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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지금 보낼 수는 없습니다” 필자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글썽이던 한 남편의 모습이 수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젠 그 분의 모습이 머리에 박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포기하지 않는 용기를 주고자 할 때 꼭 이 이야기를 전해준다.
 
어느 급성A형간염환자의 이야기다. 30대 후반의 여성이 혼수상태로 응급실을 통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급성A형간염으로 진단 받고 치료 중 상태가 악화돼 본원으로 이송됐다. 의식불명에 얼굴은 노랗다 못해 검어지고 있어 간기능 회복은 어려워 보였다.
 
눈망울이 똘망똘망한 꼬마아이 두 명의 아빠는 초조해하며 매일 아내의 회복만을 기다렸다. 다행히도 아내는 2주 만에 의식을 회복하고 일반병실로 자리를 옮겼다. 장난기 많은 필자는 회진하면서 아내 옆에 서있는 남편에게 “새 장가 들 수 있었는데 어쩌죠? 제가 아내를 살려드려 버렸네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다음 날 회진 때 남편이 갑자기 필자의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 사뭇 걱정이 됐다. ‘내가 어제 한 농담이 심했나? 혹시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엉뚱한 얘기를 했다고 올리려고 하나?’ 내심 걱정은 많았지만 며칠 후 남편이 들고 온 것은 얼굴을 그린 커다란 캐리커처액자였다. 똑같은 얼굴에 신기해하며 액자를 뒤로 돌린 순간 무언가 심장을 강하게 두드리는 것을 느꼈고 눈시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 그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적어 놓은 병상일지와 함께 적었던 글귀인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나의 아내를 지금 보낼 수는 없습니다”란 글이 쓰여 있었다.
 
지금도 필자는 이 이야기를 치료를 포기하려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많이 들려준다. “사람은 누구나 죽습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버지, 어머니, 우리 가족을 지금 보낼 수는 없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손을 맞잡고 이 병마와 함께 싸워서 이겨내야 할 때입니다. 언젠가 때가 오겠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용기를 내세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건강했던 젊은 여성으로 급성A형간염 때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었다. 여름철 흔히 발생되는 A형간염은 장티푸스, 콜레라처럼 경구로 감염돼 사회적 파급력이 심각한 1군법정전염병이다. 오염된 식수로 씻은 음식물, 어패류 등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위생상태가 나쁘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주요증상은 발열, 오한, 두통 등 감기증상과 식욕부진, 구역질,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이상 소견이다.
 
A형간염은 보통 급성으로 나타나며 충분한 영양과 휴식으로 자연치유된다. 하지만 0.1~1% 정도의 환자는 사망에 이르는 치명적인 병으로 발전할 수 있다. A형간염은 예방이 가능하다. 2회 예방접종으로 100% 가까이 항체가 형성되고 손씻기와 끓인 음식 섭취 등 철저한 개인위생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2013년 대한간학회는 3000명의 일반인을 대상으로 간질환인지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A형간염 항체 보유 여부에 71.6%의 응답자가 모른다고 대답했고 6.7%만이 권장되는 2회의 예방접종을 했다.
 
간은 신경세포가 없어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주먹만한 혹이 생겨도 느낌이 없는 ‘침묵의 장기’다. 이렇게 참을성이 많은 간이 견디다 못해 침묵을 깨기 전 우리는 미리미리 간건강을 위해 신경 써야 한다. 내일 당장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A형간염예방접종이 필요한지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사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8131012492&code=900303>

2014/08/13 10:28 2014/08/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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