 남성에게 많이 발병하는 암 1위를 줄곧 놓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성에서도 4위로, 다른 암과 비교해 환자 수가 많은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국립암센터 연구진이 국가 암 등록사업의 1999~2013년 암 발생기록과 통계청의 1993~2014년 암 사망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순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올해 남성 대장암 신규 환자 예측치는 2만 3406명으로, 남성 위암 신규 환자 수(2만 3355명)를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여성에서는 이미 대장암이 위암을 상당한 격차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여성 대장암 신규 환자 예측치는 1만 4562명으로 3위, 위암은 1만 976명으로 4위입니다.
대장암은 보통 ‘서구형 암’으로 불립니다. 육류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권에서 환자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말도 앞으로는 ‘한국형 암’으로 바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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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구로병원 연구팀이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대장암 발병률은 10만명당 45.0명으로 조사 대상 184개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국의 통계를 표준화해 분석한 결과 한국 다음으로는 슬로바키아(42.7명), 헝가리(42.3명), 덴마크(40.5명), 네덜란드(40.2명), 체코·노르웨이(38.9명) 등으로 서구권 국가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조사 대상 국가 평균은 17.2명, 아시아 국가 평균은 13.7명입니다. 한국이 중국이나 일본 같은 아시아 국가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도 대장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습니다.


서구식 식습관에 이제는 ‘한국형 암’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대한대장항문학회 회장으로 대장암 수술 권위자인 김남규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는 1일 인터뷰에서 ‘서구식 식습관 확산’을 가장 중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1990년대 1인당 하루 육류 섭취량은 50g 수준이었지만, 2010년에는 100g으로 두 배로 늘었습니다. 위암은 냉장고 보급과 소금 섭취 감소로 발병률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위암의 중요 원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도 음식 덜어 먹기, 술잔 돌리지 않기, 물 끓여 먹기 등 생활습관 변화로 감염률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대장암이 남성에서 1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전문가들이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여성에서는 이미 3~4년 전 위암을 제치고 대장암이 갑상선암과 유방암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20~30년 전부터 누적된 서구식 식생활 패턴, 비만 인구 증가가 종합돼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홍콩과 싱가포르, 대만 같은 나라는 아시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서구식 문화를 먼저 받아들이고 비만 인구가 늘면서 우리보다 앞서 대장암 환자가 위암 환자보다 많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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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과식 줄이기… 실천이 어렵다

환자 증가세를 우려한 학계도 나섰습니다. 대한암예방학회는 지난달 ‘한국형 대장암 예방수칙’ 10가지를 공개했습니다. 첫 번째가 과식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백미나 흰 빵 대신 잡곡밥과 통밀빵을 먹고 채소나 해조류, 버섯 섭취량을 늘리라고 했습니다. 반대로 소고기나 돼지고기, 햄·베이컨·소시지 등의 육가공식품 섭취는 줄여야 합니다. 숯불에 굽거나 탄 고기, 음주를 피하고 운동을 하라고 권했습니다. 자세히 뜯어보면 심혈관 질환 예방수칙과 별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실천이 어려운 것입니다.


대장암 명의로 알려진 김희철 삼성서울병원 대장암센터장은 “육류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들이 문제”라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집 안에서 누워 지내기만 좋아하는 사람들도 대장암에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과하게 굽거나 탄 고기에서는 ‘헤테로사이클릭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이 나옵니다. 동물성 지방도 담즙산 분비를 늘려 2차 담즙산이 생성되게 하고 이것이 대장암 발병 위험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육류는 나쁘다’라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육류 섭취 자체를 중단하는 것은 더 위험한 행동입니다. 김 교수는 “암 진단을 받자마자 육류 섭취를 딱 끊는 분이 있는데, 그렇게 하면 항암치료를 버텨 내지 못한다”며 “닭고기나 생선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대장암과 위암 환자는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위암 환자는 병원에서 처음 진단받을 당시 1기 환자가 74.5%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반면 대장암 환자는 전이암인 3기가 36.3%로 가장 많았고 4기(14.1%) 환자까지 합하면 3기 이상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5년 이상 생존율이 90% 이상인 1기 환자는 21.2%, 즉 5명 중 1명에 그쳤습니다. 결정적인 차이는 ‘내시경 수검률’입니다. 김 교수는 “위암 검진률은 50%에 육박한 반면, 대장암은 27% 수준에 그친다”며 “대장 세척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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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상 용종 1년마다 내시경해야


육안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출혈을 대변에서 살피는 ‘분변잠혈검사’ 시작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지난해 45세로 낮췄지만 이마저도 귀찮다고 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그러나 부모나 형제 가운데 55세 이전에 암이 발병했거나 연령과 관계없이 두 명 이상에서 암이 발병했다면 40세부터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가족 발병 연령이 55세 이상이라면 본인은 50세부터 5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김 교수는 “대장내시경 검사상 선종성 용종이 발견됐다고 해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며 “크기가 1㎝ 미만이면 절제 후 3년마다, 1㎝ 이상이나 다발성이면 절제 후 1년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체 대장암 환자 중 유전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비율은 15~3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장암으로 진단받았다고 미리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국내 대장암 환자 5년 이상 생존율은 7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2%)보다 높습니다. 외과적 치료 성과가 이미 선진국 중에서도 상위권이라는 의미입니다. 폐나 간 전이가 일어나도 5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25~40%에 달합니다. 김 교수는 “더이상의 치료가 필요 없을 것이라고 환자 스스로 오판하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식품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센터장은 “대장암은 수술 후 예후가 비교적 좋은 암으로, 3375명의 환자를 조사한 결과 수술 후 5년 이상 생존율이 1기는 95%, 2기 87%, 3기 69%로 나타났다”며 “심지어 수술 당시 전이가 있었던 4기 환자도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경우 5년 이상 생존율이 47%에 달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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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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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8 10:21 2016/05/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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