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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2 [조선] “환자 중심 암 치료의 최고 병원 되겠다”

환자의 아픔 이해하고 마음으로 보듬는 감동으로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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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개원한 연세암병원이 개원 8개월 만에 국내 최고의 암(癌)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다. 연세암병원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일 평균 외래환자가 2000명, 병실 가동률도 95.2%에 달했다. 일일 평균 매출은 10억원을 넘어섰다. 연세암병원은 세브란스병원 안에 있으며, 지상 15층, 지하 7층, 총 497병상 규모다.


2월13일 서울 신촌의 연세암병원 원장실에서 만난 노성훈(61) 원장은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실적 증가를 통해 세브란스병원 전체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할 땐 걱정이 많았어요. 서울의 대형병원 중에선 가장 늦었거든요. 불경기에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제대로 홍보도 못했어요. 미미하게 증가하다 지난해 10월 이후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더군요.”


노 원장은 ‘입소문’이 성공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새롭게 문을 연 세브란스병원을 찾는 환자는 하루 1만명에 달한다.
문병을 오는 가족까지 합치면 3만명이 넘는다. 이들이 암병원을 보고 듣고 찾아오면서 저절로 홍보가 된 것이다.


암 환자들이 연세암병원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45년간 국내 암 치료를 해 오면서 축적된 경험과 국제적인 연구, 다양한 치료 네트워크 등이 꼽힌다. 그러나 무엇보다 환자의 눈높이에서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의 아픔까지 보듬는 차별화가 가장 큰 성공비결이다.


노 원장의 말이다. “원장에 취임하면서 환자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료에 있어 감동을 주겠다고 다짐했어요. 어느 병원이나 시설에서 큰 차이는 없어요. 백화점식 서비스도 비슷하고요. 그래서 환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했어요.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 본거죠.”


그동안 환자들을 힘들게 한 것은 긴 대기시간, 의료진의 시간에 맞춘 일률적인 회진, 미진한 설명, 한밤중에 시행되는 일상적인 검사였다. 연세암병원이 환자 중심의 ‘3저·3고’ 치료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통증·대기시간·불안은 낮추고(3低), 전문성·정확한 설명·새로운 환자 경험은 더욱 높여(3高) 그 동안 의사 중심으로 제공된 의료 서비스를 소비자인 환자 입장의 서비스로 과감히 바꾼 것이다.

환자 눈높이의 서비스로 개선


“치료를 잘하는 것은 기본이죠. 치료 과정에서 생기는 불안, 우울함, 초조함 같은 수많은 상황과 감정까지 고려해 환자가 받는 고통을 최소화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숙면을 위해 야간에 채혈하고 혈압을 재거나 엑스레이(X-ray) 촬영하는 것을 못하게 했어요. 병동에 주치의 회진 일정표를 게시해 정해진 시간에 환자를 찾도록 했고요. 외래에서도 의사, 간호사들이 환자와 가족들에게 보다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하도록 했어요.”


노 원장은 “암병원의 모든 시설과 프로세스, 직원들은 오직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맞춰져 있다”며 “환자들이 내 집같이 편안한 환경과 친절하고 따뜻한 배려 속에서 진료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체계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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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암병원에서는 암환자가 각 진료과를 찾아다니는 불편함이 없다. 외과, 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인 ‘베스트팀’을 통해 환자 중심의 진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노 원장은 “암환자의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어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다양한 전문의의 참여는 필수적”이라며 “암환자들은 우선 주치의 진료 후 베스트팀 진료가 필요한 경우, 단기간의 통합적인 계획을 수립해 치료시기를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암지식정보센터’에서는 암을 올바르게 알고 암환자들이 보다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국내외 최신 정보를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환자 가족들을 위한 상담과 함께 각종 영양·운동관리, 항암 및 방사선 치료에 대한 정보, 통증관리, 미술·음악치료 등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는 “하루 평균 80~90여명의 환자와 가족들이 이 센터를 찾고 있다”며 “온라인 방문자 수는 하루 평균 320명이 넘는 등 암병원의 대표 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암병원은 국내 최초로 암발생 고위험군을 집중 관리하는 암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5년 이상 생존해 암 완치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재발·전이암에 대한 감시는 물론 다른 질환이나 후유증 등을 통합 관리하는 ‘암치료 후 통합관리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12명의 질환별 전문의가 암 발생 전과 암 치료 후를 책임지고 관리한다. 또 연세대 스포츠레저학과 전문인력이 상담을 통해 각 개인에게 최적화된 운동 프로그램을 처방하고, 전문 임상영양사가 영양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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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의료센터’는 암 말기뿐만 아니라 암을 치료하는 모든 질병단계에서 환자들이 경험하는 총체적 고통을 완화시켜줌으로써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는 “암 치료와 더불어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아주 작은 고통까지도 줄여 암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춤형 정밀 암 치료를 위한 혁신치료 플랫폼 구축에도 적극 나섰다. 최근 암 치료는 유전체 기반의 개인별 맞춤치료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암병원은 지난해 6월에는 ‘전세계 혁신네트워크 컨소시엄’ 참여 기관으로 선정돼 대규모 임상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주도의 스마트 컨소시엄의 멤버로도 가입돼 개인별 맞춤 표적치료 개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별도의 신약치료센터를 운영해 초기단계 임상연구를 활성화하는 등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어요. 국내를 넘어 아시아, 세계를 대표하는 개인별 맞춤형 정밀 암 치료 병원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노 원장은 “우리 병원은 최신 설비를 갖췄다”고 소개했다. 연세암병원은 로봇에 장착해 치료효율을 극대화한 ‘로보틱 세기 조절 방사선 치료기(IMRT)’를 아시아 최초로 도입했다. 이외에도 라이낙(LINAC) 방사선 치료기 6대, 암 수술에 특화된 다빈치 로봇수술기 3대를 운영 중이다.

현재 한국의 암 치료율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우리나라 암 치료기술은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앞서고 있습니다. 새로운 암 치료기술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고요.”


암 치료를 위한 외국 환자도 증가 추세다. 지난 한해 우리나라에 진료 등의 목적으로 방문한 해외환자는 12만명을 넘는다. 2010년 8만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49.5% 증가한 수치다. 의료수준은 높으면서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세암병원에서도 환자복을 입은 외국인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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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수술법 배우러 와

노성훈 원장은 위암수술의 대가(大家)로 유명하다. 1983년 외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군 복무 후 1986년부터 연세대 의과대 외과학 교실에 재직하고 있다. 대한위암학회 회장, 대한암학회 이사장, 세계위암학회 회장 등 그가 거친 자리만 봐도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특히 암 전이나 재발을 방지하는 림프절 절제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그가 집도한 위암수술만 9500여건에 달한다. 현존하는 외과의 중 위암수술을 가장 많이 한 의사다. 원장을 맡은 이후에도 1주일에 6~7건의 위암 수술과 70명 내외의 외래진료를 한다. 인터뷰가 있던 날에도 2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노 원장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한 심장외과 전문의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위암 4기 진단을 받았는데, 나한테서 수술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었어요. 전 세계의 위암 전문가를 찾았지만 자신의 치료를 맡길 수 없었는데, 한 의학지에서 위암 관련 논문을 검색하다 저를 알게 됐다고 하더군요.”


그는 지난해 9월 노 원장을 찾아왔다. 수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노성훈 원장을 주축으로 베스트팀이 꾸려졌다. 우선 암세포를 줄이기 위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두 번의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이 줄어들자 바로 수술을 했다. 4시간 반의 긴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위를 모두 절제하고 식도와 소장을 연결했다. 암은 모두 제거됐다. 노 원장은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성공적인 수술을 거쳐 회복하는 모습을 봤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환자가 증가한 것도 중요하지만 일선에서 환자를 보고 있는 외국 의료진의 방문도 적지 않다는 점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 의사들이 일본 등 외국에 나가서 수술법을 배워오곤 했는데, 지금은 세계 각지의 의사들이 우리 수술법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고 있어요.”


연세암병원의 경우 매년 70~80명의 해외 의사들이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2년 동안 수련을 하고 간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500여명의 해외 의사가 다녀갔다. 중국이나 일본 의료진뿐만 아니라 미국 유명병원의 의사도 찾아온다고 그는 귀띔했다.

우리나라에선 평생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린다. 암을 예방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에 따르면, 암 사망의 30%는 흡연에 의해, 30%는 식이요인에 의해, 18%는 감염에 기인한다고 한다. 이들 요인들은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는 “짜거나 탄 음식을 먹지 않아야 하고, 담배도 피우지 않는 게 좋다”며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건강검진을 빠짐없이 받는 게 필수”라고 조언했다.


“요즘 인터넷에는 암에 대한 정보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근거도 없고, 출처도 명확하지 않은 정보가 대부분입니다. 다급한 환자들이 덜컥 믿고 따라하기도 하는데, 환자는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의 말을 믿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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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 후 삶의 질도 중요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암의 조기진단이나 치료에 눈부신 발전이 있었다. 정상 장기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암 세포만 죽이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도 가능하다. 하지만 암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늦게 발견되면 수술 성적이 좋지 않거나 수술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 17살의 고등학생이 왔는데, 위암 4기였다며 안타까워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암이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아직 의료계에 남아 있는 숙제다.


수술, 약물, 방사선 등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암을 치료하는 시대다. 뿐만 아니라 통증 관리, 환자와 가족의 정신건강, 환자의 사회복귀 등 치료 후 관리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암 치료 후에도 의료진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고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같은 것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노 원장은 “암은 이제 만성질환처럼 평범한 병이 돼 버렸다”며 “암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조기진단이나 치료뿐 아니라 앞으로는 예방과 암 치료 후 삶의 질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사진: 염동우

2015/03/02 14:21 2015/03/02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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