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진정성

 

‘진정성’의 사전적인 의미는 ‘솔직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거짓이 없는 솔직한 언행’을 말한다. 잘못된 일이 발생했을 때 진실을 밝히고,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쉬운 것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렵기도 하다. 그런 경우 진실을 밝히면, 체면이 손상될까 봐, 보상을 해야 하거나 혹은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까 봐 두렵거나 걱정이 되어 이를 주저하게 된다.

 

8년전 입원 중이던 환자가 입원 3일째 밤에 갑자기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아침에 출근해보니, 흥분한 유가족들 약 스무명이 외래 진료실 앞에 모여 주치의를 면담하겠다고 하였다. 오전 진료를 마친 후 유가족들과 회의실에서 5시간 동안 입원후 경과와 추정되는 사망 원인 등을 설명하였다. 당시 주치의로서 유가족들을 대하는 필자의 원칙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만약 환자의 사망에 병원측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검 결과 의료 사고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사건 이후 더욱 더 환자 입장을 이해하고 환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

 

또 다른 예로 2015년 전국을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갔던 메르스가 발생하였을 때의 일이다. 다른 병원과 달리 대전 건양대 병원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메르스 환자 발생을 숨기지 않고 병동 및 환자를 신속히 격리 조치하여 지역 사회로 질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잘 대처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진실을 밝히고 진정성을 추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물질적인 손실을 치러야 하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다.

 

최근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네명의 신생아가 사망하였을 때 필자는 병원의 위기관리 능력을 눈여겨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안타까운 사고가 생겼지만, 사고 발생 직후 의료진들은 유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 표명을 하고, 홍보팀이나 대외협력처에서는 언론에 팩트에 입각한 객관적인 설명과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명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스타벅스는 ‘라테(LATTE)’라는 고객 응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LATTE’는 고객의 말을 귀담아 듣고(Listen), 고객의 불만을 인정하며(Acknowledge), 문제 해결을 위해서 행동을 취하고(Take action), 고객에게 감사하며(Thanks), 그런 문제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하라(Explain)는 것이라고 한다. 의료인과 의료기관도 ‘고객’이란 용어를 ‘환자’로 전환하여 ‘라테’ 원칙으로 환자를 대할 것을 제안해 본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인 간에 신뢰감이 구축되고 좋은 마음의 유대 관계(Rapport)가 형성되면 궁극적으로 치료 반응도 좋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의료 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는 환자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서 의료인들은 진실을 말하고, 진정성 있는 마음과 태도로 환자를 대하여 서로간에 신뢰감과 좋은 유대 관계가 구축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8/02/13 16:50 2018/02/13 16:50

카자흐스탄은 면적이 세계 9위로 한반도 면적의 12배이고, 인구는 약 1700만명으로 이 중 약 13만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필자는 2년 9개월전 강남세브란스 체크업 소장으로 알마티시 소재 알파라비 국립 대학 (Al-Farabi Kazakh National University) 건강검진센터의 설립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방문하였고, 금번에는 세브란스병원 국제팀의 제안으로 강남세브란스 암병원장으로서 알파라비 대학 검진센터에서 진료 및 강의를 위해 비뇨기과 정병하교수, 산부인과 김재훈교수, 그리고 갑상선외과 이용상교수와 진료팀을 구성하여 방문하였다. 1934년도에 설립된 알파라비 대학은 학생수 2만명, 교수수 2천명으로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캠퍼스 면적은 약 30만평정도이다.

 

방문 첫날 오전에는 만년설의 천산(天山)을 병풍삼고 자리한 알파라비대학 캠퍼스를 투어하고 검진센터 소장인 Ernest Kaliyev씨의 따뜻한 환대속에 오후 진료를 준비 하였고, 점심에는 대학의 고문으로 있는 고려인 An Yevgenyi씨 부부를 국립암센터와 양해각서체결을 위해 알마티를 방문한 김근수 병원장 일행과 함께 만나서 서로의 현안을 공유하고 우호를 나누었으며, 향후 이 행사를 매년 개최했으면 하자는 의견을 나누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대학 캠퍼스로 돌아오니, 차가운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면서 낙엽이 수북히 쌓이기 시작하고 분주해진 청소부는 하염없이 낙엽을 쓸고 있었다.

 

오후 진료는 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소화기내과, 비뇨기과, 부인과, 갑상선외과 진료를 하였는데, 교수들의 진료 참관을 위해서 젊은 의사 1~2명, 간호사 1명, 통역 1명이 각각 배치되었고, 여러분들의 협조하에 무난히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환자들은 참 순박하고 의료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환경이기에 더욱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녁에는 진료팀을 위하여 알파라비대학측에서 주최하는 만찬이 있었는데, 주메뉴는 말고기 순대와 양고기 스테이크였다. 보드카병이 비워지면서 서로간의 우호는 점점 깊어졌고 진정성을 갖고 양기관의 발전을 약속하며 첫날밤은 이렇게 깊어 갔다.

 

이튿날, 전날 내린 비로 알마티 가을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캠퍼스 단풍은 더욱 아름다워져 만추의 서정을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출근하니 환자들 및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환자 한사람당 15분 이상 ‘심층 진료’하니, 환자들이 다 만족해하며 ‘언제 또 오느냐’, ‘내년에 또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다. 환자와 의사간 충분한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점심은 진료팀과 고려인 식당에 갔다. 1937년 아무 준비도 없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척박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은 낯선 이국땅에서 지난 80년간 후손들에게 식생활 습관을 전수하고 후손들은 또 이어받았으리라. 당시 카자흐스탄에 없었던 무 대신에 당근으로 김치를 만들어 먹은 이후 이어져 온 당근 김치와 가자미 식혜를 반찬삼아, 지금은 사라진 옛 한반도 북부 지방 음식인 ‘국시’, 그리고 함경도식 같지만 색다른 순대와 족발을 먹었다. 점심때 식사에 곁들인 반주로 인해 졸립기도 했지만, 본인의 의무 기록을 이것 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온 카자흐스탄 환자들을 위해 오후에도 열심히 진료를 하고 마지막 환자를 보니 다섯시, 이렇게 카자흐스탄 진료 세 세션이 끝났다. 진료를 참관했던 카자흐스탄 젊은 의사들이 한국에서 온 교수가 진료하는 것을 보고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해본다. 아주 오래전 서양에서 온 알렌과 에비슨 박사가 그랬듯이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 넣고 싶었는데….

저녁은 알파라비 대학측에서 알마티 시내가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내려다보이는, Abay 식당으로 안내한다. 카자흐스탄의 의료 실정을 체험한 교수들은 지난 6여년간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구축한 알파라비 대학과의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고 카자흐스탄의 의료 발전를 위해 이번과 같은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더 활성화하자고 제안을 한다. 카작 전통 음식인 시큼한 마유 요거트, 말고기, 양고기 등을 먹으며 포만감과 함께 봉사에 대한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끼며 이렇게 이틀째 저녁도 지나가고 있었다.

 

셋째날, 오전은 대학에 가서 강의를 하고 오후에는 국립암센터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아침 일찍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다시 알파라비 대학에 갔다. 도서관 4층에 있는 강의실은 천장이 높고 미색과 짙은 살색의 내벽이 이슬람풍의 아라베스크 공예 문양의 배너가 드리워진 기둥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각지에서 초청된 약 25명의 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필자를 포함한 세명의 교수가 각각의 암 전공분야에 대하여 강의를 하였다. 영어로 강의를 하면, 동시통역사가 러시아어로 통역을 하느라 세시간 가량 걸렸는데, 강의를 듣는 젊은 의사들의 초롱초롱한 눈과 진지한 경청을 잊을 수 없다. 그들과 함께 간단한 점심을 하고 수료증을 전달한 후 지난 사흘간의 행사를 마무리 하였다. 오후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세명의 젊은 의사를 연수보낸 국립 암센터에 가서 십여명의 스텦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들의 주 관심사는, 4~50년전 우리 선배님들이 가졌을 것 같은, 젊은 의사들의 한국으로의 연수 교육과 공동 연구였는데, 최대한 지원할것을 약속했다.

저녁 식사 시간까지는 약 세시간이 남아서 인근 28전사의 공원, 악기 박물관, 그리고 러시아정교회 사원을 찾았다. 1907년에 완공된 세계 8대 목조건축물의 하나인 젠코브 사원은 외벽 개보수 공사 중이어서 아쉽게도 아름답고 우아한 외양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내부는 경건한 분위기에 벽을 채운 이콘(ikon)으로 신성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 식사는 An Yevgenyi씨 부부가 고려인 협회가 있는 코리안 하우스로 우리를 초청했다. 카자흐스탄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연간 10만명의 국민이 약 3천억원을 의료 관광 비용으로 지출하기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카자흐스탄의 의료 수준을 향상시켜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하였다. 보드카 술잔을 기울이며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다 보니, 어느새 출국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렇게 3박5일간의 카자흐스탄 출장은 마무리되었다. 출장을 마치면 숙제를 다하고 난 뒤의 느낌처럼 홀가분해지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카자흐스탄의 의료 발전에 대한 새로운 책임감이 양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듯 하다.

2017/10/23 10:40 2017/10/23 10:40

기부/모금이란? 기부(give)의 정의는 기부자의 믿음과 가치를 행동과 영향으로 바꾸어주는 삶으로,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며 자선 사업이나 공공 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말한다. 루이 세브란스씨가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드리는 나의 기쁨이 훨씬 더 큽니다”라고 말씀하셨듯이 기부는 기부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모금(fundraising)은 앞 세 글자가 ‘fun’으로 모금 활동은 즐겁고 모금은 개인과 조직, 그리고 세계의 변화를 위한 수단이 된다.

모금의 명분. 모금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해 모금을 할  것인가라는 명분을 수립해야 하고, 기관의 독특한 힘과 핵심 역량, 즉 모금 상품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서 기관과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발전할 지를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최상의 모금 상품은 기관의 핵심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어야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새로운 의료 문화의 혁신적 리더, 글로벌 의료서비스 표준의 개척자,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의료선교기관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모금 상품을 개발하고 명분을 쌓아야 할 것이다.

기부의 계기/스토리텔링. 병원/대학에 기부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자신 혹은 가족.지인의 병이 나았다든지, 병원/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했다는 감사하는 마음에서 기부를 시작한다. 따라서, 의료진 및 직원은 잠재 기부자(환자 및 가족)와의 접촉이 용이하고 기부자 예우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으며 모금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병원/대학을 통해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잠재 기부자를 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뭔가를 나눠 주고픈 마음은 있어도 실제 기부로 연결되기 까지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계기와 경험이 중요하기에 이를 잘 개발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피드백과 관리. 기부를 받는 것 못지 않게 기부자에 대한 피드백과 관리도 중요하다. 한번 기부한 분들의 추가 기부율이 30%를 넘기에 기부자들에게 기부 의도에 부합하게 잘 사용하고 있음을 피드백 해드려서 추가 기부를 유도하고, 주위 지인들의 기부를 권유하도록 해야 한다. 보고에 따르면, 추가 기부의 해지 이유 중 ‘기부금 사용 내력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기부자에 대한 정중하고 진정성있는 감사 표시와 함께, 홈페이지, 뉴스레터 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기부 및 사용 내역을 알려드리고, 이를 통해 기부자와의 관계를 제고하고 및 관리 해야 할 것이다.

맺음글. 기부와 모금은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편이기에, 기부는 기쁘고 행복하며 모금은 즐거운 일이다. 모금은 ‘fund-waiting’이 아니고 ‘fund-raising’이므로, 의료진 및 직원들은 기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갖지 말고, 기부 유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모금 활동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2017/03/20 08:37 2017/03/20 08:37

위 혹은 대장 내시경검사 및 치료를 전문하는 위장관 내시경의사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통증 유무를 조사해봤더니, 90%에서 한군데 이상에서 통증이 있다고 하였고, 2/3에서는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있다고 호소하였으며, , , 손가락, 어깨, 팔꿈치 통증이 흔하다고 한다. 통증은 검사 건수가 많은 경우 혹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치료 혹은 진단내시경을 하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검사 중 전방에 모니터를 보면 목 근육이 긴장되고, 비교적 무거운 내시경을 들고 검사 하기에 어깨, 팔꿈치, 허리 등에 무리가 되며, 내시경에 달린 여러 조절장치를 조작하다보면 손가락이 아프기도 한다. 서서 검사를 하고 수시로 페달을 밟을 때가 있어서 허리, 다리, 그리고 무릎 등에도 과피로가 될 수 있다.

 

이에 필자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시경실장을 맡으면서 직원 안전 차원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내시경 검사전 아침에 직원들과 함께 체조 대형으로 원을 그린 후 목 근육부터 시작해서 발목까지 약 10분간 스트레칭을 시작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세가지 좋은 점을 알게 되었다.

첫째, 트레칭은 근육의 유연성을 높이고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는 데 효과가있으므로 내시경 검사에 따른 근육의 긴장 혹은 피로를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스트레칭을 하면서 직원들과 아침 인사를 하며, eye contact를 통해 근육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긴장을 풀어주게 된다.

셋째, 스트레칭 구령을 재미있게 하는 강사 혹은, 가끔 순서를 잊어먹는 직원들로 인해 웃음을 짓게 하여 하루 일과를 즐겁게 시작하게 된다. 사실 두번째, 세번째 효과는 스트레칭을 하면서 예기치 않게 얻게 된 부소득인 셈이다.

 

결론적으로, 스트레칭은 내시경실 직원들의 근골격계 건강 뿐만 아니라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며 팀워크 향상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매일 아침 유튜브를 통한 강남세브란스 소화기내과 강사의 구령에 맞춰서 전국의 내시경실 직원들이 동시에 스트레칭을 하고 내시경 검사.시술을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

2016/10/11 15:07 2016/10/11 15:07

영화 비긴 어게인처럼

 

남녀간의 정열적인 사랑과 음악에 대한 열정이 여름이라면, 사랑과 믿음에 대한 상처를 치유해주는 줄거리와 잔잔한 음악으로 가을도 연상되는 영화 '비긴 어게인'처럼 요즈음은 한낮의 여전히 무더운 여름과 저녁에는 시원한 바람과 귀뚜라미소리가 어울린 가을이 공존한다.

 

뉴욕의 곳곳을 배경으로 한 영화 비긴 어게인’처럼 서울의 밝고 어두운 곳들을 배경으로 이런 가슴 따뜻해지는 음악 영화를 찍을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남녀간, 부부간, 그리고 부녀간 신뢰가 그 영화의 키워드라고 생각하며, 환자와 의사간에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관계 구축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이를 위해선, 의료진에게는 최고의 의학 지식과 술기 뿐만 아니라 환자를 위한 배려와 소통, 겸손, 그리고 진정성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 여름 무더위를 견뎌내고, 세상 구경 나온 도토리들이 툭툭 떨어지는 병원뒤 매봉산 산책길에  영화 처럼 와이 잭 함께 끼고 OST음악 공유하며 영화의 장면 장면을 되새기고 싶다.

2014/09/24 16:37 2014/09/24 16:37

고객관계관리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최근의 의료 산업은 의료 서비스의 제공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건강을 평생 관리해주는 것과 유용한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시되고 있다. 또한, 의료 서비스의 트렌드는 Cure가 아닌 Care, 즉 예방 중심의 시장 증가와 고령화에 따른 노령층을 타깃으로 한 시장 형성, 의료 관광등을 통한 의료 산업의 국제화, 그리고 고객 지향적 마케팅 등이다. 그 중에서도 한정된 수요와 공급 과초과 상태인 현재의 의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마켓 셰어)’이 아닌, ‘고객 점유율’, 즉 한명의 고객에게 여러 번 많이 팔아서 고객 셰어를 높이는 고객 지향적 마케팅은 이 최근 의료 서비스의 키워드라고 생각된다.

고객의 사전적 정의는 상점 따위에 물건을 사러 오는 손님인데, 고객은 잠재 고객, 신규 고객, 기존 고객, 핵심 고객, 그리고 이탈 고객으로 세분된다. 특히 핵심 고객이란 재무적 기여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입소문(word of mouth)을 퍼뜨리거나 타인을 추천하는 등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고객을 뜻한다.

고객 관계 관리(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CRM)란 고객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고객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고객의 가치를 극대화하여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세스 혹은 그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활동이라고 정의하는데 즉, CRM이란 잠재 고객을 신규 고객으로, 신규 고객을 핵심(충성) 고객으로 만들고, 그리고 이탈 고객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12 5대 주요병원 건강검진센터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병원을 선택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병원의 명성이나 의료진의 유명도, 혹은 근접성보다 41%의 고객이 꼽은  환자(고객) 경험이었다고 한다. , 고객이 관리받고 대우받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느끼게 하는 것이 CRM 활동의 핵심 중 하나일 것이다.

신규 고객은 니즈(needs)를 잘 분석하고 세분화해야 하며, 이에 따른 개인화 및 맞춤화 전략, 그리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하여 신규 고객을 핵심 고객으로 전환시켜야 할 것이다. 영화 제리 맥과이어에서 톰 크루즈가 맡은 주인공의 대사 중 고객과의 인간 관계가 핵심이며, 수익보다는 인간적 관심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대사가 생각난다.

결론적으로, CRM을 통하여 고객으로 하여금 관리받고 대우받고 있다는, 실체적이고 감성적인 경험을 갖게 함으로써 고객과 병원간은 기쁨주고 사랑받는 관계가 되어야할 것이다.

2014/05/09 12:19 2014/05/09 12:19

전공의가 알아야 할 병원예절 일곱 가지

 

예절의 근본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데서 출발한다, 나보다 상대방을 우선시하고 인격적으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에게 불편함, 불쾌감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필자는 수년전부터 의과대 학생 강의 도중 틈틈이 병원내에서의 예절을 강조하여 왔는데, 이제 지상을 통해 새로이 병원 생활을 시작하는 수련의와 전공의들에게 어떠한 행동이 올바른지를 알리고자 일곱가지 상황으로 나눠 그 내용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상황 1) 필자가 새로 산 청진기를 어깨에 걸치고 전공의 생활을 시작하던 30년전과는 달리, 병원 규모가 커짐에 따라 병동간 통로도 영국식 정원마냥 더욱 복잡해졌고, 복도에 다니는 사람들 수도 많아졌다. 먼저, 복도를 다닐때는 정숙해야하며 우,마차는 우측 통행, 당신은 좌측 통행을 해야 할 것이다. 가끔 3,4명이 팔짱을 끼고 복도의 반을 차지하며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뒤에 오는 바쁜 사람 뿐만 아니라 반대편에서 오는 통행인들에게도 불편함을 끼친다. 동성끼리 팔짱을 끼고 가는 것은 외국에서는 동성연애자로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젊은 후배들 중에는 조선시대 양반 도포자락 휘날리듯, 가운을 휘날리며 복도를 좌.우 가릴 것 없이 다니는 사람이 있는데, 이제는 그만 해야 겠다. 특히 병원내에서는 응급상황이 많이 발생하므로 길을 막는 행동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 복도에서 아는 사람을 만났을 때는 시선을 마주친 채 밝은 표정으로 가볍게 목례를 한다. 필자의 경우 대개는 3-4 미터 전방에서 피아 (彼我) 식별, 즉 인사를 해야하는지 또는 받아야하는지 결정하게 된다. 환자나 보호자가 길을 묻는 경우가 있으면, 손이나 턱으로 방향을 가리키는 것 보다, 바쁘지 않으면 그분의 목적지까지 함께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상황 2) 복도가 끝나는 지점에는 또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크고 작은 문이 있다. 보무당당한 당신은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문 반대편에 있을 사람은 생각치 않고 힘차게 문을 열것이고, 동시에 단발마 비명 소리가 병원 곳곳에서 들린다. 이제는 그만 듣고 싶다. 문을 열 때는 문을 조금만 연 후, 반대편 가까운 복도에 사람이 지나가지 않는지 확인한 후 열어야 하며 항상 실내에서 나가는 사람이,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오는 사람보다 우선한다. 그리고 먼저 문을 연 사람 뒤로, 또는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을 위해 당신은 문을 잡아 줘야 할 것이며, 그 사람은 당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할 것이다.

 

(상황 3) 아침마다 병실을 들어서는 순간 환자의 눈에 비치는 당신의 모습은 어떠할까? 수염을 기르는 사람 빼고는 면도를 새파랗게 할 것이며 뒤통수에 새집은 그만 짓고, 머리에 도끼를 맞은 듯 가르마도 타 보자. 어젯밤 위세척 때문에 가운에 한방울 피라도 묻었으면 과감히 세탁통에 던져 버리자. 병실을 들어설 때는 반드시 노크를 하며, 병실내 TV 소리가 진찰 또는 설명에 방해가 되면 양해를 구한 후, 음량을 줄이고, 병실을 나설 때는 반드시 음량을 원위치로 돌려 놓아야 한다. 이것은 필자 환자를 담당하는 전공의들간 인계 사항인 것으로 알고 있다. 추운 겨울날에 진찰을 할 때는 미리 손과 청진기를 따뜻하게 한 후 환자의 몸에 갖다 대어야 할 것이다. 실험할 때, 냉동고에서 꺼낸 튜브를 녹이고자 따뜻한 오른쪽 바지 주머니속에 튜브를 미리 넣어두듯,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회진을 시작해야 한다. 환자가 처음 입원하는 날, 당신이 너무 사무적으로 문진을 하다보면 환자는 취조 또는 심문을 받는 기분이 들게 되고, 여러 의료진들으로부터 똑같은 질문을 받게 되면, 나중에는 지쳐 짜증이 난다고 한다. 환자의 아픈 몸과 마음을 이해해주는 배려와 자세가 필요하다. 검사나 치료를 할 때는 늦어도 전날, 그것에 대한 설명을 상세히 해드려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종이에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해드리고, 우측 하단에 서명한 후 그림을 드리는데, 어떤 환자는 퇴원후 그것을 액자에 넣어 자기 집 방 벽에 붙여놓았다고 한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그림을 더욱 잘 그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황 4) 환자보는 일 이외에도 저널 발표등 지식의 재충전을 위해 당신은 도서관을 찾게 된다. 도서관 안에서도 반드시 정숙해야 한다. 한정된 공간에서 책을 많이 비치하고자 대부분 서가 (書架) 밑에는 레일이 깔려 이동식으로 되어 있고 앞쪽 면에는 회전 손잡이가 달려 있다. 서가사이에 사람이 있는 것을 확인하지 않고 손잡이를 돌리면 오징어를 만들기 십상이다. 반면, 서가 사이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은 거기서 장시간 책의 내용을 읽지 말고, 원하는 책을 집은 후 서가 밖으로 나와야 하겠다. 회전 손잡이를 돌려 당신이 들어갈 공간이 확보되었으면, 손잡이를 수직 방향으로 고정시켜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손잡이는 원심력을 받아 시계추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소음을 낼 것이다. 도서관 책상에 앉아 책을 본 후 일어설 때는 의자 빼는 소리를 최소한으로 해야 하며, 앉았던 의자는 가볍게 들어 책상 안쪽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상황 5) 아침을 활기차게 열었던 당신도 족의 (足醫)로서의 임무를 완수하다가 지쳐 오후가 되면 가운 주머니속의 청진기 조차 무겁게 느껴진다. 1층에서 급히 승강기를 이용하려면, 하나같이 승강기가 2,3층 근방에서 위로 올라가고 있다. 시설이 좋은 곳에서는 승강기 도우미도 있고, 단추를 한 개만 눌러도 먼저 오는 승강기의 문이 열리지만, 우리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니 어서 잊어 버리자. 승강기를 탈 때는, 예를 들어 승강기가 6개 있다면, 모든 승강기 단추를 다 누르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서있는 층에서 가까운 층에 있는 승강기 2개만 누르면 좋겠다. 전기도 절약되고 기다리는 시간도 짧아질 것이다. 승강기도 물론 안에 있는 사람이 먼저 내린 후, 밖에 있는 사람이 타는 것이 원칙이다. 타고 내리는 순서는 환자, 보호자 먼저, 또는 노약자, 어린이, 여성 및 남성,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신 순이 되어야 할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가 타고 내릴 때는 승강기 문을 잡아 주거나, 또는 열림 단추를 누르고 있어야 하겠다. 승강기내에 사람이 많이 타서 환자가 못타는 경우가 생기면 사지 멀쩡한 당신은 주저없이 내려 환자를 태운 후, 운동삼아 계단을 오르내려야겠다.

 

(상황 6) 화장실 예절은 어떤 것이 있을까? 화장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바지 지퍼를 내리는 성미급한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지퍼를 내린채 복도를 활보할 것 같다. 지퍼는 변기 앞에서 내리는 여유 (?)를 가지자. 그리고, 소변대에서 소변 보는 사람 바로 뒤에 붙어서 줄을 서지 말았으면 좋겠다. 줄 잘 안서기로 유명한 우리나라 사람도 여기서는 줄을 잘 선다. 그러나, 평소에 막힘없던 필자의 소변도 누가 뒤에 바짝 서 있으면 잘 나오지 않아 애를 먹는다. 전립선이 부은 사람 뒤에 서서 오래 줄을 서있는 사람들은 그 짧은 기간동안 군대에서는 줄을 잘 서야한다는 옛날 명언을 떠올린다. 굴비 엮을 듯이 바짝 뒤에 붙어 있지말고 멀치감치 뒤에서 한 줄로 서서 기다리면 어떨까 한다. 은행 창구에서처럼, 비는 자리에 순서대로 가서 용변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한다. 필자는 여자 화장실에 아직 한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지만, 거기도 마찬가지일 성 싶다. 안에서 대변을 보는지 소변을 보는지 모르니까, 애꿎게 대변줄 (?)에 줄 선 사람은 기다림에 지쳐 노크를 여러번 하게 되고, 안에서 용변을 보는 사람에게도- ‘변비를 전공하고 있는 필자의 소견으로는-외부로부터의 소음이 원활한 배변에 썩 안 좋을 것 같다. 따라서, 남녀 공히 한 줄로 서서 기다리다가 비는 자리로 순서대로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상황 7) 시도 때도없이 울리는 호출기에 지친 필자의 전공의 시절이 생각난다. 전화를 받을때는 수화기를 든 후, 당신의 관등성명을 대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화 건 사람 역시 이름을 밝혀야 한다. 전화를 잘못 걸었을 때는 전화 건 사람은 사과를 하고 끊어야지 무조건 끊어버리면 안되겠고, 전화 받은 사람도 교환수를 연결해주는 등, 도와주려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전화받을 사람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는 그 상황을 설명해주고 전할 용건이 있는지 물어봐야 겠다.

 

요즘같이 개인주의가 만연되어 있고 가치관의 혼란을 느끼는 시대를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지식 주입 뿐만 아니라 올바른 사고와 행동이 어떠한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 또한 중요하리라 믿는다. 실질적으로는 이러한 예절을 몸에 익히는 것이 병원을 찾는 환자, 보호자들에게 대한 배려와 병원 및 학교에서 선,후배,동료들간의 존중 그리고 보다 나은 유대 관계를 맺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2014/04/10 08:32 2014/04/10 08:32

=응답하라 2014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시경실=

 

지난해 가을 소화기내시경실장을 맡은 후 내시경실의 세가지 키워드로 첫째, 환자 안전(safety), 둘째, 환자 편안(comfort), 그리고 소통(communication)을 정하였고, 각 키워드별로 테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환자안전팀은 응급내시경 시술 24시간 당직 시스템 구축, 내시경 장비의 철저한 소독, 내시경실 질 관리 및 향상, 진단 및 치료내시경 시술의 합병증 예방 등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였고,

 

환자 편안팀은 내시경실 인테리어 개선 공사를 하였고, 병실환자의 내시경 시술 전후관리와 외래 환자들에게는 소화기내과 진료실부터 내시경 검사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러 접점들을 파악하여, 최대한 환자 편의를 도모하며, 시술 익일 환자 관리 등의 Before & After 서비스를 핵심 목표로 정하였다.

 

소통 팀은 e-뉴스레터 창간호를 제작 및 배부하였고 진료협력의와의 네트워킹 강화를 위한 여러 시스템을 구축하였으며, 내시경실-환자간의 소통을 위하여 내시경실 블로그를 활용한 각종 소화기내시경검사 및 시술에 대한 mobile friendly한 설명/안내 시스템을 만들 예정이다.

 

과장의 저돌적인(?) 추진에 처음에 당황했던 과원들도 몇달 지난 이젠 응답하기 시작하고 있다. 2014년에도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시경실은 개원의 및 봉직의 선생님들이 의뢰해주신 고객들에게 최고/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satisfactory, strong & solid, speedy, and safe S 4+1 소화기내과/내시경실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응답하라, 강세소 2014 !!!

2014/01/24 08:58 2014/01/24 08:58

나도 영남이형처럼


어느새 쌀쌀해진 10월 셋째주 주말 저녁, 아내와 함께 가수 조영남(이하영남이형’)시월의 어느 멋진 날이란 제목의 공연을 즐기기위해 예술의 전당을 찾았다. 주차장에서 콘서트홀 가는 길 양옆에 도열한 느티나무와 마로니에 단풍잎은 청량한 가을 바람에 흔들리고 가로등 조명을 받아 황홀경을 뽐낸다.

 

콘서트홀 로비에는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로 분주하고, 객석을 빼곡히 채운 듯, 영남이형의 여전한 티켓 파워를 실감한다. 데뷔한 지 45주년이 된지라 다른 공연과 달리 연령이 지긋한 분들이 많이 보인다.


객석 뒤에서 무대쪽으로 걸어오면서 통로 양측에 자리잡은 행운(?)의 팬들과 악수를 하며제비로 오프닝을 시작한다. 몇 년전 뇌경색을 맞았고, 나이도 일흔을 바라보기에 예전처럼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줄 수 있을까 했던 필자의 우려는 공연 시작과 함께 이내 사라진다. 오히려 더욱 더 능수능란하고 자연스럽게이별의 노래를 부를때는 마이크를 객석쪽으로 향하게 하며 관객과 소통한다. 즉흥적인지, 사전 각본인 지 알 수는 없으나, 객석에 앉아 있던 김 모 교수와 예술의 전당 사장을 무대로 불러내어향수딜라일라를 함께 부르는가하면, 노래 중간중간에 재밌는 일화들을 소개하며 관객을들었다.놓았다한다.  박정희 교수와 함께 부른 ‘Time to Say Good Bye’  사라 브라이트만과 안드레아 보첼리의 무대인양 부드러우면서 힘찼고, 감동스런 분위기에 객석과 무대가 공감한다.


막연히 멜로디가 좋아서 따라 부른 적이 있는지금은 작가 김수현씨 시에 영남이형이 작곡한 노래라는데, 그 가사를 새겨들으니 사랑의 엇갈림과 이별의 먹먹함이 느껴진다. “우린 그 옛날의 우리가 아닌 걸 분명 내가 알고 있는 만큼 너도 알아 단지 지금 우리는 달라졌다고 먼저 말할 용기가 없을 뿐…” 


일흔을 바라보는 나이인데, 체력이 더 좋아진 듯, 공연 시작한 지 벌써 두시간 반이 되었는데도, Cucurucucu Paloma등 앵콜곡을 세곡이나 거뜬히 부른다.


나도 일흔이 되면, 영남이형처럼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검은 뿔테 안경 벗고, 쌍꺼풀 수술을 받아 좀 어색해진 얼굴을 보여주며, ‘손을 좀 대었다고 자랑하는 형의 자유로운 영혼이 부럽기만 하다.


“브라보 !!!”

2013/10/24 08:56 2013/10/24 08:56

의학회 리더를 위한 십계명

 

연세의료원이란 우산과 여러 선.후배, 동료 교수들의 배려와 후원으로 필자의 능력에 과분하게도 소화기 생리 분야의 기초 및 임상분야 양대 학회인 한국평활근학회 및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의 회장직을 4년간 역임하였다.  본인이 학회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습득하게 된 리더로서의 마음 가짐과 행동을 정리하여 이를 후배 교수들과 나누고자 한다.

 

리더십이란 4P라고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나 조직(People)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쳐 (Power=valuable influence) 끊임없는 상호작용(Process)을 통해 그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함으로써 어떤 임무, 목적 또는 프로젝터를 달성하도록(Performance)하는 행위라고 정의한다.

 

리더십의 대표적인 사례로서 맥도날드 이야기를 들 수 있다. 맥도날드 형제는 큰 욕심이 없는 평범한 음식점 주인이었다. 이들 형제는 가게를 잘 운영하고, 햄버거를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등의 매니저 역할은 잘했지만, 이것을 거대한 조직체로 다듬어서 엮어 나가는 리더십은 없었던 것이다.  그때 등장한 사람이 바로 레이 크로크(Ray Kroc)였다. 크로크씨는 1954년도에 우연히 맥도날드형제를 만난 뒤 매장을 전국에 수천 개 여는 꿈을 꾸었다. 그는 시대의 흐름과 유행, 거기에 따라 변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읽을 줄 알았고, 전통적인 식당과는 다른 새로운 프레임, 즉 간편하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식당, 즉 친절한 서비스와 저렴한 가격에 오래 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고 예약할 필요도 없는 식당을 생각했다. , 리더는 꿈과 비전이 있어야 하고, 열심히 일을 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직원들이 열심히 일을 하게끔 여러 시스템을 고민하고 만들 줄 알아야 한다. 필자는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이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좋아하는데, 리더인 병만족장은 조원들을 배려하고, 앞장서서 정글을 헤쳐나가는 능력도 있지만, 어느 길을 헤쳐나가야할 지 방향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 리더는 지도를 읽고 길을 헤쳐나가는 능력도 중요하겠지만,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회를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리더는 학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학회 회원들과 소통과 공감을 하며, 회원들로 하여금 학회에 열정을 갖고, 재미를 느끼게 하는 여러 시스템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좀 많긴 하지만 다음의 열가지로 학회 운영의 리더십 계명을 정리해보았다.

 

첫째, 리더는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해야 한다. 필자가 학회 회장을 맡으면서 제일 먼저 한 것은 서점을 찾는 것이었다. ‘리더(leader)는 리더(reader)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리더는 자신의 전공 분야 외에도 의료 정책이나 의료 경영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도 눈을 돌려서 관련 서적들을 탐독해야 하며, HT(health technology) 포럼 같은 의료정책 세미나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의료원주관의 ‘mini-MBA’과정을 두차례 수료한 경험도 학회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둘째, 미션과 비전을 만든다. 포스코 정준양회장은 리더는 Vision, Insight, 그리고 Philosophy를 갖춘, VIP가 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필자는 학회를 맡기 한달전에 임원 내정자들과 만나서 학회의 미션과 비전을 만들 것을 주문하였다. 그리고 임원.위원 워크샵을 통하여 구호성이 아니라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미션과 비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구체화하고, 중간 점검을 통해 계속 실천해 나가도록 하였다.

 

셋째, 단기적인 업적/성과보다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2009년 미국 허드슨강에 여객기가 무사히 불시착한 허드슨강의 기적이라 불린 사건이 있었는데, 기장 체슬리 슐렌버그는 맨 마지막으로 구조되며 한 인터뷰에서 나는 프로토콜대로 했을 뿐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또한,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팀 오클랜드 에슬레틱스’, 만년 꼴찌팀의 반란이란 주제의 영화머니볼에서 보듯, 빌리 빈 단장은 선수들의 기록을 데이터 베이스화하여 선수 명성보다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발탁하는 시스템을 통하여, 새로이 팀을 구성한 후 4연속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룬다. 이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예가 될 것이다. 학회도 학회 회칙을 포함한 각종 규정들을 정비해야 하고, 학회 회원들이 전문으로 하고 있는 여러 의료 행위들을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를 기반으로 하여 규정하고, 주로 다루는 질환에 대한 진단 및 치료의 가이드라인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넷째, 솔선수범을 한다. 솔선수범이란 당신이 앞으로 나서서 이끌면 다른 이들이 뒤를 따를 것이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사례를 들어보면, 몇 년 전 파산위기에 빠진 미국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들이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위해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워싱턴 국회에 갔다가 의원들로부터 혼쭐이 난 적이 있다. 반면, 국가부도 위기에 빠진 그리스의 대통령은 83세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EU 정상회담에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참석, 그리스가 재정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일화가 소개된 적이 있다.  학회를 운영할 때도 회장의 직위를 이용한 이득을 취하면 안될 것이고, 학술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젊은 교수들에게만 강의를 맡길 것이 아니라 회장도 직접 강의를 맡는 등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권한 위임과 신뢰를 한다. 기원전 15세기경 이집트를 떠나 가나안땅으로 향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사이에 매일같이 이해관계가 충돌, 지도자 모세는 이를 조정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였다 이에 모세의 장인이 그렇게 하면 자네와 백성들이 함께 지쳐버릴 것이네. 자네는 백성들이 마땅히 갈 길과 할 일을 일러주고 재판하는 일은 능력있는 사람을 선발하여 위임하게라고 말한다. 일에 열정과 재미를 느끼게 하려면, 그일을 할 때,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다고 느낄 때라고 한다. , 권한 위임을 하고 신뢰를 하는 것은 권한을 위임 받은 자들로 하여금 열정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학회 회장이 모든 것을 다 챙길 수는 없다. 임원들에게 권한 위임을 한 후 신뢰를 해야 할 것이다.

 

여섯째, 배려와 양보를 한다.  이해란 영어단어는 ‘understand’이다. 상대방보다 낮게 선다는 뜻인데, 자신을 낮추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고 마음이 편해진다. 몇 년전 지하 탄광사고로 지하에 매몰된지 70여일만에 구조된 광부 리더였던 루이 우르수아는 구조가 될 때 자신은 마지막 구조자를 자처했고, 언론과 인터뷰할 때도 발언권을 독점하지 않고 동료를 참여시켰다. 학회의 리더로서의 권위는 그 권위를 버림으로써 얻게 된다고 말하고 싶다. 학회 일을 결정할 때는 임원.회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일곱째, 소통을 위해 항상 노력한다.길을 내면 흥하고, 성을 쌓으면 망한다란 징기스칸의 말 처럼 소통은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필자가 학회를 맡으면서 개명한 위원회 이름 중에 하나가 정보.소통 위원회이다. 젊은 의사들과 정서적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갖고자 노력했고, 전임 회장님들을 모시고 한학기에 한번씩 학회 상황을 브리핑하였다. 또한, 학회 뉴스레터를 제작, 분기별로 학회 관련 정보를 회원들에게 공지하였다.

 

여덟째, 리더 개인의 이익보다 조직의 이익을 우선한다. 어느 조직이든 그 조직의 리더가 되면 그 조직에서 명예나 이익을 얻거나 반대급부를 얻으려는 생각보다는 먼저 그 조직의 구성원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를 생각해야 한다. 양대 학회의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일이 생겼을 때, 판단과 결정을 해야할 때 개인의 이익보다는 학회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았다.   

 

아홉째, 즐겁고 흥미로운 조직을 만든다. 직원들의 마음이 기쁘고 즐겁지 않으면 고객들이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할 것이다. 고객만족 이전에 직원이 만족해야 한다는 데에서 비롯되는 ‘Fun 경영이란 용어가 있다.  CEO chief executive officer란 의미도 있지만 chief entertainment officer라고 불리기도 한다. , 학회 리더는 어떻게 하면 회원들이 흥미롭고 즐거운 학회로 느낄 수 있을까 하고 늘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학회 행사에 인문학.교양 강좌를 신설하여 회원들에게 다양한 흥미를 제공하고자 노력하였으며, 꽃미남, 짐승남에 이어서 요즘은 웃기는 남이 대세라고 하듯이 학회에서의 강의도 재미있게 하도록 독려하였다.

 

열번째, 구성원을 리더로 만든다. 진정한 리더는 팔로우들을 리더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한다. , 리더십의 핵심은 리더 자신이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을 얼마나 성장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필자는 학회에 영 리더스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젊은 의학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멘토-멘티 프로그램 등을 만들어서 젊은 의학자들을 리더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 또한, 보험-정책 위원회에 참여하는 회원들에게는 심사평가원 최고위자과정에 등록을 지원하여 의료 정책에 대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게 하였다.

 

이상과 같은 열가지 계명들은 앞으로 의학회 리더가 되고자하는 후배들에게 마음속 거울이나 나침반이 되어 학회 운영에 조그마한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2013/03/17 19:58 2013/03/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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