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포르민(Metformin)이란 약이 있습니다. 당뇨 치료제입니다. 1920년대 개발되었고 1950년대부터 당뇨환자들에게 처방되기 시작한 구닥다리 약입니다. 우리나라에도 글루코파지란 상품명으로 처방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고 한 알에 수십 원에 불과한 매우 싼 약입니다. 부작용도 위장장애 등 비교적 경미한 편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약을 먹은 사람들이 오래 사는 수명 연장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사상최초로 수명연장과 불로장생을 위한 약으로 승인될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등장합니다. 아직 장수를 위해 공인된 것은 아니므로 특별한 이유없이 이 약을 먹는 것은 곤란합니다. 후속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미 당뇨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기쁜 마음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당뇨 치료는 물론 불로장생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트포르민의 놀라운 효능에 대한 연세대의대 강남세브란스 혈관대사노화연구소장 안철우 교수의 견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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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를 다스렸던 진시황에게도 가장 두려운 것이 있다면 늙어가고 죽어가는 것 일겁니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찾아 온 세상을 찾아 헤맸지만 결국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그렇듯이 사소한 존재였습니다.

예전에 보았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는 영화에서 주변 사람들은 늙어가는데 혼자서만 젊어지는 게 과연 행복한 것일까, 하는 단상도 일었습니다. 하지만 젊음을 유지하고 싶다는 소망은 의학계에서도 늘 페르마의 난제처럼 여러 의학자들의 도전이 되었고, 중세의 연금술사처럼 아직도 많은 연구들이 조용히 그러나 치열하게 간단없이 진행되는 것이 주지의 사실입니다.

호르몬과 신진대사를 연구하는 내분비학을 전공하는 저로서도 전공의 때 만났던 <노화혁명>이란 책에서 ‘호르몬칵테일 요법’이라는 내용에 매료되고 경도되었던 추억이 있습니다. 여러 가지 호르몬들을 통해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최근에 타임지에서 소개한 인간의 수명을 ‘라파마이신’이라는 물질을 통해 142세까지 연장할 수 있다는 기사 또한 다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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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전염병과 난치성 만성 질환, 두려운 암과 같은 불치병들이 있지만 모든 질환의 사단은 혈액과 혈류와 그리고 혈관은 모든 면역과 대사과정에 기반이 되고 건강의 보루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균형점이 상실되면 그것이 질병과 바로 연관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혈액과 혈관이 건강해야 모든 장기들의 대사가 순조롭게 유지되고 건강한 생활을 운위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즉 혈관노화의 방지가 건강장수의 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보건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의료공학이 발전됨에 따라 인류는 감염성질환에 따른 공포에서 상당히 해방되었지만, 식생활, 신체활동 등과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에 따라 만성대사질환 발병률은 놀라운 속도로 증가되어 왔습니다.

특히 혈당이 높아지는 당뇨병의 경우 우리 몸 모든 곳을 곳곳이 지나가는 혈관을 망가뜨려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시켜 삶의 질은 물론 수명까지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달고 기름진 음식의 섭취가 증가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의 발달로 신체활동수준이 낮아지게 되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작용기전이 망가지는 이른바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 및 당뇨합병증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인슐린 저항성은 당뇨병뿐만 아니라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을 유발하여 심뇌혈관질환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하고, 심지어 치매 및 암까지도 일으킨다고 되어있어서, 실제로 인간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몸속의 시한폭탄과 같은 주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기 위해 그 동안 수많은 연구가 수행되었고 또 그만큼 많은 약제들이 개발되었는데, 그 중 메트포르민(metformin)은 아주 훌륭한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로써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치료목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제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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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약제는 근육과 지방에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켜 혈당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지질대사를 개선시키고, 응고인자나 혈소판에 좋은 영향을 미치면서, 내피세포 기능을 개선시켜 혈관 이완기능을 향상시킵니다. 이러한 기전을 고려해보면 메트포르민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 개선 효과뿐만 아니라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는데도 매우 효과적인 약제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시행된 UKPDS (The United Kingdom Preventive Diabetes Study)라는 연구에서 5,102명의 당뇨병환자들을 20년간 추적조사 한 결과 메트포르민으로 치료한 환자에서 당뇨병과 관련된 모든 위험도가 32%, 심근경색이 39%, 당뇨병과 관련된 사망이 42%,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36%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메트포르민은 단순히 혈당을 떨어드리는 효과뿐만 아니라 혈관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당뇨병 치료제로서 등장한 메트포르민에 대해 최근 당뇨병 치료뿐만 아니라 수명연장의 가능성에 대해 재조명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 메트포르민을 포함해 유방암이나 대장암, 위암 환자에서 치료 및 재발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들은 더욱 더 메트포르민을 통해서 노화와 생로병사의 비밀의 단서가 규명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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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도 서술했듯이 혈액과 혈관이 건강해야 건강장수가 가능합니다. 혈액과 혈관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혈당을 정상범위로 유지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혈당을 조절하여 만병의 근원인 당뇨병의 발병을 예방하는 이 메트포르민이 생명연장에 효과가 있을까요?

영국에서 18만 명의 메트포르민 복용자들의 나이와 여러 건강인자를 5년 동안 추적해 보니 이 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가 이 약물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사망할 확률이 15% 정도 낮았다고 합니다. (편집자 설명- 같은 조건이라면 이 약을 먹지 않은 사람이 동일기간 100명 죽었다면 이 약을 먹은 사람은 85명 죽었다는 뜻. 사망률 저하는 가장 움직이기 힘든 보건지표이므로 15% 저하는 매우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일부 사람들(편집자 설명-당뇨로 그동안 메트포르민을 먹어왔던 환자들)이 이미 잠재적으로 생명을 연장하는 약을 복용해 왔다는 증거라고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 산하 노화연구소장 니르 바지라이(Nir Barzilai)는 말하고 있습니다.


나는 숫자에 지나지 않는 나이에 연연해하지 않고,

특히 정신의 노화를 경계할 것이며, 빨리 늙기 보다는

늙어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다. 그래서 나는

내가 겪을 수 있는 가장 작은 기쁨의 순간까지도 움켜쥔다.

<몽테뉴의 수상록>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생명연장의 해답이 메트포르민에 있다’라고 말하기엔 분명 시기상조이며 이에 대한 더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생명연장’ 혹은 ‘젊음의 연장’에 대한 작은 가능성이 제시된 이 시점에서 이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은 저 같은 과학자의 몫이며 조금이라도 여러분들의 현재의 행복한 순간들을 움켜주실 수 있도록 오늘 우리는 다시 한 번 혈당조절과 혈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열한 연구와 진료에 최선을 다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수명을 보다 연장해 보겠다는 담대한 결심을 보듬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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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보기 ☞ http://me2.do/IIAUDbEZ

Posted by 안철우

2016/01/05 10:18 2016/01/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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