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느꼈던 3박4일간의 베트남 출장

 

강남세브란스 암병원장으로 재임시 추진했던 해외 사업들 중 하나인 베트남 하노이 출장은 준비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 일정을 비교적 순조롭게 마치고 귀국편 항공기에 몸을 실으니, 지난 3박4일간의 일정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베트남 하노이의 대표적인 2개 병원을 방문하여 강의를 하고 의료진들과 좋은 유대 관계를 맺으며, 베트남의 젊은 의사들에게 세브란스병원의 선진 의료 시스템과 의료 기술에 대한 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것이었다.

 

첫날, 이번 3월부터 새로이 암병원장을 맡은 장항석 교수, 본 행사 일정 등을 준비하고 조율한 올리브 헬스케어 L대표와 함께 저녁에 인천을 출발하여 현지 시각 21시40분에 하노이에 도착하였다. 한국과 시차가 두시간이다. 인구가 약 750만명인 하노이는 습도가 높고 후덥지근한 느낌이며 공항내 많은 사람들로 복잡한 느낌을 갖게 한다. 숙소인 L 호텔에 여장을 풀고 일행들과 하노이 비어를 마시며 내일 일정에 대하여 간단한 미팅을 가진 후 잠자리에 들었다.

 

둘째날, 오전은 공식 일정이 없어서 아침에 호텔 부페에서 쌀국수 ‘퍼’를 먹고 휴식후 호텔을 나서니, 도로를 채운 수많은 오토바이들의 분주한 행렬과 도로 바닥의 중앙차선이 별로 의미가 없는 중앙선 침범이 일상인 주행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오토바이에 세사람씩 타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무슨 룰이 있는 듯 접촉 사고도 없이 잘들 피해 다닌다.

점심으로 오바마가 좋아했다는 ‘분짜’라고 하는 음식을 먹기로해서 좁은 골목길에 위치한 허름한 식당을 찾았다. 가파른 계단을 통해 3층에 올라가야 빈자리가 있을 정도로 많은 손님들로 북적되는 ‘분짜닥킴’이란 식당이다. ‘분’은 쌀국수면, ‘짜’는 숯불에 구운 돼지고기 완자라고 한다. 분짜를 맛있게 먹고 방문한 곳은 1911년에 개원한 1400병상 규모의 Bach Mai 병원이다. 무표정하고 고압적인 태도의 병원 경비 직원들에게 안내를 받고 병원에 들어서니, 많은 환자들이 시골역 실외 대합실 같은 곳에서 불평 없이(?) 앉거나 서있다. 병원 관계자들과 방문 목적과 상호 협력에 대하여 의견을 나눈 후, 의사들 대상으로 치료내시경 강의를 하였다. 영어로 강의하면 베트남어로 통역을 한다. 수강 태도가 매우 진지한 젊은 의사들에게 강의후 질문들을 받고 대답하니, 한시간 반이 훌쩍 지났다. 젊은 의사를 암병원에 연수 보내고 싶다는 요청을 받았고 한국에 돌아가서 체재 비용 지원 등 구체적인 규정을 정한 후 추진하기로 약속하였다.

강의후 내시경실과 병실을 구경시켜준다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환자와 보호자들을 제지하고 우리 일행만 타게 한다. 하루에 내시경을 300건을 한다는데, 70년대가 그랬을까….시설이 꽤 낙후되어 있다. 다인실 병실에는 한 침대에 두사람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거꾸로 누워 있는 병상들도 있어서 병원내 감염이 걱정스러웠다.

강의후 하노이 108 군병원 Khien교수가 초청하여 베트남식 Sea food 음식점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치킨, 바나나, 그리고 두부를 함께 넣고 끓인 찌게 요리가 일품이었다. 베트남 음식이 의외로 입맛에 맞는다.

 

셋째날. 오전 9시, 지난해 12월에 오픈한 2천 병상의 현대식 새건물 2개동을 자랑하는 하노이 108 군병원을 방문하였다. 소화기내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시간 강의후 이번 출장의 공식 일정을 마쳤다. 이후 하노이에 종합예술대학을 설립한, 서울팝스 오케스트라단 H 단장을 만나서 학교를 둘러보고 박항서 감독이 다녀갔다는 Rice Bistro 식당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처음 먹어 본 망고 샐러드, 베트남식 부침개인 반쎄오, 찹쌀밥 등 음식맛이 예술이다. 식사후 L 마트에 가서 베트남 특산품인 커피와 캐슈넛을 쇼핑하고 호텔 근처 호숫가를 산책하였는데, 미세 먼지가 심해서 산책은 잘못한 선택이었고, 무수한 오토바이와 차들을 피해서 건널목을 건너는데 익숙치 않은 여행객에게는 살벌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은 어제 강의한 Bach Mai 병원의 소화기내과 Dr.Thanh의 초청으로 프랑스식 건축 양식의 고급 식당에서 베트남 코스 음식을 먹었다. 아… 이번 여행은 강의 출장이 아니고 먹방 투어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베트남 음식들을 많이 먹었는데, 또한 모든 음식이 맛있고 환상적이었다.

 

넷째날 일요일은 낮 12시 비행기로 귀국하기에 아침 일찍 나와서 면세점에서 쇼핑을 한 후, 다음에 오게 되면 이번에 못한 관광 여행을 하리라 다짐하며 귀국편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베트남은 인구 9천7백여만명에 65세 노령 인구가 6.1%에 불과한, 젊고 다이나믹한 나라이다. 3박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만났던 하노이 젊은 의사들은 순박하고 배움에 대한 욕구가 대단했다. 병원은 새 건물들이 들어서고 현대식 의료 장비도 도입하는 등 하드 웨어를 갖추기 시작하지만, 보건 의료 서비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의료 시스템 등 각종 소프트 웨어와 우수한 인력 양성이라는 휴먼 웨어일 것이다. 향후 이런 부분에서 많은 발전이 필요할 것이며 이번 출장을 계기로 연세의료원과 강남세브란스 암병원이 베트남 의료수준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2019/05/24 11:56 2019/05/24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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