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찾아온 두 번의 유방암…지금은 12년 전 이야기가 됐죠”


주치의는 큰 병에 걸린 환자와 그 보호자를 잘 이끌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주치의와 잘 소통하며 깊은 신뢰를 쌓은 환자는 병을 이기는 힘이 강해진다. <헬스조선>은 환자와 의사를 한자리에서 만나, 이들이 함께 만들어낸 역경 극복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다. 즐거운 동행, ‘해피 투게더’의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유방암 재발을 이겨낸 조병숙 씨와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정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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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한 6월 중순, 강남세브란스병원의 빈 회의실에서 조병숙(54) 씨와 정준 교수를 만났다. 조병숙 씨는 보라색 상의를 입고, 정준 교수는 파란색 넥타이를 매서 사진기에 담긴 두 사람의 모습이 조화로웠다. ‘두 분이 잘 어울린다’고 하니 두 사람은 ‘언제 이렇게 사진을 찍어보겠느냐’며 마주보고 쑥스럽게 웃었다. 유방암을 두 번이나 경험하고 또 이겨낸 환자와 그 환자를 이끈 의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헬스조선
조병숙 씨는 처음 자신에게 암이 있는 줄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조병숙 씨 유방암이 있다는 걸 처음 발견한 게 2005년입니다. 그때까지 저는 건강검진이란 걸 한 번도 안 해봤어요. 그러다 검진을 한번쯤 해야 한다고 하도 주변에서 말하기에, 동네에 있는 산부인과에 들렀어요. 초음파로 가슴을 보던 의사가 ‘밥풀 크기의 이상한 부분이 보인다’고 말하더라고요. 제가 수원에 사는데, 근처 큰 병원 중 성빈센트병원이 있어 거기로 가서 재검사했어요. 다른 의사의 의견도 들으려고요.

그곳에서도 똑같은 말을 들었어요. 유방암이라는 진단도 받았습니다. 수술을 받으려고 했는데, 하필 그때 성빈센트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담당하는 교수님이 해외연수를 가셨더라고요. 다른 분에게 유방암 수술을 받으려면 한 달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죠. 고민하던 차에,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는 지인에게 정준 교수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신이 아는 분도 유방암이 있어 정준 교수님에게 수술을 받았는데 잘 됐다면서요. 그렇게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갔습니다.

헬스조선 3일 만에 암 절제 수술을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 설명해주세요.
정준 교수 조병숙 환자를 처음 검사했을 때, 유방 ‘상피내암’으로 진단했습니다. 상피내암은 암세포가 주변 조직으로 퍼지지 않고, 특정 기관의 표면을 덮는 세포층에만 있는 경우입니다. 초기단계죠. ‘0기’라고도 표현합니다.

조병숙 씨 교수님께서 암이지만 초기라고, 약과 기술이 많이 발달했으니 큰 문제 없을 거라고 하셨어요. 교수님을 추천해준 분도 걱정 말라고 안심시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심하게 낙담하거나 절망하지 않았어요. 교수님이 곧바로 수술하자고 하셔서 3일 만에 수술을 받았죠. 타 병원에서 한 달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은 차에, ‘사흘 뒤에 수술합시다’라는 교수님의 이야기가 참 감사했죠.

정준 교수 교과서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면, 초기 암은 3개월 안에만 수술하면 됩니다. 하지만 기다리는 환자 입장에서는 하루하루 불안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저는 최대한 빨리 수술하려 노력합니다. 우리 병원 유방암센터도 암환자 수술은 확진 1주일 이내에 해결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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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경과는 어땠나요?
정준 교수 암수술한 환자라면 정기적으로 다시 병원에 와서 검진을 받습니다. 추척관찰이라고 하죠. 조병숙 씨는 1월에 수술을 받고 퇴원한 뒤, 5월에 다시 병원을 찾아 정기검진을 받았습니다. 검진을 통해 오른쪽 가슴에 유방암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조병숙 씨 그 전까지는 안심하고 있었죠. 그런데 반대편에 유방암이 생겼다고 해 놀랐어요.전처럼 완전 초기가 아니었습니다. 2기 유방암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정준 교수 2.3cm 크기의 종양이었습니다. 실제로 진료한 유방암 환자들을 보면, 수술해도 10명 중 1명은 반대편에 종양이 다시 생깁니다.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암이 잘 생길 수 있는 유전적인 문제나, 각종 생활습관이 원인으로 추측됩니다. 자신을 둘러싼 패턴은 잘 바뀌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좀 놀랐습니다. 5개월 만에 종양이 2.3cm 크기로 자랄 줄은 몰랐어요.

조병숙 씨 사실 제가 그때 무릎이 아팠어요. 그래서 보약을 먹었습니다. 그게 암을 키운 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해요. 보약 때문에 암이 생겼다는 게 아니라, 새로 생긴 암세포가 보약 때문에 빨리 커진 건 아닐까 한 거죠.

정준 교수 보약이 무조건 암환자에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유방암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약 속에 여성갱년기에 좋다는 백수오 같은 성분이 많이 들어 있었다면 암세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어요.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받는데, 식물성 여성호르몬이 들어 있는 약재나 식품을 기반으로 한 보약을 먹었다면 이 역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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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만에 암이 다시 생긴 상황이었는데, 극복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조병숙 씨 사람들이 저보고 ‘암수술한 사람 같지 않다’는 말을 참 많이 했어요. 큰 감정 변화 없이 덤덤하게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밤이 되면 잠자리에 들고, 다음날 눈을 뜨면 ‘오늘도 난 살아있다’고 생각하면서 열심히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정준 교수 재발한 암은 2기 초반이어서, 수술 후 항암치료도 했습니다. 임파선 전이는 다행히 없었고요. 항암치료는 정맥주사를 이용해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총 여섯 번 했습니다. 많이 힘들었을 텐데, 환자분이 저에게 부정적인 모습이나 예민한 모습을 보여주신 적이 없어요. 그래서 감사했습니다. 사실 예민한 환자가 더 많아요. 특별히 날카롭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반응하고, 의사에게도 그렇게 대하는 환자를 만나면 의사도 사람인지라 힘듭니다. 지치게 되죠.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일단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분노하지 않고 치료에 집중하는분을 만나면 의사도 신이 나서 더 열심히 설명하고 환자를 보살피게 돼요.
조병숙 환자분이 그런 경우였고요.

조병숙 씨 항암치료가 제일 힘든 과정이었어요.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해요(웃음). 심한 입덧처럼 울렁거리고, 밥맛도 없고, 머리도 빠지고…. 그 와중에 교수님이 참 자상하게 보살펴주셨어요. 궁금한 게 있어서 물어보면 하나하나 다 설명해주시더라고요. 귀찮아하지 않고 친절하게요. 입원해 있는 동안 아침저녁으로 상태도 봐 주시고.

정준 교수 의사는 환자에게 상황이 어떤지,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 전부 설명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그리고 환자와 상의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게 최선입니다. 간혹 의사가 치료 방향에 대해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책임까지 전부 져야 한다는 환자분도 계십니다. 저는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환자와 충분한 상의를 하고 치료 방향을 함께 결정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요. 유방암은,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전절제술과, 암세포가 퍼지지 않은 곳을 최대한 살려내는 부분절제술이 있습니다.

전절제술은 방사선 치료가 필요 없는 대신 외관상 환자가 불만족스러울 수 있습니다. 유방이 없어지니까요. 부분절제술은 여성성을 살릴 수 있지만, 수술 후에도 약 6주간 매일 병원에 와서 방사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 성적은 두 방법 모두 비슷합니다. 유방암 환자의 60%가량이 전절제술을, 40%가량이 부분절제술을 선택합니다. 저는 이 두가지 방법 모두를 환자분에게 설명해드렸습니다. 환자분은 두 방법 모두 선택할 수 있었거든요. 저는 의사로서 설명해야 할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드린 것뿐입니다. 자상하다고 하시니 쑥스럽네요. 환자분은 제 설명을 듣고, 두 번의 수술 모두 전절제술을 선택하셨어요. 그리고 환자와 10년 넘은 지금까지 재발없이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십니다.


헬스조선 유방암 환자들에게 특별히 강조해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조병숙 씨 너무 겁내지 마세요. 기술도, 약도 많이 발전했습니다.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저를 존중해주는 교수님을 만난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정준 교수 병에 사로잡혀서 할 수 있는 일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죽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나 고민을 한다고 암이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세브란스병원의 미션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예요. 저는 환자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롭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저는 치료에 노력하고, 환자는 병에 대한 고민이나 생각에서 벗어나야겠죠. 유방암은 충분히 극복 가능합니다. 같이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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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 교수가 알려주는 유방암 예방법
1 국가에서 시행하는 정기검진이나 촉진을 통한 자가검진으로 유방의 상태를 잘 관찰한다. 이상한 분비물이 보이거나, 멍울이 만져지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

2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맹신하지 않는다.

3 밤·낮이 바뀐 사람은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간호사·스튜어디스처럼 밤에 규칙적으로 수면을 취할 수 없는 직업을 가졌다면 더 조심해야 한다.

4 붉은 육류의 과도한 섭취를 자제한다.

5 술·담배를 멀리하는 게 암 예방의 기본 자세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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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10:46 2017/08/01 10:46

유방암 치료 뒤 5년 지났다고 방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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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김모(당시 45세) 씨는 오른쪽 유방에 작은 멍울이 잡힌다며 병원에 찾아왔다. 검사 결과 유방암 1기였다


부분절제술로 암을 제거한 뒤 호르몬 치료를 했다. 그 뒤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받았다. 2010년까지는 꾸준히 병원에 왔다. 하지만 이사한다는 말을 남기곤 병원에 오지 않았다. 다른 병원에라도 잘 다닐 것이라 생각했다.


2014년 김씨는 이번에는 왼쪽 가슴에 멍울이 만져진다며 찾아왔다. 검사 결과 2기 유방암이었다. 그나마 부분절제술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이후로는 정기 검진을 빼먹지 않고 있다. 김씨는 운이 아주 나쁜 사례는 아니다.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방심하다가 재발해 사망하는 경우를 종종 보기 때문이다.


국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2%(유방암백서)로 선진국보다 높은 편이다. 4기(34%), 3기(75.8%)는 그리 높진 않지만, 2기(91.8%) 1기(96.6%), 0기(98.3%)는 5년 생존율이 무척 높다. 조기 발견이 많아졌고, 수술과 방사선 치료 발전과 표적치료제를 비롯한 새로운 항암제 도입으로 5년 생존율보다 10년 생존율을 완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다면 완치 판정을 받았는데, 왜 암이 재발할까? 완치(完治)라는 말을 오해한 측면이 강하다. 많은 사람이 의학은 ‘yes'와 ’no‘의 구별이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의학은 통계 학문이어서 0%나 100%는 없다. 최첨단 장비라도 암을 100% 찾아내지는 못한다. 암 완치판정도 마찬가지다. 5년 간 생존한 암 환자를 분석해보니 통계적으로 완치와 비슷하다는 것일 뿐, 암에 걸리지 않은 상태와 100% 같다는 뜻은 아니다.


완치를 완전한 치료(complete recovery)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암 치료는 이보다 관해(寬解ㆍremission)에 가깝다. 이는 완전한 병 회복이 아니지만 가정ㆍ사회생활로 복귀해 정상생활을 하는 상태다. 이 때문에 필자는 유방암 치료 뒤 5년이 돼도 가급적 ‘완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유방암 위험인자로는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임신ㆍ출산ㆍ수유 경험이 없는 것, 음주, 흡연, 호르몬 대체 요법, 유방암 가족력 등이 꼽힌다.



이보다 더 큰 위험인자가 유방암 경험이다. 외국 연구에 따르면 한쪽 유방에 암이 생겨 치료한 사람이 유방암에 다시 걸릴 위험이 매년 0.5~1%씩 늘며 평생 16%의 발병 가능성이 있다. 진료실에서 보면 암 치료 뒤 5년이 지나면 환자의 긴장감이 확실히 떨어진다. 유방암 강좌를 비롯해 암환우회 출석도 뜸해지고, 금주 금연 운동 검진 등 관리도 느슨해진다. 암 세포가 좋아하는 조건이 딱 만들어지는 것이다.


암 완치 판정을 받은 뒤에도 계속 걱정하며 살라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완치 판정이 예전 삶으로 돌아가라는 보증서는 결코 아니다. 유방암 경험자를 만날 때마다 “술만이라도 절대 마시지 말라”고 강조한다. 알코올은 체내 안드로겐을 에스트로겐으로 방향족화시켜 에스트로겐의 양이 증가돼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재발도 늘리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권대익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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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10:46 2016/11/11 10:46

여성 호르몬 과다 노출과 가족력이 유방암 가능성 높인다


아무 통증도 느끼지 못했는데 가슴에 암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소리소문없이 가슴에서 생긴 이 큰일. 도대체 어찌 된 일일까.


생리, 출산, 수유 등이 원인과 관련 높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깊다. 일생 동안 노출되는 양이 많고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 가능성은 증가한다.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은 경구 피임제 장기 복용이나 갱년기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호르몬 대체요법 등으로 과다하게 노출될 수 있지만, 빠른 초경이나 늦은 폐경, 출산 경험이 없거나 초산이 늦은 경우, 모유수유를 하지 않았거나 그 기간이 짧을 때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아 유방암 발생 위험성을 높인다. 특히 임신 후 모유수유를 1-2년 정도 지속해 월경 횟수가 줄어든 여성은 유방암 발병률이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유전과 가족력도 유방암 발생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CA 유전자 변이로 인한 유방암은 전체 환자의 5-10%를 차지하며, 이에 해당하는 유전자를 가진 여성의 유방암 발생 가능성은 80%에 이른다. 어머니나 할머니, 자매 또는 이모나 고모, 사촌 등 가까운 친지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다면 정기검진을 더 자주 해야 하며, 유전자 검사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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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은 특정 원인 하나가 아닌, 여러 위험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한다. 특히 음주나 흡연, 비만, 과도한 스트레스, 서구식 식습관도 유방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서른 넘으면 한 달에 한 번 자가검진

유방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여성 호르몬은 사실상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통제가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유방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가검진을 자주 해서 자신의 유방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다. 자가검진 시에 작은 이상이라도 발견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유방암 역시 조기 발견이 유방 절제를 피하고, 위태로운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다. 30세부터는 매월 자가검진을, 35세부터는 매월 자가검진과 2년마다 전문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세부터는 1년마다 전문의 검진과 유방검사를 받아야 한다.


출처 : 세브란스병원 웹진

2015/10/14 10:55 2015/10/14 10:55

림프절 커진 '림프절비대' 대부분 면역력 회복되면 저절로 없어져
팔·다리·배 멍울, 양성이 많아
갑상선 종양, 양성이 더 빨리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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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34·서울 서초구)씨는 20대 초반부터 유두 아래에 새끼 손톱만 한 크기의 멍울이 있었다. 오랜 시간 크기도 그대로고 통증도 없어, 별다른 병을 의심하지 않았다. 최근 주변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유방암일 수도 있다며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했다. 김씨는 두려움에 병원을 찾았지만, 초음파 검사 결과 암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의사는 "유방암으로 생긴 멍울은 크기가 갈수록 커진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몸에 멍울(혹)이 있으면 암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대다수는 암이 아니다. 몸의 면역 기관인 림프절(세균을 죽이는 림프액이 흐르는 관들이 연결되는 곳)이 일시적으로 커진 것이거나, 지방·신경 세포 등이 과도하게 증식해 덩어리를 만든 양성 종양인 경우가 훨씬 많다. 이대목동병원 건강증진센터 김정숙 센터장은 "몸에 생긴 멍울이 한두 달 내 줄어들거나, 커지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하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손으로 만져 느껴질 정도로 빨리 크기가 불어날 때 암을 의심해보라"고 말했다.


◇멍울, 빨리 커질 때 암 의심


몸에 생기는 멍울은 대개 세 가지로 분류한다. 세균에 감염되거나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림프절이 커지는 '림프절비대'이거나, 세포가 과하게 증식해 뭉쳐있는 종양 중 '양성(良性) 종양', 혹은 '악성(惡性) 종양(암)'〈그래픽〉이다. 양성 종양은 몸에 원래 있던 세포가, 악성 종양은 새로 생긴 이상 세포들이 과도하게 증식해 생긴다.


림프절비대는 몸의 면역력이 회복되면1~2개월 내에 거의 사라진다. 양성 종양은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지만,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성장이 더디고 일정한 크기 이상 자라지 않으며, 다른 조직을 침범하지도 않는다. 반면 악성 종양은 크기가 눈에 띄게 빨리 커진다. 김정숙 센터장은 "악성 종양은 평균적으로 4~8개월 사이에 2배로 커지고, 빠르면 한 달 새 2배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위 조직을 잘 파고들기 때문에, 혈관이나 림프관에 들어가 온몸을 돌며 암이 전이(轉移)된다.


◇부위별 잘 생기는 멍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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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부위별로 잘 생기는 멍울의 특징에 대해 알아본다.

▷목=목에 생기는 멍울은 림프절비대인 경우가 가장 많다. 목에 림프절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귀 밑부터 쇄골로 내려오는 부위에 잘 생긴다. 림프절비대가 1~2개월 이상 지속되고, 돌처럼 단단하면 전이성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목 앞쪽 중앙 부근에 멍울이 잡히는 것은 갑상선 양성 종양이거나 갑상선암이다. 그런데, 갑상선에 생기는 종양은 예외적으로 양성 종양이 악성 종양보다 빨리 자라며 크기도 크다. 김 센터장은 "손에 잡힐 정도로 큰 갑상선 종양은 양성인 경우가 많다"며 "갑상선암도 크기는 계속 커지기 때문에 검사를 받아보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가슴=가슴에 생긴 멍울이 크기가 자라지 않고 유지되면 양성 종양(섬유선종)일 확률이 크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강은영 교수는 "섬유선종은 여성의 20~30%가 겪을 정도로 적지 않다"며 "특히 여성호르몬 분비량이 많은 20~30대 여성에게 양성 종양이 잘 생긴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6개월 내 멍울이 안 커지면 대부분 암이 아니다"라며 "2년까지 그대로면 99% 안전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크기가 계속 자라면 암을 의심해봐야 한다. 통증의 유무만으로는 암을 확인할 수 없다.


▷배·등·팔·다리=양성 종양의 일종인 지방종, 섬유종, 신경종 등이 대부분이다. 각각은 몸속의 지방세포, 섬유세포, 신경세포가 과하게 증식해 덩어리를 만든 것으로, 생기는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만약 배·등·팔·다리에 만져지는 멍울이 크기가 커지고 통증이 생기면 암일 수 있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얼굴·머리·귀 주변=표피낭종이 잘 생긴다. 표피낭종은 피부 속에 작은 주머니가 생기고, 그 안에 노폐물이 쌓이면서 단단해지는 종양이다. 피지선(기름샘)이 많은 머리, 얼굴, 귀 주변에 잘 생긴다.


◇양성 종양, 치료 필수 아니야


악성 종양은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한다. 반면 양성 종양은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세브란스병원 외과 이강영 교수는 "양성 종양은 크기가 너무 커져 피부가 당겨 불편하거나, 미용상 보기 안 좋을 때 수술로 제거한다"고 말했다. 림프절비대는 저절로 낫기 때문에 따로 치료하지 않고, 통증이 있으면 진통소염제를 복용한다. 표피낭종은 피부 속 주머니를 제거하는 시술을 해야만 완전히 사라진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lhn@chosun.com

2015/07/16 11:30 2015/07/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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