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사망률 15년 새 73% 증가… 암 발생 느는데 조기 발견율 낮아
50세부터 5년 간격 내시경 검사


국내 대장암 사망률이 크게 높아져 위암 사망률을 앞질렀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 사망률은 2001년 10만명 당 9.5명에서 2016년 16.5명으로 73%나 증가했다. 올해는 암 사망률 통계가 나온 1983년 이후 처음으로 대장암 사망률이 위암 사망률(10만명 당 16.2명, 2016년 기준)을 앞섰다.

대장암 사망률이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거에 비해 대장암 발생이 많은데, 국민들은 여전히 대장암 검진에 소홀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 당 45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국제암연구소, 2012년 기준). 국립암센터 대장암센터 한경수 전문의는 "대장암 사망률을 줄이려면 활발한 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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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기 대장암 발견 비율 39%에 불과

대장암은 암이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은 1~2기에 치료하면 생존율이 96% 이상이다. 하지만 이때 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39.7%에 불과하다. 반면 위암의 경우 1~ 2기에 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61%에 달한다. 사람들이 대장암보다 위암 검사에 더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5년 국가암검진으로 위암 검사(위내시경)를 받은 비율이 약 75%인 반면 대장암 검사(분변잠혈검사·변에 혈액이 섞였는지 확인하는 검사)를 받은 비율은 약 30%였다. 분별잠혈검사에서 이상소견이 나오면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하는데, 이후 이를 실천하는 비율도 43%에 그쳤다.


대장암 검사 참여율이 낮은 이유는 뭘까? 한경수 전문의는 "분변잠혈검사의 경우 치질 등 다른 이유로 변에 피가 섞이기도 해 검사 효용성을 무시하는 사람이 많다"며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 장내 세척을 위해 쓴 약을 먹고 설사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워 검사를 꺼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변잠혈검사와 대장내시경은 대장암 사망률을 각각 15%, 65% 낮출 정도로 효과가 분명한 검사이다(국립암센터 자료). 지난 2012년 스위스에서는 대장내시경이 대장암 사망률을 88%까지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는 "대장내시경으로는 조기암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5~10년 뒤 암으로 변하는 선종을 바로 뗄 수도 있다"며 "분변잠혈검사를 비롯해 내시경 검사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증상 없어도 50세부터 내시경 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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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50세가 되는 해부터 5년 간격으로 내시경 검사를 해야 한다.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소견이 없으면 이후 5년간 분변잠혈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 사이 암이 생길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내시경 검사를 받고 5년이 지나 다시 내시경을 받아야 하는데 못받고 있다면 다음 내시경 검사 때까지 1년 간격으로 분별잠혈검사를 받는다. 고신대복음병원 소화기내과 박선자 교수는 "대장암 3기까지 진행돼도 변에 피가 섞이지 않는 경우가 있어, 분변잠혈검사보다 내시경 검사를 우선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편, 50세가 안 됐어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내시경을 미리 받아야 한다. 가족 환자의 발병 나이에서 10살을 뺀 나이부터 5년에 한 번씩 받으면 된다. 아버지가 55세에 대장암이 발생했다면 아들은 45세부터 내시경을 받는 식이다.


병원을 선택할 때는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홈페이지에서 '우수내시경실 인증'을 받은 병·의원을 검색해 방문하는 게 좋다. 경험이 적은 의사가 내시경 검사를 하면, 위험한 용종도 그냥 지나칠 수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내시경 시설, 의료진의 용종 발견율 등을 평가해 일정 수준을 넘는 병원만 선별해 인증하고 있다.


◇평소 지방 섭취 줄이고 활동량 늘려야

대장암 발병을 처음부터 막는 것도 중요하다. 우선 고기 등 기름진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김남규 교수는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이를 소화시키기 위해 담즙이 많이 분비되는데, 담즙이 대장에서 발암 물질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운동 등을 통해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한다. 몸을 움직이면 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지고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이에 따라 대변 속 발암물질이 장 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이 줄면서 암 발생 위험이 떨어진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lh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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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0:04 2017/10/16 10:04

까다로운 두경부암, 로봇수술로 치료 성공률 높인다


삶을 영우하는 데 필수인 숨 쉬고, 먹고, 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모여 있는 두경부
두경부암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등 목 안에 생기는 암을 총칭한다. 얼마 전 유병 배우로 인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비인두암도 두경부암에 속한다.


50달러 지폐에 그려진 미국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 오페라<나비부인>과 <투란도트>를 만든 작곡가 푸치니, 뉴욕 양키즈의 전설적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 세계인이 사랑하는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 이들은 모두 두경부암으로 고통받았다.


원인 : 담배와 술, 인유두종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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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는 구강암과 인두암, 후두암의 대표적 발암 인자로 꼽힌다. 후두암으로 고통받았던 푸치니와 편도암으로 사망한 그랜트 대통령은 모두 소문난 애연가였다.

그런데 최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술, 담배와 더불어 두경부암의 대표적 위험 인자임이 밝혀졌다. 2014년 세계두경부종양학회 개막식에 참석한 마이클 더글라스는 자신이 구인두암(설근부암)을 앓고 있음을 밝히며 두경부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세브란스병원(이비인후과와 병리과의 공동 연구)은 2005년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구인두암의 약 70%에서 직접적 원인이 된다는 과학적 중거를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인 구인두암이 전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증상 : 구강 내 궤양과 출혈, 목 안의 불편감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구강 내 잘 낫지 않는 궤양, 지속되는 목 안의 이물감과 삼킴시 불편감, 점차 심해지는 음성 변화, 구강 또는 비강의 출혈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두경부암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특히 두경부암은 목의 림프절로 전이가 잘되므로, 40대 이상은 목에서 수주간 지속되는 무통성 종물이 만져진다면 반드시 두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료 : 로봇수술과 다학제 치료
두경부는 해부학의 꽃이라 불릴 만큼 복잡한 구조 때문에 수술이 상당히 어렵다. 게다가 수술 후 호흡장애, 음성장애, 연하(삼킴)장애가 거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두경부암 수술은 곧 두려움을 상징했다. 그러나 구강을 통해 최소 침습적으로 접근해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수술 후 생존율 증가와 후유증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두경부암은 수술과 항암약물치료, 방사선치료가 조화를 이룬 다학제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 암이다. 최근 방사선치료의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과 표적치료 항암제가 개발되어 두경부암 치료 전망은 더욱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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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과 절주, 구강 청결, 그리고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구강내 잘 낫지않는 궤양, 지속되는 목안의 아물감과 삼킴 시 불편감, 점차 심해지는 음성변화, 구강 또는 비강 내 출혈 등의 증세가 있으면 두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한다.



출처 : 세브란스병원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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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3 11:27 2017/10/13 11:27

도전! 우리의 치료가 세계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날까지


"로봇수술을 처음 도입한 나라는 미국이지만, 적용 범위를 넓히고 뛰어난 성과를 끌어내는 면에서는 우리가 단연 앞서고 있습니다. 인두암 조기병변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00%에 육박합니다. 진행된 편도암이나 혀뿌리암도 84%,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후두암이나 하인두암도 70%에 이릅니다. 우리 병원의 치료가 세계에서 제일 좋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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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헌 교수의 수술실에 외국인 의사 서넛이 섞여 있는 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다.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두경부암 로봇수술 훈련 코스를 만든 이래, 김세헌 교수에게 연수를 받은 두경부암 외과의사는 로봇수술을 하지 않는 중국을 제외하면 일본과 대만, 싱가폴 등 아시아 선두 그룹과 미국, 유럽을 포함해 21개국 200여 명에 달한다. 2011년부터 김세헌 교수는 세계 최초로 두경부암 로봇수술 국제 심포지엄을 열어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를 진행하는 등 독보적인 우위로 두경부암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암센터(Memorial Sloan-Kettering Cancer Center)로 연수를 떠난 김세헌 교수(이비인후과)는 초장부터 난감한 상황에 맞닥뜨렸다. 다들 제 연구에 몰두할 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1997년 한국은 IMF 사태로 절망의 도가니였다. 갈림길에 선 김 교수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자발적으로 실험실을 정리하고 실험용 동물 우리를 청소하며 동료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완강해 보이던 이들이 차츰 곁을 주기 시작했다. 어렵게 트인 물꼬를 지켜가며 6개월 만에 독자적인 실험에 들어갔고, 1년 만에 박사논문을 마무리 지었으며 유명 저널에 논문이 실렸다. 까다롭기 짝이 없는 두경부암과 싸우면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는 김 교수의 내공은 그때부터 기초가 다져지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두경부는 인체의 어디를 말하는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뇌 밑에서 쇄골 위까지고 생각하면 됩니다. 구강, 인두, 후두, 경부를 아우르며 듣고, 냄새 맡고, 숨 쉬고, 말하고, 먹고, 감정을 표현하는 기능이 모두 여기에 몰려 있습니다. 뇌가 몸의 여러 곳으로 보내는 신호도 전부 두경부를 통과합니다. 심장에서 뇌로 올라가는 혈관들도 지나갑니다. 두경부암을 치료하는 의사는 구강암, 후두암, 편도나 혀뿌리에 생기는 구인두암, 침샘암, 뇌로 올라가는 신경의 종양, 기도 및 식도에 뿌리 내린 암들을 두루 다룹니다.


그렇게 복잡하고 예민한 자리에 암이 생기면 손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벽을 깨고 속에 든 암을 끄집어내는 개념으로 수술을 했습니다. 목 피부에 통로를 내고 종양까지 접근한 뒤에 암세포가 파고든 주변 조직까지 다 들어내고, 다리 같은 데서 조직을 떼어다가 동맥이 노출되지 않도록 결손 부위를 메우는 식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암을 잘 치료하고도 삶의 질이 크게 떨어져 환자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 너무 컸습니다. 후두암 수술에 성공했지만 목소리를 잃은 걸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가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인체 구조의 문제라면 안타깝긴 해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게 아닐까요?
로봇수술이 등장하면서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입을 통해 진입한 로봇 카메라는 인두와 후두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3차원으로 10배쯤 확대해 보여줍니다. 의사는 아이맥스영화를 보듯 커다란 화면으로 환자의 몸을 살피면서 최소한으로 절개한 자리를 통해 집어넣은 로봇 팔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암을 떼어냅니다. 암덩이에 다가가기 위해 주변 장기를 망가뜨리지 않아도 되니까 말하고, 먹고, 숨 쉬는 것 같은 기능을 최대한 지킬 수 있습니다. 다른 조직을 떼어다 결손 부위를 메울 일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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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두경부암 치료에는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의 3가지 전력적 무기가 적절히 사용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입니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암세포의 특성에 맞춰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거지요.


복잡한 기관이라도 도리어 로봇수술이 더 효과적인 셈이군요.
로봇수술은 2005년 미국에서 처음 적용되고 2008년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아시아에선 세브란스가 최초로 두경부암 로봇수술을 시행했습니다. 처음에는 병기가 1-2기인 환자만 대상으로 삼았지만 2014년부터는 3-4기의 진행된 암 수술에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더 깊고 좁아서 접근이 어려운 후두나 하인두의 암을 치료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편도나 혀뿌리에 생긴 초기 암에만 로봇수술을 적용하는 미국에 비해 발전 속도가 훨씬 빨랐던 거지요.


환자 입장에서는 술기의 발전 속도보다 수술결과 쪽에 관심이 더 많지 않을까요?
수술 성적도 우리가 미국을 15-20%정도 앞섭니다. 구인두암 조기병변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00%에 육박합니다. 진행된 편도암이나 혀뿌리암도 84%,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후두암이나 하인두암도 70%에 이릅니다. 세브란스병원의 치료가 세계에서 제일 좋은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병기가 3-4기에 이르는 환자에게서 이렇게 높은 성과를 내는 건 선행화학요법 후 로봇수술을 하고 맞춤형 방사선치료를 시행한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아주 반가운 소식일 것 같습니다. 치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두경부암의 경우, 처음 발병한 자리의 암이 3-4기면 장기를 들어내야 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저희 두경부암센터에서는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이 암세포의 특성에 맞춰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적절한 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합니다. 다학제 팀으로 함께 접근하는 거지요. 먼저 화학요법을 써서 암 크기를 대폭 줄인 다음, 로봇수술을 시행합니다. 환자의 인두와 후두 등 주요 장기를 보존하기 위한 두경부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입니다. 지난 7월엔 이와 같은 치료법이 세계적인 저널(Annals of Surgical Oncology)에 게재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말씀해주시면 이해하기 더 쉬울 것 같습니다.
5-6년 전 수술한 68세 환자가 기억납니다. 병기가 많이 진행돼서 예후를 설명했더니 환자분이 매우 절망하시더군요. 후두 밖으로 튀어나올 만큼 종양이 크고 임파선 전이도 심해서 뇌로 올라가는 경동맥을 다 둘러싸고 있었습니다. 수술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어서 앞서 설명한 대로 먼저 항암약물치료로 암 크기를 드라마틱하게 줄인 후 로봇수술로 남은 암 덩어리를 제거했습니다. 결과요? 지금껏 건강하게 밭일 하며 잘 지내시지요. 숨 쉬고, 잡숫고, 말씀하는 데 전혀 지장 없고요.


먹고 말하고 숨 쉬는 기능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두경부암 환자들을 위해 무엇보다 최선의 치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자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최선의 조합을 이끌어낼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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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적인 내용이네요. '처음'에는 '위험 부담'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첫 케이스를 앞두고 두렵지는 않으셨습니까?
2008년, 아시아 최초로 로봇수술 일정을 잡았습니다. 주위에서 염려가 엄청 많았습니다. 수술 전날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병원장님이었습니다. "김 선생, 아무 걱정 말고 해요. 내가 다 책임질게." 그때 정말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았습니다. 무엇이든 처음 시도하는 것에는 우려와 걱정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도전하는 이를 격려하는 세브란스병원의 특별한 정신이 있으므로 오늘날 세브란스의 The First & The Best가 가능했다고 봅니다.


말씀을 들으니 훌륭한 리더, 좋은 선배를 만나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분들의 격려가 있었습니다. 국내 최초 두경부암 수술 기록을 가진 홍원표 교수님, 후두에 관심을 갖도록 이끌어주신 김광문 교수님, 그리고 두경부 수술의 전설인 닥터 샤(jatin P.Shah)같은 분들이 저에게는 모두 멘토입니다. 돌아가신 이원상 교수님으로부터도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닥터 샤에게 연수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셨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좋은 말씀으로 격려해주셨거든요.


이제 오늘을 이끄는 주자가 되셨습니다. 내일을 이어받을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경험에 비춰보면 암 환자에게는 어떤 의사에게서 첫 치료를 받았느냐가 이후의 삶을 가름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 환자에게 나는 최고의 선택인가 스스로 물어야 한다"는 이원상 교수님의 말씀을 그대로 들려주고 싶습니다. 그러면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거듭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출처: 세브란스병원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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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2 14:50 2017/10/12 14:50

 청소년 흡연자 12.7세부터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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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청소년 중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흡연 시작 연령이 평균 12.7세로 나타났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이들 중 매일 흡연을 해 중독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13.6세였다. 흡연 시작 연령은 2008년 12.7세에서 변화가 없었지만, 매일 흡연을 시작하는 연령은 2008년 14세를 기준으로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박희민 교수는 "신체나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은 담배에 중독되기 쉽고, 신체적 악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흡연을 일찍 시작해 흡연 기간이 긴 사람이 췌장암 등에 더 쉽게 노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재환 교수팀이 올해 4월 발표한 '만성 췌장염의 원인과 진단'이라는 논문에서 흡연은 췌장염을 일으키는 위험인자인데, 특히 흡연량보다 장기간 계속된 흡연이 더 위험하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암예방센터 박지수 교수는 "여러 동물실험을 통해 담배 속 유해물질 중 '나이트로스 노르 니코틴(NNN)' 성분 등 니코틴 부산물이 췌장 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NNN은 담배 속 벤조피렌이나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발암물질처럼 즉시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지속적으로 쌓여 서서히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췌장염은 췌장암의 주요 위험 인자 중 하나기 때문에 장기간의 흡연은 췌장암의 위험도 높일 수 있다.

또 청소년기에는 인체 각 장기가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 흡연에 의한 악영향도 성인보다 크게 받는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는 "청소년기는 인체 각 장기의 세포가 충분히 분화하거나 성장하지 않은 초기 단계"라며 "이때 담배 속 독성 물질을 흡입하면, 세포 자체가 약해진 채로 성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성장한 세포들 때문에 각 장기도 취약한 채로 완성될 수 있다. 게다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은 담배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 담배에 중독되기도 쉬운데, 이로 인해 흡연 기간이 늘어나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금연도 어려워진다.

박희민 교수는 “담배를 통해 들어온 니코틴을 처리하기 위해 우리 몸은 니코틴 수용체를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니코틴 수용체가 니코틴과 결합할 때 뇌에 도파민이 생성돼 고양감이나 만족감을 준다”며 “흡연 기간이 길어지면, 더 효과적으로 만족감을 얻기 위해 많은 수의 니코틴 수용체가 만들어져 이 수용체들이 금단 증상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기에 흡연을 시작한 사람이라면, 일반 비흡연자보다 검진을 더 빨리 받는 등 건강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이를테면, 30갑 년(하루 한 갑씩 30년) 이상 흡연한 사람은 폐암 등에 노출되기 쉬워 더 이른 시기부터 폐 CT 검진을 시작하는 식이다. 췌장암의 경우에도 20년 이상 흡연했다면, 의료진과 상담해 췌장암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무엇보다 최대한 빨리 금연을 시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헬스조선 이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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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11:13 2017/10/11 11:13

연세의료원 윤도흠 원장, “2020년 암 치료장비 ‘중입자 치료기’ 가동”

⊙ 중입자 치료기 들어갈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 곧 착공
⊙ 정상세포에 해 입히지 않고 암세포만 표적 치료 … 세계에 10대뿐
⊙ 1억원 드는 해외진료, 3000만원대로 낮출 수 있어
⊙ 용인 동백세브란스 병원은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로 바꿔 추진 … 의사와 제약회사,
의료기기 업체가 한 곳에 모여 시너지효과 낼 것
⊙ 국내 최대량의 진료 데이터로 인공지능 진료 도전할 것 … 그것을 위해 100개 업체와 산학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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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연세의료원의 모태(母胎)는 제중원(濟衆院)이다. 1885년 개원한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이었다. 132년이 흐르는 동안 연세의료원은 국내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의 의료기관으로 우뚝 섰다. 취임 1년을 맞은 윤도흠(尹道欽·61) 의료원장 겸 연세대 의무부총장을 만나 대화했다.
 
윤 원장은 “연세의료원이 환자 수와 매출액에서는 아산병원에 이어 2위이며 아카데믹, 즉 논문 수 등의 연구업적에서는 서울대 병원 등에 이어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빅(Big) 3’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텐데 윤 원장은 야심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꿈의 암(癌) 치료장비’라는 중입자(重粒子·Baryon) 치료기’를 들여와 오는 2020년부터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 최초가 될 것이다. 소립자의 일종인 중입자 암 치료는 일본 국립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1994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치료법을 말한다.
 
원리는 광속(光速)의 80%에 달하는 초고속으로 방사된 미세한 탄소 입자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조직을 투과해 암세포가 있는 위치만 타격하는 것으로,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암세포에 중입자를 발사하여 치료기에서 미리 조절된 깊이에 도달하면 주변 암세포만을 파괴하고 사라지는 치료다.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는 간암 90%, 전립선암 100%, 폐암 80%, 재발된 암도 약 42% 완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입자 치료기는 ‘브랙 픽(Bragg peak)’ 효과로 인해 암세포 살상력이 높지만 정상 세포는 죽이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고통이 거의 없다.
 

중입자 치료기 기계값만 1200억원
 
— 그동안은 양성자 치료기가 알려져 있었습니다.
“양성자 치료기는 국내에 두 대가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가 가동하고 있지요. 중입자 치료기는 양성자 치료기보다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 그렇게 좋은데 왜 빨리 들여오지 않습니까.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가격이 양성자 치료기의 2배 정도 될 겁니다.”
 
— 2배라면 어느 정도 ….
“기계값만 1000억원에, 각종 스펙을 갖추려면 1200억 정도가 들어야 합니다. 기계의 덩치가 커서 건물 한 채를 새로 지어야 합니다. 한 400억~500억원 정도가 들지요. 그리고 일단 가동하면 매년 유지비만 5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그냥 단순히 기계 한 대가 아니군요.
“저희가 최근에 중입자 치료기를 설치할 부지를 정했는데요, 지하 3층에 지상 3층, 연건평은 1만8480m², 즉 5600평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연세의료원 내 심장혈관병원 주차장 자리에 곧 공사를 착공할 예정입니다.”

— 중입자 치료기가 가동되면 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겠군요.
“전립선암이나 폐암 환자들이 주로 일본에 가서 중입자 치료를 받는 데 1억원이 듭니다.”

— 며칠이나 치료받기에 1억원이 듭니까.
“한번 치료라는 것이 보통 패키지 형태입니다. 많으면 10번, 적으면 5번을 치료 받는데 그 정도 비용이 듭니다.”

— 국내에서는요.
“약 3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부담이 확 줄어들지요. 거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더 저렴해지겠지요. 양성자 치료에 대해서도 최근부터 보험이 적용됐으니 중입자 치료기도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의할 것은 이 중입자 치료기가 모든 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 치료기가 몇 대나 있습니까.
“일본에 4대, 중국에 1대, 유럽에 2~3대가 있고 미국은 건설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상상하기 힘든 거액이 소요되는데 수지는 맞나요.
“환자를 치료하면서 돈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좀 조심스럽지만 적자(赤字)를 각오하고 내린 결정입니다. 암 환자들께서 막대한 비용을 물도록 우리가 방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물론 치료방사선과 교수들이야 절대로 적자가 안 난다고 주장하지만, 하하. 올해 건물을 짓는 공사에 착공하면 완공하는 데 20~25개월이 걸릴 것이고 장비를 들여오기 시작해 세팅하고 시범가동하는 데 10개월 정도가 예상됩니다.”


용인에 연세 의료복합 산업단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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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동백신도시의 세브란스 병원은 말이 많았지요?
“2014년 12월에 병원 건축이 잠정 중단됐습니다. 여기엔 사연이 많아요.”
 
— 어떤 사연입니까.
“처음에 용인 동백신도시를 건설할 때 건축업자들이 땅을 무상으로 증여할 테니 신도시 거주자들을 위한 병원을 지어 달라고 해서 시작된 게 용인 동백세브란스 병원 건립의 시초입니다. 사실 용인에는 대학병원이 없어서 환자들이 분당이나 수원으로 가야 했습니다. 여기서도 돈 문제가 나오는 게 죄송스럽지만 병원을 짓고 장비를 들여오려면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 아무리 병원이라도 손해 보면서 운영할 순 없지요.
“게다가 아무래도 서울이 아닌 지방이다 보니 전공의를 확보할 수도 없고 교수들을 보내려면 인건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결국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 계획을 중단한 것이지요.”
 
— 그럼 무슨 계기로 다시 시작하게 됐나요. 명칭이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로 아주 거창한데.
“처음에는 용인 동백세브란스 병원을 재난(災難) 전문 병원으로 만들어 볼까도 생각해 봤어요. 2014년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해서 재난 전문 병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부결되고 부결되고 하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용인시에서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줄 테니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로 계획을 바꾸자는 제안을 해 왔고 우리가 수락한 거지요.”
 
—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는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한마디로 같은 공간 내에서 의사와 제약회사·의료기기 제작회사가 함께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요. 더구나 요즘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타이밍도 좋았습니다.”
 
— 말씀대로라면 이 의료복합 콤플렉스에 국내 최고의 의사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새로운 치료법이나 치료기계를 개발한다는 것이군요.
“한국 의사들의 수술법이 세계 최고입니다. 손으로 직접 하는 것뿐 아니라 로봇을 이용한 수술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이 콤플렉스에 로봇 수술 트레이닝 센터를 만든다면 전 세계의 의사들이 배우러 올 겁니다. 로봇 수술 트레이닝을 받은 뒤에는 임상을 보면서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겠지요.”
 
— 콤플렉스의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 있는 부지가 2만3000평에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약 4만평이 되니 6만3000평인 셈이지요.”
 
— 이 콤플렉스는 언제 완공됩니까.
“이것도 2020년 2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연세의료원은 2020년하고 인연이 깊네요. 병상(病床) 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처음에는 1000베드 정도로 생각했다가 755병상으로 낮췄고요. 대신 종합병원뿐 아니라 의료 R&D단지, 의료관광시설, 의료 관련 최첨단 산업체 및 연구소와 함께 대규모 편의시설도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 콤플렉스가 완공되면 최첨단 진료는 물론 산학연관(産學硏官)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래 한국의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허브가 될 것입니다.”
 
 
1세기 이상 축적된 빅테이터 활용
 
 — 연세의료원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바탕이 될 수 있도록 보유한 모든 데이터를 통합·정제·제공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세의료원은 올해로 창립 132주년을 맞았습니다. 연세의료원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현대의학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세기 이상 축적한 방대한 분량의 의료 데이터는 하나같이 ‘한국인’이 지닌 질환별 특성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소중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지요.”
 
—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자원이나 마찬가지 존재지요.
“그렇습니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누가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를 통합, 분석해서 활용하기 쉬운 플랫폼 형태로 갖추어 놓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 연세의료원은 국내 여느 기관을 압도하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최고급 인력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업체들과 연계한다면 미래형 발전적 플랫폼 구축 사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 지난 3월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 IT기업 10개사와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지요?
“그것이 앞서 말씀드린 데이터를 통합·정제·제공하는 시스템 구축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10개 회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외에 디에스이트레이드, 아임클라우드, 센서웨이, 마젤원, 디엔에이링크 등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수준 높은 성과를 양산하고 있는 회사들도 대거 참가했습니다.”
 
— 결국 데이터를 통합·정제·제공한다는 것은 이 데이터를 학습시켜 인공지능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 분야는 미국이 앞서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저희가 데이터를 정제한다는 것은 영어로 마이닝(mining)이라고 하는데 만일 편리한 것만 따진다면 미국 것을 따라하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가진 데이터는 그들의 것이고 연세의료원이 가진 것은 ‘한국인의 것’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형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인공지능 치료 시대 열린다
 
— 인공지능이 치료를 맡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지금도 IBM 왓슨 같은 경우 항암 처방을 내립니다. 우리도 데이터의 총합(總合)에서는 정점이 있기 때문에 멀지 않은 시일 내에 그런 처방이 가능해집니다.”
 
— 인공지능 치료가 시작되면 병원의 그림 자체가 달라지겠군요.
“예전에는 병원의 경쟁력이 어떤 명의(名醫)를 모셔 오느냐, 그 병원에 어떤 새로운 기계가 있느냐로 결정됐습니다.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그런 게 모두 무의미해집니다.”
 
— 그렇지만 이런 미지의 세계를 걷는 데 병원으로서는 위험부담이 있지요.
“맞습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엄청난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컨드 팔로워(Second follower)는 퍼스트 무버의 뒤를 따르며 눈치를 보니 돈은 줄일 수 있지만 역시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 병원마다 인공지능에 대비하고 있겠네요.
“아마 상위권 병원들은 전부 필사적일 겁니다. 여기서 제가 정부에 바라는 게 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바이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병원들이 중복 투자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저는 정부가 중복 투자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개 IT기업과 공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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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 IT기업 10개사와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더 늘릴 계획입니까.
“이것은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기업을 유치하려는 계획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전 이것을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 프로젝트’라고 명명했습니다.
 
— 중입자 치료기도 2020년, 용인 동백 콤플렉스도 2020년인데 또 2020년입니다.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프로젝트와 ‘디지털 세브란스 2020’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당연히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업체에는 연세의료원 산하 대학과 병원과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전문 연구인력을 적극 개방할 겁니다. 그게 진정한 산학 공동연구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폐쇄적이어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 윤 원장께서는 ‘융합 사이언스 파크’도 추진하고 있다는데, 사업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 거 같습니다.
“융합 사이언스 파크는 대학본부와 최근에 추진 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 융합 사이언스 파크 구상은 기초·응용·임상연구간 협업(協業)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만일 이학(理學)·공학·의학의 두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장벽을 허물고 연구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정확한 장소는 학과간 의견 조정이 필요해 당분간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까 전공의를 확보하기가 힘들다고 하셨는데 그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약간 주제가 다른 것인데 …, 사실 우리나라 병원계가 질 높은 진료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공의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런데 전공의들은 한 병원에 소속된 임상의사이면서 전공 진료과의 심화교육을 받는 학생이라는 상반된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근무시간과 처우 측면에서 병원별로 차이가 큽니다. 전공의들이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는 데는 타당한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작년 12월 23일 시행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은 이런 전공의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병원계와 전공의단체 그리고 정부가 합의를 이룬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요.”

— 예전에는 전공의들이 거의 쉬지도 못하고 일했지요.
“제가 학생일 때도 그랬습니다만, 전공의 특별법의 가장 핵심사항은 사실 근무시간의 제한(주당 80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세브란스 산하 병원에서는 입원환자를 전담해 진료를 책임지는 병동 전담 전문의 제도를 최근에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근무시간을 줄여 주기 위해 진료 지원 업무에서 자동화와 전산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고요.”
 
— 연세의료원에는 전공의가 몇 명이나 됩니까.
“인턴이 199명, 전공의가 691명으로 900여 명 됩니다. 사실 병동마다 전공의가 있으면 환자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겨 전공의를 찾느라 수술실로 연락하는 등 난리법석인 적도 있었거든요. 다만 전공의들이 공공재(公共財)로서 높은 진료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저부담으로 제공하고 군에 입대해서는 군의관 혹은 공보의로 국가와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정 부분 국고 보조가 있었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저는 의료계를 볼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단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최고 우수한 인재들은 의사가 되고 제일 미련한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농담도 있지요.
“앞서 전공의 문제를 말씀드렸지만 꽤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0.01%에 해당하는 인재들이 전부 의대를 지망했어요. 그런데 문제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대에 오는 학생들은 전부 1등 외에는 다른 등수를 모르고 살아온 학생들입니다. 그런데 130명의 1등을 모아 놓으면 다시 1등과 130등이라는 숫자가 주어지지요.”
 
— 못 참겠네요, 1등만 하던 학생들이라.
그렇지요. 그래서 좌절하는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인재들을 다른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재력이 대단한 이들이 사장된다면 국가적으로 너무 큰 손실이 아니겠습니까.”

— 예를 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굳이 예를 든다면 진료 이외에 갈 수 있는 트랙이 너무 없는데 그것을 열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병원마다 진료기록(EMR)도 다른데 이것을 표준화시킨다면 또 다른 출구가 될 수도 있고요.”
 
 
“세브란스 병원은 3등쯤”
 
— 연세대 의대생들의 수능점수가 서울대 의대생들과 비슷하다는데 서울대 병원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서울대 의대생들보다 높다곤 할 수 없지만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저희 병원이 환자 수나 매출액 면에서는 아산병원에 이어 2위입니다.”
 
— 연구성과, 예를 들어 논문 발표 수 같은 것은요.
“아카데믹한 쪽은 아무래도 서울대 병원이 1위지요. 의사 수에 비해 진료해야 할 환자 수가 적으니까 상대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을 겁니다. 2위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산병원일 거고 우리는 3등쯤 될 겁니다.”
 
— 원장님 사무실을 찾느라고 안내데스크를 봤더니 웬 외국인이 근무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병원의 수익이 해외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서 많이 나니까 외국인 안내원을 배치했습니다. 문 국장이 본 안내원은 러시아인입니다. 처음에는 러시아에서 환자가 많이 왔다가 지금은 경제가 안 좋아 조금 줄었습니다. 대신 중동 쪽 환자가 늘었고요. 아무래도 각 대형 병원들은 해외환자 유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 아까 원장님께서 돈 문제를 거론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하셨습니다만 병원이 적자 보고 진료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영리(營利)병원이라는 말 자체도 처음부터 잘못 지은 것인데, 현재 병원이 수익을 내는 부분은 해외환자 유치와 중계연구 정도일 겁니다. 중계연구는 기업과 연계해야 하는 분야인데 아직 비중이 미미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글로벌 임상과 함께 신경을 써야 하지요.”
 
— 학교는 연세대를 나오셨고 혹시 고등학교는 어디 나오셨나요.
“신설동의 대광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 그럼 계속 전교 1등 하셨습니까.
“무슨 말씀을. 대광고가 서울대 진학자가 적을 뿐이지 연세대는 70~80명씩 보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굉장히 우수한 학교입니다. 지금 고려대 병원장도 저와 같은 대광고 동문인데요.”


출처 | 월간조선 201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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