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 비법, 일상이 만들어낸다

'암'이나 '항암치료'라는 단어는 여전히 두려움을 가져다 준다. 그러나 환자와 가족들의 노력에 따라 항암치료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는 일상의 비법들을 십계명으로 정리해보았다.


1. 치료의 목적을 기억하자
암종에 따라 항암치료 종류와 방법이 달라지며, 같은 항암치료도 병기와 환자 상태 등을 고려해 과정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주위에 같은 암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어도, 어떤 목적으로 어떤 치료를 받는지에 따라 항암치료 기간과 치료 과정은 달라진다. 어떤 과정을 거치든 이는 모두 환자를 낫게 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하는 치료임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2. 의료진을 신뢰하자
의료진은 수많은 암 환자들을 치료해왔으며, 항상 더 좋은 치료를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상담하고 싶거나 궁금한 점들을 미리 메모해두면 의료진과 면담할 때 크게 도움이 된다. 나를 돌보는 모든 의료진은 항상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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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확실한 정보에 흔들리지 말자
의료진들이 오랜 기간 암 치료를 해온 경험을 비추어볼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도하는 건강 정보와 건강보조식품들은 대부분 효과가 없다. 때론 그 부작용으로 다른 암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어 오히려 병이 진행되는 경우 마저 있다. 따라서 암에 대한 정보를 얻을 때는 믿을 만한 근거가 있는 자료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치료는 주변 사람이 아닌 나의 주치의와 상의한다.


4. 통증과 부작용, 참지 말자
항암치료 중에는 구역, 구토, 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암으로 인한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불편감은 암과 항암치료에 대해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들이다. 이러한 신호를 억지로 견딜 경우, 나중에는 몸 상태가 심각하게 나빠져 오히려 암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부작용과 통증이 때론 암의 진행이나 합병증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이 제공하는 약물이나 대증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5. 몸에 맞게 꾸준히 운동한다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유지하되, 준비 운동을 충분히 하고 운동 후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항암치료 중에는 일정 기간 백혈구 수가 감소하고 전신 상태가 나빠지는 일도 있으므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무리하지 말고 충분히 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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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스크 착용과 손 위생 관리는 필수
가벼운 염증이나 감기 때문에 ㅋ게 앓거나 입원치료를 받는 암 환자들도 있다.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전 후에는 비누와 세정제를 이용해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독감이나 폐렴 등 예방접종이 도움이 되는 감염병의 경우, 예방접종을 받기 전에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다.



7. 술과 담배는 절대 금물!

술과 담배는 항암치료 효과를 낮추고 면역력을 약화시켜 감염의 가능성을 높이는 등 암 치료에 나쁜 영향을 준다. "암 치료로 자꾸 스트레스를 받아서""습관을 바꾸기 어려워서"같은 이유로 술 이나 담배를 찾는 이들이 있지만, 건강한 몸 관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 몸을 낫게하는 방법임을 기억하고, 술이나 담배는 최대한 멀리하자



8. 조금씩 자주 먹는다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은 면역력과 장 기능이 예전보다 감소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날 음식과 탈이 나기 쉬운 음식을 먹으면 장 또는 전신에 염증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살코기(육류), 생선, 달걀 등 과 채소로 식단을 꾸리되, 충분히 익혀 먹고 조금씩 자주 섭취해 장의 부담을 줄이자.


9.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
가족과 친구들은 암 치료의 힘든 길을 함께 걸어가는 소중한 동료들이다. 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그 마음을 충분히 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숨을 내쉬고 싶을 만큼 힘든 때야 말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엔 적기가 아닐까? 내 곁을 지켜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소와 함께 "당신이 있어 주어 참 고맙다"는 말을 건네보자.


10. 가장 좋은 보조제는 긍정과 희망의 마음
당신은 힘들고 괴로운 순간을 용감하게 이겨내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우울 할 수록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한다. 암을 이겨낸 후에 무
엇을 할지 꿈꿔보며 우울함을 털어내자.



글 박지수 교수(암예방센터)
출처 세브란스병원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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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15:49 2017/12/05 15:49

암 환자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다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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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35명 중 1명,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암 치료 후 생존하고 잇다. 또 암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으로 34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암 환자는 정말 우리 가까이에 있다. 암을 경험하는 대부분의 이들이 항암치료의 가파른 고지를 넘는다. 이제는 기본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항암치료.


항암치료, 누구냐 너는?
'항암치료 후유증''항암치료 부작용', 인터넷에서 '항암치료'를 검색하면 곧바로 뜨는 연관 검색어다. 그러나 항암치료의 득실을 치밀하게 따져보았을 때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월등히 많다고 예상된다면 항암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선생님, 항암치료를 꼭 해야 하나요?
항암치료는 오히려 체력을 떨어뜨려서 몸 컨디션이 굉장히 나빠진다고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대신 공기 좋은 산속에서 자연 치료를 하고 싶어요."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꼭 듣는 말이다. 사실 부작용 없이 효과만 있는 치료는 이 세상에 없다. 항암치료도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동반 된다. 게다가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에 이미 암 때문에 불편한 증상을 느끼고 있는 환자가 항암치료에 따르는 고통과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는 의사는 항암치료의 득실을 치밀하게 따져본 후 치료를 통해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월등히 많다고 예상될 때 항암치료를 권한다. 실제로 전이 암으로 진단받고도 항암치료로 건강을 많이 되찾아서 가족과의 여행은 물론 직장생활까지 병행하는 환자들이 많다. 이런 환자들을 매일 만나고 진료하는 종양내과 의사로서,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항암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항암치료에 대한 오해를 불식 시키기위해, 항암치료에 대해 확실히 알아보자.

 

암 종류와 병기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항암치료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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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항암제가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암 완치에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다. 근치적 암 수술의 원칙은 몸 안에 암세포를 남겨 두지 않고 모조리 제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을 할 때는 암덩어리를 포함해 암세포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부분까지 함께 제거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가 남아 있을 경우 이것은 재발관 전이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재발 빈도가 높다고 알려진 고위험 환자는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미세한 암세포들을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 수술 후 추가적으로 항암치료를 받으며, 이를 '보조 항암치료'라고 한다. 보조 항암치료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등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선행 항암치료
선행 항암치료는 수술 전에 먼저 시행하는 항암치료를 말한다. 즉 항암치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일부 유방암의 경우 선행 항암치료를 통해 암 덩어리를 줄인 뒤 유방 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으며, 염증성 유방암처럼 수술이 불가능한 암은 선행 항암치료로 암 덩어리가 작아지면 수술이 가능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선행 항암치료는 치료 효과 증진과 더불어 미용적, 기능적인 이유로 시행된다. 직장암의 경우, 선행 항암/방사선치료를 통해 암이 줄어들면 항문을 살릴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평생 장루를 달아야하는 불편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선행 항암치료의 효과가 모든 암에서 입증된 것은 아니며, 유방암과 두경부암, 골육종 등 몇 가지 종양에 국한 되어 있다.


고식적(완화) 항암치료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고식적 혹은 완화 항암치료는 보통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는 4기 암 환자들이 주로 받는다. 완치까지 기대하기 힘든 환자들의 경우, 항암치료를 통해 암을 줄이거나 혹은 커지지 않도록 조절하면서 암으로 인한 고통과 항암치료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삶의 질을 유지하며 최대한 오래 잘 사는 것이 치료 목표다.


근치적 항암치료
근치적 항암치료란 암을 완전히 뿌리 뽑고 완치를 이루기위해 시행하는 항암치료다. 림프종, 백혈병, 생식세포종양 등은 전이가 되었어도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아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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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입되고 있는 표적항암제, 종양면역항암제 등을 통해 전이가 된 암 환자도 장기 생존이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다.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며, 약제 감량이나 변경 등으로도 대처할 수 있다.


글 범승훈 교수(종양내과)
출처 세브란스병원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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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09:47 2017/11/29 09:47

까다로운 두경부암, 로봇수술로 치료 성공률 높인다


삶을 영우하는 데 필수인 숨 쉬고, 먹고, 말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 모여 있는 두경부
두경부암은 구강암, 인두암, 후두암 등 목 안에 생기는 암을 총칭한다. 얼마 전 유병 배우로 인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른 비인두암도 두경부암에 속한다.


50달러 지폐에 그려진 미국 18대 대통령 율리시스 그랜트, 오페라<나비부인>과 <투란도트>를 만든 작곡가 푸치니, 뉴욕 양키즈의 전설적 홈런 타자 베이브 루스, 세계인이 사랑하는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 이들은 모두 두경부암으로 고통받았다.


원인 : 담배와 술, 인유두종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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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담배는 구강암과 인두암, 후두암의 대표적 발암 인자로 꼽힌다. 후두암으로 고통받았던 푸치니와 편도암으로 사망한 그랜트 대통령은 모두 소문난 애연가였다.

그런데 최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술, 담배와 더불어 두경부암의 대표적 위험 인자임이 밝혀졌다. 2014년 세계두경부종양학회 개막식에 참석한 마이클 더글라스는 자신이 구인두암(설근부암)을 앓고 있음을 밝히며 두경부암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세브란스병원(이비인후과와 병리과의 공동 연구)은 2005년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구인두암의 약 70%에서 직접적 원인이 된다는 과학적 중거를 세계에서 선도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원인인 구인두암이 전세계적으로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증상 : 구강 내 궤양과 출혈, 목 안의 불편감
두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구강 내 잘 낫지 않는 궤양, 지속되는 목 안의 이물감과 삼킴시 불편감, 점차 심해지는 음성 변화, 구강 또는 비강의 출혈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두경부암 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특히 두경부암은 목의 림프절로 전이가 잘되므로, 40대 이상은 목에서 수주간 지속되는 무통성 종물이 만져진다면 반드시 두경부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치료 : 로봇수술과 다학제 치료
두경부는 해부학의 꽃이라 불릴 만큼 복잡한 구조 때문에 수술이 상당히 어렵다. 게다가 수술 후 호흡장애, 음성장애, 연하(삼킴)장애가 거의 숙명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두경부암 수술은 곧 두려움을 상징했다. 그러나 구강을 통해 최소 침습적으로 접근해 기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로봇수술이 도입되면서, 수술 후 생존율 증가와 후유증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두경부암은 수술과 항암약물치료, 방사선치료가 조화를 이룬 다학제 치료가 필요한 대표적 암이다. 최근 방사선치료의 합병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과 표적치료 항암제가 개발되어 두경부암 치료 전망은 더욱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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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금연과 절주, 구강 청결, 그리고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구강내 잘 낫지않는 궤양, 지속되는 목안의 아물감과 삼킴 시 불편감, 점차 심해지는 음성변화, 구강 또는 비강 내 출혈 등의 증세가 있으면 두경부암 검진을 받도록 한다.



출처 : 세브란스병원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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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3 11:27 2017/10/13 11:27

연세의료원 윤도흠 원장, “2020년 암 치료장비 ‘중입자 치료기’ 가동”

⊙ 중입자 치료기 들어갈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건물 곧 착공
⊙ 정상세포에 해 입히지 않고 암세포만 표적 치료 … 세계에 10대뿐
⊙ 1억원 드는 해외진료, 3000만원대로 낮출 수 있어
⊙ 용인 동백세브란스 병원은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로 바꿔 추진 … 의사와 제약회사,
의료기기 업체가 한 곳에 모여 시너지효과 낼 것
⊙ 국내 최대량의 진료 데이터로 인공지능 진료 도전할 것 … 그것을 위해 100개 업체와 산학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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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연세의료원의 모태(母胎)는 제중원(濟衆院)이다. 1885년 개원한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이었다. 132년이 흐르는 동안 연세의료원은 국내 최고(最古)이자 최고(最高)의 의료기관으로 우뚝 섰다. 취임 1년을 맞은 윤도흠(尹道欽·61) 의료원장 겸 연세대 의무부총장을 만나 대화했다.
 
윤 원장은 “연세의료원이 환자 수와 매출액에서는 아산병원에 이어 2위이며 아카데믹, 즉 논문 수 등의 연구업적에서는 서울대 병원 등에 이어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종합하면 ‘국내 빅(Big) 3’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텐데 윤 원장은 야심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꿈의 암(癌) 치료장비’라는 중입자(重粒子·Baryon) 치료기’를 들여와 오는 2020년부터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 최초가 될 것이다. 소립자의 일종인 중입자 암 치료는 일본 국립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1994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치료법을 말한다.
 
원리는 광속(光速)의 80%에 달하는 초고속으로 방사된 미세한 탄소 입자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조직을 투과해 암세포가 있는 위치만 타격하는 것으로, 피부 안쪽 깊숙이 자리 잡은 암세포에 중입자를 발사하여 치료기에서 미리 조절된 깊이에 도달하면 주변 암세포만을 파괴하고 사라지는 치료다.
 
‘꿈의 암 치료기’라고 불리는 중입자 치료기는 간암 90%, 전립선암 100%, 폐암 80%, 재발된 암도 약 42% 완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입자 치료기는 ‘브랙 픽(Bragg peak)’ 효과로 인해 암세포 살상력이 높지만 정상 세포는 죽이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고통이 거의 없다.
 

중입자 치료기 기계값만 1200억원
 
— 그동안은 양성자 치료기가 알려져 있었습니다.
“양성자 치료기는 국내에 두 대가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과 국립암센터가 가동하고 있지요. 중입자 치료기는 양성자 치료기보다 훨씬 효과가 좋습니다.”

— 그렇게 좋은데 왜 빨리 들여오지 않습니까.
“비용이 만만치 않거든요. 가격이 양성자 치료기의 2배 정도 될 겁니다.”
 
— 2배라면 어느 정도 ….
“기계값만 1000억원에, 각종 스펙을 갖추려면 1200억 정도가 들어야 합니다. 기계의 덩치가 커서 건물 한 채를 새로 지어야 합니다. 한 400억~500억원 정도가 들지요. 그리고 일단 가동하면 매년 유지비만 5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그냥 단순히 기계 한 대가 아니군요.
“저희가 최근에 중입자 치료기를 설치할 부지를 정했는데요, 지하 3층에 지상 3층, 연건평은 1만8480m², 즉 5600평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연세의료원 내 심장혈관병원 주차장 자리에 곧 공사를 착공할 예정입니다.”

— 중입자 치료기가 가동되면 암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되겠군요.
“전립선암이나 폐암 환자들이 주로 일본에 가서 중입자 치료를 받는 데 1억원이 듭니다.”

— 며칠이나 치료받기에 1억원이 듭니까.
“한번 치료라는 것이 보통 패키지 형태입니다. 많으면 10번, 적으면 5번을 치료 받는데 그 정도 비용이 듭니다.”

— 국내에서는요.
“약 300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의 부담이 확 줄어들지요. 거기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더 저렴해지겠지요. 양성자 치료에 대해서도 최근부터 보험이 적용됐으니 중입자 치료기도 그렇게 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주의할 것은 이 중입자 치료기가 모든 암을 완치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 그렇다면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 치료기가 몇 대나 있습니까.
“일본에 4대, 중국에 1대, 유럽에 2~3대가 있고 미국은 건설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상상하기 힘든 거액이 소요되는데 수지는 맞나요.
“환자를 치료하면서 돈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좀 조심스럽지만 적자(赤字)를 각오하고 내린 결정입니다. 암 환자들께서 막대한 비용을 물도록 우리가 방치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물론 치료방사선과 교수들이야 절대로 적자가 안 난다고 주장하지만, 하하. 올해 건물을 짓는 공사에 착공하면 완공하는 데 20~25개월이 걸릴 것이고 장비를 들여오기 시작해 세팅하고 시범가동하는 데 10개월 정도가 예상됩니다.”


용인에 연세 의료복합 산업단지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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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동백신도시의 세브란스 병원은 말이 많았지요?
“2014년 12월에 병원 건축이 잠정 중단됐습니다. 여기엔 사연이 많아요.”
 
— 어떤 사연입니까.
“처음에 용인 동백신도시를 건설할 때 건축업자들이 땅을 무상으로 증여할 테니 신도시 거주자들을 위한 병원을 지어 달라고 해서 시작된 게 용인 동백세브란스 병원 건립의 시초입니다. 사실 용인에는 대학병원이 없어서 환자들이 분당이나 수원으로 가야 했습니다. 여기서도 돈 문제가 나오는 게 죄송스럽지만 병원을 짓고 장비를 들여오려면 엄청난 비용이 소요됩니다.”

— 아무리 병원이라도 손해 보면서 운영할 순 없지요.
“게다가 아무래도 서울이 아닌 지방이다 보니 전공의를 확보할 수도 없고 교수들을 보내려면 인건비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왔습니다. 결국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이 들어 계획을 중단한 것이지요.”
 
— 그럼 무슨 계기로 다시 시작하게 됐나요. 명칭이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로 아주 거창한데.
“처음에는 용인 동백세브란스 병원을 재난(災難) 전문 병원으로 만들어 볼까도 생각해 봤어요. 2014년에 세월호 사고가 발생해서 재난 전문 병원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잖아요. 그런데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부결되고 부결되고 하는 과정이 반복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용인시에서 인근 그린벨트를 풀어 줄 테니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로 계획을 바꾸자는 제안을 해 왔고 우리가 수락한 거지요.”
 
— ‘용인 연세 의료복합 도시첨단 산업단지 콤플렉스’는 무엇을 하는 곳입니까.
“한마디로 같은 공간 내에서 의사와 제약회사·의료기기 제작회사가 함께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요. 더구나 요즘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타이밍도 좋았습니다.”
 
— 말씀대로라면 이 의료복합 콤플렉스에 국내 최고의 의사들과 글로벌 기업들이 모여 새로운 치료법이나 치료기계를 개발한다는 것이군요.
“한국 의사들의 수술법이 세계 최고입니다. 손으로 직접 하는 것뿐 아니라 로봇을 이용한 수술도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이 콤플렉스에 로봇 수술 트레이닝 센터를 만든다면 전 세계의 의사들이 배우러 올 겁니다. 로봇 수술 트레이닝을 받은 뒤에는 임상을 보면서 더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겠지요.”
 
— 콤플렉스의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지금 있는 부지가 2만3000평에 그린벨트를 해제하면 약 4만평이 되니 6만3000평인 셈이지요.”
 
— 이 콤플렉스는 언제 완공됩니까.
“이것도 2020년 2월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 연세의료원은 2020년하고 인연이 깊네요. 병상(病床) 수는 어느 정도입니까.
“처음에는 1000베드 정도로 생각했다가 755병상으로 낮췄고요. 대신 종합병원뿐 아니라 의료 R&D단지, 의료관광시설, 의료 관련 최첨단 산업체 및 연구소와 함께 대규모 편의시설도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 콤플렉스가 완공되면 최첨단 진료는 물론 산학연관(産學硏官)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래 한국의 의료산업을 선도하는 허브가 될 것입니다.”
 
 
1세기 이상 축적된 빅테이터 활용
 
 — 연세의료원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바탕이 될 수 있도록 보유한 모든 데이터를 통합·정제·제공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세의료원은 올해로 창립 132주년을 맞았습니다. 연세의료원의 역사가 곧 대한민국 현대의학의 역사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 세기 이상 축적한 방대한 분량의 의료 데이터는 하나같이 ‘한국인’이 지닌 질환별 특성을 고스란히 보유하고 있는 소중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지요.”
 
—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자원이나 마찬가지 존재지요.
“그렇습니다.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누가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를 통합, 분석해서 활용하기 쉬운 플랫폼 형태로 갖추어 놓느냐’가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 연세의료원은 국내 여느 기관을 압도하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최고급 인력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고의 IT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업체들과 연계한다면 미래형 발전적 플랫폼 구축 사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 지난 3월에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 IT기업 10개사와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지요?
“그것이 앞서 말씀드린 데이터를 통합·정제·제공하는 시스템 구축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10개 회사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외에 디에스이트레이드, 아임클라우드, 센서웨이, 마젤원, 디엔에이링크 등 우리나라 디지털 헬스 분야에서 핵심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거나 수준 높은 성과를 양산하고 있는 회사들도 대거 참가했습니다.”
 
— 결국 데이터를 통합·정제·제공한다는 것은 이 데이터를 학습시켜 인공지능 형태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 분야는 미국이 앞서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저희가 데이터를 정제한다는 것은 영어로 마이닝(mining)이라고 하는데 만일 편리한 것만 따진다면 미국 것을 따라하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들이 가진 데이터는 그들의 것이고 연세의료원이 가진 것은 ‘한국인의 것’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형 인공지능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인공지능 치료 시대 열린다
 
— 인공지능이 치료를 맡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지금도 IBM 왓슨 같은 경우 항암 처방을 내립니다. 우리도 데이터의 총합(總合)에서는 정점이 있기 때문에 멀지 않은 시일 내에 그런 처방이 가능해집니다.”
 
— 인공지능 치료가 시작되면 병원의 그림 자체가 달라지겠군요.
“예전에는 병원의 경쟁력이 어떤 명의(名醫)를 모셔 오느냐, 그 병원에 어떤 새로운 기계가 있느냐로 결정됐습니다.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그런 게 모두 무의미해집니다.”
 
— 그렇지만 이런 미지의 세계를 걷는 데 병원으로서는 위험부담이 있지요.
“맞습니다.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엄청난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세컨드 팔로워(Second follower)는 퍼스트 무버의 뒤를 따르며 눈치를 보니 돈은 줄일 수 있지만 역시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 병원마다 인공지능에 대비하고 있겠네요.
“아마 상위권 병원들은 전부 필사적일 겁니다. 여기서 제가 정부에 바라는 게 있어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바이오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병원들이 중복 투자할 가능성이 아주 높아요. 저는 정부가 중복 투자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역할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개 IT기업과 공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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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등 국내 IT기업 10개사와 ‘한국형 디지털 헬스케어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더 늘릴 계획입니까.
“이것은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기업을 유치하려는 계획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전 이것을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 프로젝트’라고 명명했습니다.
 
— 중입자 치료기도 2020년, 용인 동백 콤플렉스도 2020년인데 또 2020년입니다. 스타트업 세브란스 100프로젝트와 ‘디지털 세브란스 2020’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당연히 스타트업에 참여하는 업체에는 연세의료원 산하 대학과 병원과 연구소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 전문 연구인력을 적극 개방할 겁니다. 그게 진정한 산학 공동연구 아니겠습니까? 이제는 폐쇄적이어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 윤 원장께서는 ‘융합 사이언스 파크’도 추진하고 있다는데, 사업을 굉장히 많이 하시는 거 같습니다.
“융합 사이언스 파크는 대학본부와 최근에 추진 협약서를 체결했습니다. 융합 사이언스 파크 구상은 기초·응용·임상연구간 협업(協業)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만일 이학(理學)·공학·의학의 두뇌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장벽을 허물고 연구한다면 완전히 새로운 연구성과가 나오지 않겠습니까? 정확한 장소는 학과간 의견 조정이 필요해 당분간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하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아까 전공의를 확보하기가 힘들다고 하셨는데 그건 무슨 이야기입니까.
“약간 주제가 다른 것인데 …, 사실 우리나라 병원계가 질 높은 진료 서비스를 전 국민에게 제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전공의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그런데 전공의들은 한 병원에 소속된 임상의사이면서 전공 진료과의 심화교육을 받는 학생이라는 상반된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근무시간과 처우 측면에서 병원별로 차이가 큽니다. 전공의들이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는 데는 타당한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작년 12월 23일 시행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향상을 위한 법률’은 이런 전공의의 요구사항을 반영한 병원계와 전공의단체 그리고 정부가 합의를 이룬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요.”

— 예전에는 전공의들이 거의 쉬지도 못하고 일했지요.
“제가 학생일 때도 그랬습니다만, 전공의 특별법의 가장 핵심사항은 사실 근무시간의 제한(주당 80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법에 따라 세브란스 산하 병원에서는 입원환자를 전담해 진료를 책임지는 병동 전담 전문의 제도를 최근에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이들의 근무시간을 줄여 주기 위해 진료 지원 업무에서 자동화와 전산화 작업도 추진하고 있고요.”
 
— 연세의료원에는 전공의가 몇 명이나 됩니까.
“인턴이 199명, 전공의가 691명으로 900여 명 됩니다. 사실 병동마다 전공의가 있으면 환자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게 사실입니다. 예전에는 문제가 생겨 전공의를 찾느라 수술실로 연락하는 등 난리법석인 적도 있었거든요. 다만 전공의들이 공공재(公共財)로서 높은 진료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저부담으로 제공하고 군에 입대해서는 군의관 혹은 공보의로 국가와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정 부분 국고 보조가 있었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저는 의료계를 볼 때마다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단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최고 우수한 인재들은 의사가 되고 제일 미련한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농담도 있지요.
“앞서 전공의 문제를 말씀드렸지만 꽤 오랫동안 대한민국의 0.01%에 해당하는 인재들이 전부 의대를 지망했어요. 그런데 문제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의대에 오는 학생들은 전부 1등 외에는 다른 등수를 모르고 살아온 학생들입니다. 그런데 130명의 1등을 모아 놓으면 다시 1등과 130등이라는 숫자가 주어지지요.”
 
— 못 참겠네요, 1등만 하던 학생들이라.
그렇지요. 그래서 좌절하는 학생들이 꽤 있습니다. 저는 이런 인재들을 다른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재력이 대단한 이들이 사장된다면 국가적으로 너무 큰 손실이 아니겠습니까.”

— 예를 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굳이 예를 든다면 진료 이외에 갈 수 있는 트랙이 너무 없는데 그것을 열어 주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병원마다 진료기록(EMR)도 다른데 이것을 표준화시킨다면 또 다른 출구가 될 수도 있고요.”
 
 
“세브란스 병원은 3등쯤”
 
— 연세대 의대생들의 수능점수가 서울대 의대생들과 비슷하다는데 서울대 병원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서울대 의대생들보다 높다곤 할 수 없지만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저희 병원이 환자 수나 매출액 면에서는 아산병원에 이어 2위입니다.”
 
— 연구성과, 예를 들어 논문 발표 수 같은 것은요.
“아카데믹한 쪽은 아무래도 서울대 병원이 1위지요. 의사 수에 비해 진료해야 할 환자 수가 적으니까 상대적으로 연구에 전념할 수 있을 겁니다. 2위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산병원일 거고 우리는 3등쯤 될 겁니다.”
 
— 원장님 사무실을 찾느라고 안내데스크를 봤더니 웬 외국인이 근무하고 있네요.
“아무래도 병원의 수익이 해외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서 많이 나니까 외국인 안내원을 배치했습니다. 문 국장이 본 안내원은 러시아인입니다. 처음에는 러시아에서 환자가 많이 왔다가 지금은 경제가 안 좋아 조금 줄었습니다. 대신 중동 쪽 환자가 늘었고요. 아무래도 각 대형 병원들은 해외환자 유치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 아까 원장님께서 돈 문제를 거론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하셨습니다만 병원이 적자 보고 진료할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영리(營利)병원이라는 말 자체도 처음부터 잘못 지은 것인데, 현재 병원이 수익을 내는 부분은 해외환자 유치와 중계연구 정도일 겁니다. 중계연구는 기업과 연계해야 하는 분야인데 아직 비중이 미미하긴 하지만 아무래도 글로벌 임상과 함께 신경을 써야 하지요.”
 
— 학교는 연세대를 나오셨고 혹시 고등학교는 어디 나오셨나요.
“신설동의 대광고등학교를 나왔습니다.”
 
— 그럼 계속 전교 1등 하셨습니까.
“무슨 말씀을. 대광고가 서울대 진학자가 적을 뿐이지 연세대는 70~80명씩 보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굉장히 우수한 학교입니다. 지금 고려대 병원장도 저와 같은 대광고 동문인데요.”


출처 | 월간조선 2017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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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0 11:14 2017/09/20 11:14

시장양분 관측 우세…일각에선 '옵디보' 우세론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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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은 이제부터. 지난달 21일부터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BMS·오노약품의 '옵디보(니볼루맙)'가 비소세포폐암(NSCLC) 2차치료제로 급여등재 됨에 따라, 국내 면역항암제 처방시장이 본 궤도에 진입했다.

세포독성항암제나 표적항암제 등에서 관찰됐던 부작용을 현저히 줄였다는 기대감 덕분일까.

급여권에 진입하기 전부터 면역항암제의 처방규모는 상당했다. IMS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옵디보가 19억원, 키트루다가 52억원대 처방실적을 올렸고, 2017년 상반기에는 옵디보 44억원, 키트루다 43억원대를 기록했다.

데이터의 불완전성을 감안하더라도 비급여 약제 2종의 반기 매출이 88억원을 넘겼다는 건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연간) 예상청구액을 각각 540억원과 560억원으로 설정했다. 지금까지 위험분담계약(RSA)을 체결한 약제들 가운데 최고액수다.


◆PD-L1 발현율 차이에도…처방규모는 유사
 이쯤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건 "누가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것인지"에 관한 부분이다.
급여등재 후 3주차를 맞은 요즘, 회사들간 물밑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PD-L1 발현여부와 관계없이"를 내세운 옵디보와 "PD-L1 발현율"을 강조하는 키트루다의 신경전이 불꽃튀게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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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상으론 키트루다의 급여기준이 PD-L1 발현율(TPS) 50% 이상, 옵디보가 10% 이상으로 차이를 보이지만 측정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처방규모 자체는 유사하다. 학계는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나타내는 환자 비율을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0~25%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면역세포(T세포) 표면의 'PD-1' 단백질을 억제함으로써 PD-L1 수용체와 결합을 막는다는 기전이 동일한 데다,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유효성 및 안전성 프로파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도 쉽사리 시장점유율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


◆50:50 시장양분론 대세
현재로선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폐암 시장을 50대 50으로 양분하리란 관측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고 있는 듯 하다.

급여기준인 PD-L1 발현율(TPS)을 측정할 때, 키트루다는 다코(DAKO)사의 IHC 22C3 PharmDx 22C3 키트를, 옵디보는 IHC 28-8 pharmDx 또는 VENTANA PD-L1(SP263)Assay 키트를 활용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진단 플랫폼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키트를 선택하는 시점부터 처방의사의 선호도가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다는 예상도 가능하다.


'승자독식' 구조보단 각각의 약제가 일정 점유율을 유지한 채로 공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주를 이루는 건 그러한 배경과 관련이 깊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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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의대 강진형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는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물론이고 또다른 면역항암제가 출시되더라도 위너 테이크 올(Winner takes all)은 어렵다"며, "치료제마다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별로 처방을 나눠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세의대 조병철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도 "헤드투헤드 연구가 없기 때문에 면역항암제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며, "옵디보와 키트루다의 급여대상환자는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0% 수준으로 비슷하다. 시장점유율도 반반 정도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를 밝혔다.


◆키트 접근성 고려…옵디보 유리 예측도
반대로 옵디보가 유리하다고 보는 관측도 있다.

옵디보의 동반진단 검사법으로 인정된 VENTANA PD-L1(SP263)Assay 키트가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높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현장의 목소리를 종합해보면, 대부분의 병원들에서 면역화학염색을 위해 VENTANA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키트루다의 동반진단법으로 인정된 DAKO 플랫폼의 경우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 위주로 키트가 배포된 터라 나머지 의료기관에선 원내 검사가 불가능한 실정.

외주업체(central lab)를 통해 키트루다의 PD-L1 발현율 측정을 의뢰해야 하는 병원들은 키트루다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도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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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의대 안명주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의사가 어떤 약의 사용경험이 많은지에 따라 선호도가 갈릴 것으로 생각된다"며, "원내 DAKO 키트가 들어와 있는지 여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여간격이나 주사시간 차이도 고려될 수 있겠으나 현장 선택에 끼치는 영향을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MSD 관계자는 "원내검사가 어려운 의료기관은 외부 검사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셋팅이 완료됐다.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병원에는 DAKO 키트가 도입된 상태라 40~50%는 원내 검사가 가능하다"며, "검사법에 따른 장벽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고수했다.


검체활용의 효율성이나 향후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임핀지(더발루맙)' 같은 면역항암제가 추가로 등장할 것임을 고려한다면 PD-L1 측정방식을 통일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긴 하다. 다만 진단 플랫폼간 일치성을 입증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PD-L1 50% 이상 환자 선호도가 관건
 옵디보 우세론을 지지하는 두 번째 이유는 디보의 PD-L1 발현율 기준(cut-off)이 낮다는 점이다.


PD-L1 발현율이 10~50% 사이인 환자에겐 옵디보가 유일한 급여약이기 때문에 처방에 유리할 수 있다는 논리.


실제 임상의사들에게 물었을 때, PD-L1 발현율이 10~50%라면 옵디보를 선택한다는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점유율 차이는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환자군에 대한 선호도가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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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석 교수(중앙보훈병원 혈액종양내과)는 "보훈병원에도 DAKO 플랫폼이 셋팅돼 있지 않다. 외주업체를 활용하고 있다"며, "편의상 검체가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DAKO와 VENTANA 검사를 동시 진행하는 편이다.

PD-L1 발현율이 10~50% 사이면 옵디보를, 50% 이상이면 고민은 되겠지만 개인적으론 키트루다를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진형 교수는 "검사 결과 PD-L1 발현율이 10~50% 사이로 나오면 당연히 옵디보를 선택한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요즘 환자들은 70~80%가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습득한 다음 원하는 약제를 정해서 온다. 환자들에게 물어보고 원하는 약제를 처방하는 편인데 지방에서 내원하는 환자들은 투여간격도 고려대상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가장 매출액이 큰 폐암 시장에서 경주를 시작한 옵디보와 키트루다, 두 약제가 내년 이맘때쯤 어떤 실적을 내놓을지 흥미를 더하는 시점이다.   



안경진 기자 (
kjan@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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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18 10:56 2017/09/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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