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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 시인



살구나무 그늘로 얼굴을 가리고,
병원 뒤뜰에 누워, 젊은 여자가

흰옷 아래로 하얀 다리를 드러내 놓고

일광욕을 한다
.
한나절이 기울도록 가슴을 앓는다는

여자를 찾아오는 ,
나비 마리도 없다
.
슬프지도 않은 살구나무 가지에는

바람조차 없다.

나도 모를 아픔을 오래 참다 처음으로

이곳에 찾아왔다.
그러나 나의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
지나친 시련, 지나친 피로, 나는

성내서는 된다.

여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화단(花壇)에서 금잔화(金盞花) 포기를
가슴에 꽂고 병실 안으로 사라진다.
나는 여자의 건강이 아니 건강도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며 그가 누웠던
자리에 누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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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5 14:32 2017/03/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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