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연세대 세브란스 체크업 신체리모델링센터 르포…디스크·척추측만증 수술하지 마라 자세 교정·운동요법으로 99% 완치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연세대가 설립한 세브란스 체크업 신체리모델링센터에서 설준희 자문위원이 환자의 삐뚤어진 걸음걸이를 지적하고 있다.

“발뒤꿈치가 땅에 먼저 닿도록 천천히 걸어보세요. 자연스럽게 허리를 쭉 펴고! 정면을 바라봐야죠.”

지난 1월 14일 서울역 앞 연세재단빌딩 5층에 위치한 세브란스 체크업 신체리모델링센터. 이곳을 책임지는 설준희 교수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환자들을 독려한다. 200㎡ 남짓한 센터에는 걸음걸이 모양과 속도, 자세를 확인하는 최신 러닝머신부터 하체 근력과 유연성을 측정하는 장비까지 운동기구로 가득 찼다. 전신 체형을 3D로 보여주는 전신스캐너 등 다양한 의료기기가 없었다면 피트니스센터로 오해할 정도다.

신체 리모델링은 설준희 교수가 국내 최초로 내세운 진료 콘셉트다. 말 그대로 몸, 특히 척추를 중심으로 균형을 바로잡는다는 의미다. 신체 균형이 유지되는 상태란 몸의 정면, 좌우 중심선을 기준으로 관절이 균형 있게 정렬되고 근육의 배열, 강도, 기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을 말한다.

그는 척추측만증이나 디스크를 수술로 고쳐야 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완전히 깼다. 고층에서 떨어졌다거나 교통사고를 당하는 등 갑작스러운 사고에 의한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 수술이 필요 없다고 단언한다. “몸의 균형이 흐트러져 서서히 나빠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걸음걸이와 자세를 바로잡는 운동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외과의사로 일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그런데 테니스와 골프를 좋지 않은 자세로 무리하게 즐기다 허리디스크와 협착증이 생겼죠. 1973년부터 2012년까지 네 차례 수술하고 물리치료, 카이로프랙틱, 수영, 마사지 등 안 해본 게 없었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2013년 우연히 저를 만나 운동요법을 활용한 뒤 6개월 만에 고통에서 벗어났어요. 진통제도 물론 끊었고요.”

 기사의 1번째 이미지

기자가 척추를 찍어보니 척추 끝이 휘어 있고(녹색 세로선이 똑바른 위치이며 빨간선이 휘어진 척추를 보여준다) 골반은 우측으로 기울어져 있다. 한국인의 99.9%가 균형이 깨졌다는 게 설 교수의 주장이다.

허리 협착증으로 여러 병원서 수술 권고받은 환자

6개월 운동요법으로 통증 없이 유럽 여행 즐겨


40년간 생물학자로 살아온 이대 명예교수도 그랬다. “등산과 현미경을 들여다보는 일 외는 해본 것이 없다”는 그는 2000년대 초반 허리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여러 곳의 병원에서 수술을 권고받았다. 그러나 2008년 설 교수를 만난 뒤 운동요법을 시작했고 역시 6개월 만에 고통에서 벗어났다. 그 후 4년간 꾸준히 운동 치료를 했더니 허리뿐 아니라 몸이 전체적으로 건강해졌다고 한다. 5분도 제대로 걷지 못하던 그가 지난 2012년에는 유럽에서 12일간 하루 4~5시간 자동차 여행도 탈 없이 견뎌냈다.

“허리 고통은 척추가 변형돼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에 생깁니다. 자세를 바로잡고 근육을 만들어 탄탄히 잡아 놓으면 신경을 압박할 일이 없어요. 설사 수술로 바로잡았다고 해도 평소 자세가 바르지 않은데 다시 재발하지 않을까요? 몸의 균형을 맞춰 놓지 않으면 수술해봐야 헛일입니다.”

지난해 5월에 문을 연 신체리모델링센터에 벌써 약 500명의 환자가 찾았다. 대부분이 병원 치료는 물론 침, 카이로프랙틱 등 해볼 건 다 해보고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른 사람들. 이 중 운동요법으로 증상을 개선하지 못하고 수술을 선택한 환자는 딱 2명뿐이라고. 설 교수는 “이 2명마저도 운동을 제대로 따라 했다면 수술이 필요 없을 만큼 좋아졌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설 교수는 거리를 걸을 때 사람들의 걷는 모습을 눈여겨보고, 상대방과의 첫 만남 자리에서도 자세를 먼저 살핀다. 그에 따르면 한국인의 자세는 낙제점 수준이다. 센터를 방문해 검사를 받은 이 가운데 “자세와 걸음걸이, 근력이 괜찮다”고 평가받을 만한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굳이 비율로 말하면 99% 이상 자세가 삐뚤어졌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런 자세 불안정은 선진국 국민도 마찬가지다. 몇 해 전 미국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해보니 90% 이상이 신체 불균형 상태였다. 일단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 모두 균형이 깨졌다고 봐야 한다. 가방을 한쪽으로 메고 걷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한쪽 다리에 힘주고 서 있거나, 스마트폰을 누워서 보는 등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많은 행동이 자세를 좋지 않게 만든다. 기자도 검사를 받아 보니 목은 거북이처럼 앞으로 쏠렸고, 오른쪽 어깨가 내려와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았다. 골반도 약 15도 정도 오른쪽으로 가라앉았다. 이대로 가다간 디스크는 물론 각종 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는 따끔한 지적이다.

전신 부상 등의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비틀린 신체를 바로잡는 데 좋은 시기란 따로 없다. 20~50대는 물론 60~80대도 운동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청소년기에 자세가 형성되기 때문에 일찌감치 검진을 받고 운동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신체 리모델링으로 병을 치료하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세브란스 체크업 신체리모델링센터가 유일하다. 이곳을 방문하면 검사부터 받아야 한다. 혈압과 체성분 등 기본적인 신체 계측부터 3D체형분석, 척추구조분석, 하체와 척추 근력, 보형분석 등 10개에 달하는 항목을 측정하면 설 교수가 직접 상담하고 적절한 운동법을 가르쳐준다. 이후 집에서 운동요법을 시행하면 된다. 때때로 신체리모델링센터에 들러 운동 방법을 점검받을 수 있다. 몇 개월 운동요법을 끝낸 뒤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확인한다.

신체 리모델링 제1원칙은 바르게 걷기. 잘못된 걸음걸이에서 모든 병이 시작된다는 논리다. 원래 인체는 강한 다리와 허리로 힘찬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그러나 올바르지 않은 생활습관, 직업에서 오는 신체 불균형,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퇴행성 변화 등으로 균형이 깨진다. 양다리의 길이 차이가 1㎝ 이상 나타날 때부터 주의가 필요하다. 이를 방치하면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체중이 자연스럽게 한쪽 다리로 치우쳐 발, 무릎, 골반, 허리에 손상이 간다. 실제 양다리 길이 차이가 2㎝ 이상인 경우 무릎관절염 45%, 고관절관절염 30%의 발병률을 보인다.

올바르게 걸으려면 앞을 향해 양발을 평행하게 하고 선다. 걸음을 걷기 시작할 때 양발의 안쪽 라인은 같은 직선에 둔다. 몸 중심은 항상 지면과 수직이 되게 유지한다. 어깨와 등은 바로 세운다. 팔은 팔꿈치에서 90도 각도를 유지한다. 발뒤꿈치를 바닥에 대어 디딜 때 무릎은 약간 구부린 상태가 돼야 한다. 발뒤꿈치가 먼저 지면에 닿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발가락으로 바닥을 치고 나가기 전 다리가 먼저 앞으로 나가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거나 회전해서는 안 된다.

설 교수는 또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는 수십 가지 운동법을 직접 개발했다. 골반이 삐뚤어진 기자는 6가지 운동법을 아침저녁으로 시행하도록 지시받았다. 그중 대표적인 것 하나를 소개한다. 양손을 바닥에 짚고 편안하게 눕는다. 그 뒤 머리와 등 윗부분과 발뒤꿈치만 바닥에 대고 허리와 엉덩이를 든 상태에서 10초간 유지한다. 아침저녁 각각 50회씩 실

시한다. 막상 해보면 은근히 땀이 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운동이다. 힘든 만큼 몸이 균형을 잡아간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 없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사진 :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42호(14.01.22~02.0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매일경제
2014/09/17 10:38 2014/09/17 10:38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오픈아이디로만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1  ... 6 7 8 9 10 11 12 13 14  ... 83 

카테고리

신체리모델링센터 (83)
병원소개 (5)
신체리모델링 (14)
운동자료 (5)
소식 (54)
커뮤니티 (5)

공지사항

달력

«   2019/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