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도암이란?

식도암은 식도에 발생하는 암으로 60대 이상 남성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발병 요인으로는 고령의 남성에서 흡연과 음주가 중요한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병리조직학적으로 식도암은 식도 편평상피암과 선암으로 나누어집니다.

 

20년전 본 교실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상 식도 편평상피암과 선암의 비율이 30:1로 식도 선암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미국 등 서양에서는 1960년대에는 편평상피암과 선암의 비율이 6:4정도로 편평상피암이 많았으나, 현재는 편평상피암과 선암의 비율이 3:7로 선암이 더 많이 보고됩니다. 한국인에서도 비만과 식생활습관의 서구화에 따라서 20년전부터 위식도 역류질환/역류성 식도염이 증가하고 있고, 위산 역류로 인하여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게 되면 바렛 식도가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바렛 식도는 식도 선암의 전단계 병변입니다. 따라서, 한국인에 있어서 선암이 점점 증가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7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5년 우리나라에서는 214,701건의 암이 발생했는데, 그 중 식도암은 남녀를 합쳐서 2,420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1.1%를 차지했습니다. 조직학적으로는 2015년의 식도암 전체 발생 건수 2,420건 가운데 암종 중에서는 편평상피세포암이 89.6%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선암이 2.9%를 차지했습니다.

 

증상과 진단은?

초기에는 특이 증상이 없지만, 식도는 음식이 지나가는 통로이므로 식도암이 진행이 되면 주로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통증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식도의 벽은 쉽게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암이 발생하더라도 식도 협착에 의한 증세가 늦게 나타나서 진단이 늦어질 수 있으며, 진단 당시에 이미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식도암이 점차 진행하여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며 이는 처음에는 고기나 깍두기 같은 고형음식에서부터 시작하여 나중에는 죽이나 미음, 물을 삼키기 어렵게 됩니다. 또는 크기가 큰 음식을 먹을 때 걸리는 느낌이 나거나 앞가슴이나 등쪽에 통증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식사하기 불편해지고 식사량도 자연적으로 줄게 되어 심한 체중감소와 영양실조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식도암이 식도의 내강을 거의 막아서 음식물이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게 되면 식사 후에 먹었던 음식물이 다시 입으로 올라오는 증상이 있을 수 있으며, 이와 동반하여 입으로 올라온 음식물이 기도로 흡인되어 기침이나 흡인성 폐렴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식도암이 진행함에 따라 식도내강을 좁히는 것 외에도 식도주변의 장기에 암이 침윤함에 따라 여러 가지 증상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식도암이 목소리를 내는 성대를 지배하는 되돌이 후두신경을 침범하게 되면 성대 마비가 생겨 목이 쉬게 되며 이에 따라 음식물의 흡인이 자주 일어나게 됩니다. 식도 바로 뒤의 척추를 침범하면 등쪽에 통증이 올 수 있고, 기관(trachea)을 침범하면 기침, 객혈등의 증상이 생기게 됩니다.

 

진단은 식도 내시경 및 조직검사를 통하여 육안적으로 확인하게 되며(그림 1), 침범 범위 및 전이 유무를 판단하기 위하여 식도 조영술, 초음파 내시경, 흉부 및 복부 전산화 컴퓨터 단층촬영, 그리고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등을 시행합니다

 

치료는?

식도암의 치료는, 식도암이 점막에만 국한된 조기 식도암인 경우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식도암에 대해서는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의 경우 일괄절제 및 완전절제율이 매우 우수한 치료법으로, 식도의 내시경적 점막하 박리술의 경우 위 병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지만, 강남세브란스 소화기내과 및 식도암클리닉에서는 높은 일괄 절제율과 비교적 낮은 합병증, 그리고 근치적 수술에 비교할 만한 훌륭한 장기 생존율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수술로 절제 가능한 식도암인 경우 식도 절제술을 하는데, 가능하면 흉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을 하게 됩니다. 식도의 주위에는 심장, 기관지, 폐, 대동백 등의 중요한 장기들이 많고, 식도 자체가 목, 가슴, 배에 걸쳐 있으며, 식도 절제시 식도의 대체 장기로 복부의 소화관인 위장, 소장, 또는 대장을 이용하기 때문에 수술의 범위가 넓고 수술에 따르는 위험성이 큽니다. 수술적으로 절제 가능한 암이지만, 술후 삶의 질이 나빠질 것이 예측되거나, 함께 병발한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와 수술적으로 절제 불가능한 식도암인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게 됩니다. 암에 의해 식도가 좁아져서 음식 섭취가 불가한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한 ‘스텐트’를 삽입하여 좁아진 식도 내강을 넓힘으로써 음식 섭취를 가능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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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식도암의 내시경 사진

 

조기검진

 

식도암에 있어서는 조기발견이 치료성과를 향상시키는 열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검사를 꺼리지 마시고 조금이라도 증상이 나타나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모든 암이 그렇지만 특히 식도암은 일단 진행되면 급격히 치료율이 떨어집니다. 그러므로 위, 대장만큼 빈도가 높지는 않더라도, 빨리 발견하기 위해서는 일상 생활에서 식도에 많은 신경을 쓰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도암의 검진 방법으로는 식도 내시경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내시경을 할 때 색소를 뿌리거나나 협대역 영상을 이용하면 식도암 조기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흡연이나 음주를 많이 하신 55세 이후의 분들은 최소한 1년에 한번 이상은 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2018/03/28 16:01 2018/03/28 16:01

변비 예방

 

매일 아침 변기에 앉아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내며 이번 평창올림픽에서의 썰매처럼 우리의 변도 시원하게 달려나가기를 꿈꾸는 분들이 적지 않다. 우리가 흔히 ‘변비’ 라고 부르는 이 질환은 사실 하나의 증상으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변비는 적은 배변 횟수, 단단한 변, 배변 후 잔변감, 혹은 배변할 때 과도한 힘을 주게 되거나 항문이 막히는 느낌 등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불편감을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15%에서 변비 증상을 경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비율이 남성보다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변비를 느끼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약국에서 하제를 구입해 복용하거나 민간요법으로 자가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변비의 치료와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운동과 식이 요법이다. 변비로 속이 불편하다고 식사량을 줄이고 식사를 거르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하고, 아침을 거르지 않는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양의 식이섬유 섭취가 권장 된다.

 

식이섬유는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어 배변 횟수와 대변양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통상적으로 하루 20-25g 의 식이 섬유 섭취가 권장되는데,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대표적인 음식으로는 해조류, 채소와 곡류, 과일을 들 수 있다. 해조류 중에는 건미역, 건다시마, 김이 식이섬유 함량이 많고, 채소는 대부분 변비에 도움을 주는데 특히 쑥에 식이 섬유가 많이 함유 되어있다. 곡류 중에는 현미가 백미에 비해 2배이상의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고, 땅콩, 아몬드 또한 변비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과일 중에는 건대추가 가장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과일의 껍질은 불용성이고 비발효성의 식이섬유를 포함하고 있어 배변에 좋은 효과를 준다.

 

그 밖에 변의를 느끼게 하는 자신만의 배변촉진 음료로서 찬 우유나 물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단, 물을 많이 마신다고 해서 변이 묽어지지는 않고 오히려 소변만 많이 나오게 되므로 물을 과다하게 마실 필요는 없다. 최근에는 유산균 제제 복용이 일부 사람들에게서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켜 배변 활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선호되고 있다. 배변은 아침 식사 뒤 30분 이내, 변 보는 시간은 10분 이내가 좋겠다.

 

끝으로 변비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앞서 말씀 드린 방법을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변비 증상은 대부분 잘못된 식생활습관에서 기인할 수 있지만, 대장암 등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 병의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자의로 판단하여 치료하지 말고 반드시 먼저 전문의를 찾아 상담 받는 것이 필요함을 당부 드린다.
2018/03/20 16:58 2018/03/20 16:58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진정성

 

‘진정성’의 사전적인 의미는 ‘솔직하게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으로, 거짓이 없는 솔직한 언행’을 말한다. 잘못된 일이 발생했을 때 진실을 밝히고,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쉬운 것 같기도 하지만, 때로는 어렵기도 하다. 그런 경우 진실을 밝히면, 체면이 손상될까 봐, 보상을 해야 하거나 혹은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까 봐 두렵거나 걱정이 되어 이를 주저하게 된다.

 

8년전 입원 중이던 환자가 입원 3일째 밤에 갑자기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아침에 출근해보니, 흥분한 유가족들 약 스무명이 외래 진료실 앞에 모여 주치의를 면담하겠다고 하였다. 오전 진료를 마친 후 유가족들과 회의실에서 5시간 동안 입원후 경과와 추정되는 사망 원인 등을 설명하였다. 당시 주치의로서 유가족들을 대하는 필자의 원칙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만약 환자의 사망에 병원측 과실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지고 보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검 결과 의료 사고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사건 이후 더욱 더 환자 입장을 이해하고 환자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게 되었다.

 

또 다른 예로 2015년 전국을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갔던 메르스가 발생하였을 때의 일이다. 다른 병원과 달리 대전 건양대 병원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메르스 환자 발생을 숨기지 않고 병동 및 환자를 신속히 격리 조치하여 지역 사회로 질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잘 대처하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렇듯 진실을 밝히고 진정성을 추구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물질적인 손실을 치러야 하기도 하고 마음이 불편하기도 하다.

 

최근 이대 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네명의 신생아가 사망하였을 때 필자는 병원의 위기관리 능력을 눈여겨 보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안타까운 사고가 생겼지만, 사고 발생 직후 의료진들은 유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 표명을 하고, 홍보팀이나 대외협력처에서는 언론에 팩트에 입각한 객관적인 설명과 원인 규명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명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스타벅스는 ‘라테(LATTE)’라는 고객 응대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LATTE’는 고객의 말을 귀담아 듣고(Listen), 고객의 불만을 인정하며(Acknowledge), 문제 해결을 위해서 행동을 취하고(Take action), 고객에게 감사하며(Thanks), 그런 문제가 일어난 이유를 설명하라(Explain)는 것이라고 한다. 의료인과 의료기관도 ‘고객’이란 용어를 ‘환자’로 전환하여 ‘라테’ 원칙으로 환자를 대할 것을 제안해 본다. 이를 통해 환자와 의료인 간에 신뢰감이 구축되고 좋은 마음의 유대 관계(Rapport)가 형성되면 궁극적으로 치료 반응도 좋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의료 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는 환자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서 의료인들은 진실을 말하고, 진정성 있는 마음과 태도로 환자를 대하여 서로간에 신뢰감과 좋은 유대 관계가 구축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2018/02/13 16:50 2018/02/13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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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01 11:56 2018/02/01 11:56

카자흐스탄은 면적이 세계 9위로 한반도 면적의 12배이고, 인구는 약 1700만명으로 이 중 약 13만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필자는 2년 9개월전 강남세브란스 체크업 소장으로 알마티시 소재 알파라비 국립 대학 (Al-Farabi Kazakh National University) 건강검진센터의 설립과 시스템 구축을 위해 방문하였고, 금번에는 세브란스병원 국제팀의 제안으로 강남세브란스 암병원장으로서 알파라비 대학 검진센터에서 진료 및 강의를 위해 비뇨기과 정병하교수, 산부인과 김재훈교수, 그리고 갑상선외과 이용상교수와 진료팀을 구성하여 방문하였다. 1934년도에 설립된 알파라비 대학은 학생수 2만명, 교수수 2천명으로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며 캠퍼스 면적은 약 30만평정도이다.

 

방문 첫날 오전에는 만년설의 천산(天山)을 병풍삼고 자리한 알파라비대학 캠퍼스를 투어하고 검진센터 소장인 Ernest Kaliyev씨의 따뜻한 환대속에 오후 진료를 준비 하였고, 점심에는 대학의 고문으로 있는 고려인 An Yevgenyi씨 부부를 국립암센터와 양해각서체결을 위해 알마티를 방문한 김근수 병원장 일행과 함께 만나서 서로의 현안을 공유하고 우호를 나누었으며, 향후 이 행사를 매년 개최했으면 하자는 의견을 나누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대학 캠퍼스로 돌아오니, 차가운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면서 낙엽이 수북히 쌓이기 시작하고 분주해진 청소부는 하염없이 낙엽을 쓸고 있었다.

 

오후 진료는 두시부터 다섯시까지 소화기내과, 비뇨기과, 부인과, 갑상선외과 진료를 하였는데, 교수들의 진료 참관을 위해서 젊은 의사 1~2명, 간호사 1명, 통역 1명이 각각 배치되었고, 여러분들의 협조하에 무난히 진료를 마칠 수 있었다. 환자들은 참 순박하고 의료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환경이기에 더욱 돕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저녁에는 진료팀을 위하여 알파라비대학측에서 주최하는 만찬이 있었는데, 주메뉴는 말고기 순대와 양고기 스테이크였다. 보드카병이 비워지면서 서로간의 우호는 점점 깊어졌고 진정성을 갖고 양기관의 발전을 약속하며 첫날밤은 이렇게 깊어 갔다.

 

이튿날, 전날 내린 비로 알마티 가을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캠퍼스 단풍은 더욱 아름다워져 만추의 서정을 느끼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출근하니 환자들 및 직원들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 환자 한사람당 15분 이상 ‘심층 진료’하니, 환자들이 다 만족해하며 ‘언제 또 오느냐’, ‘내년에 또 왔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한다. 환자와 의사간 충분한 소통과 공감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점심은 진료팀과 고려인 식당에 갔다. 1937년 아무 준비도 없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척박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은 낯선 이국땅에서 지난 80년간 후손들에게 식생활 습관을 전수하고 후손들은 또 이어받았으리라. 당시 카자흐스탄에 없었던 무 대신에 당근으로 김치를 만들어 먹은 이후 이어져 온 당근 김치와 가자미 식혜를 반찬삼아, 지금은 사라진 옛 한반도 북부 지방 음식인 ‘국시’, 그리고 함경도식 같지만 색다른 순대와 족발을 먹었다. 점심때 식사에 곁들인 반주로 인해 졸립기도 했지만, 본인의 의무 기록을 이것 저것 바리바리 싸들고 온 카자흐스탄 환자들을 위해 오후에도 열심히 진료를 하고 마지막 환자를 보니 다섯시, 이렇게 카자흐스탄 진료 세 세션이 끝났다. 진료를 참관했던 카자흐스탄 젊은 의사들이 한국에서 온 교수가 진료하는 것을 보고 도움이 되었기를 기대해본다. 아주 오래전 서양에서 온 알렌과 에비슨 박사가 그랬듯이 그들에게 꿈과 희망을 불어 넣고 싶었는데….

저녁은 알파라비 대학측에서 알마티 시내가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내려다보이는, Abay 식당으로 안내한다. 카자흐스탄의 의료 실정을 체험한 교수들은 지난 6여년간 강남세브란스 병원에서 구축한 알파라비 대학과의 협력 관계를 잘 유지하고 카자흐스탄의 의료 발전를 위해 이번과 같은 행사를 매년 개최하며 더 활성화하자고 제안을 한다. 카작 전통 음식인 시큼한 마유 요거트, 말고기, 양고기 등을 먹으며 포만감과 함께 봉사에 대한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끼며 이렇게 이틀째 저녁도 지나가고 있었다.

 

셋째날, 오전은 대학에 가서 강의를 하고 오후에는 국립암센터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아침 일찍 호텔 체크 아웃을 하고, 다시 알파라비 대학에 갔다. 도서관 4층에 있는 강의실은 천장이 높고 미색과 짙은 살색의 내벽이 이슬람풍의 아라베스크 공예 문양의 배너가 드리워진 기둥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각지에서 초청된 약 25명의 젊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필자를 포함한 세명의 교수가 각각의 암 전공분야에 대하여 강의를 하였다. 영어로 강의를 하면, 동시통역사가 러시아어로 통역을 하느라 세시간 가량 걸렸는데, 강의를 듣는 젊은 의사들의 초롱초롱한 눈과 진지한 경청을 잊을 수 없다. 그들과 함께 간단한 점심을 하고 수료증을 전달한 후 지난 사흘간의 행사를 마무리 하였다. 오후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세명의 젊은 의사를 연수보낸 국립 암센터에 가서 십여명의 스텦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들의 주 관심사는, 4~50년전 우리 선배님들이 가졌을 것 같은, 젊은 의사들의 한국으로의 연수 교육과 공동 연구였는데, 최대한 지원할것을 약속했다.

저녁 식사 시간까지는 약 세시간이 남아서 인근 28전사의 공원, 악기 박물관, 그리고 러시아정교회 사원을 찾았다. 1907년에 완공된 세계 8대 목조건축물의 하나인 젠코브 사원은 외벽 개보수 공사 중이어서 아쉽게도 아름답고 우아한 외양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내부는 경건한 분위기에 벽을 채운 이콘(ikon)으로 신성한 느낌이 들었다.

저녁 식사는 An Yevgenyi씨 부부가 고려인 협회가 있는 코리안 하우스로 우리를 초청했다. 카자흐스탄의 열악한 의료 환경으로 연간 10만명의 국민이 약 3천억원을 의료 관광 비용으로 지출하기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카자흐스탄의 의료 수준을 향상시켜 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하였다. 보드카 술잔을 기울이며 석별의 아쉬움을 달래다 보니, 어느새 출국 시간이 다 되어간다.

 

이렇게 3박5일간의 카자흐스탄 출장은 마무리되었다. 출장을 마치면 숙제를 다하고 난 뒤의 느낌처럼 홀가분해지리라는 기대와는 달리 카자흐스탄의 의료 발전에 대한 새로운 책임감이 양어깨를 무겁게 누르는 듯 하다.

2017/10/23 10:40 2017/10/23 10:40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메르스)2012년 중동지역에서 신종 코로


나바이러스에 의해 처음 발생한 급성 호흡기 증후군이다. 한국에서는 2015 520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


생하였고 이후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되면서 감염 186, 사망 36명의 결과를 초래하였다. 2009


 신종인플루엔자 유행에도 불구하고  감염 질환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체제도 갖추지 못한 채 메르스라는 생


소한 감염병을 마주하면서 일반 국민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 종사자들 역시 큰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는데,


연일 갱신되는 국내 감염 확산 현황 뿐만 아니라 의료진 감염에 대한 보도, 변경되는 지침 등으로 각 병원에


서도 환자 뿐 아니라 직원들의 불안과 두려움도 커졌고, 이를 관리하는 것 역시 큰 과제였다.




 

감염질환의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세가지 중요한 사항으로는 병원내 소통, 감염관리 체계, 그리고 재난


대응 시스템이다. 이 중 응급상황 발생의 긴급한 대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원내 직원간의 소통이라 생각


할 수 있는데, 신속한 대처 및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간단하면서도 유용한 것이 원내 이 메일이다. 20155


21일 메르스 감시강화에 대한 메일이 병원 전 직원에게 처음 발송되었는데, 당시 강남 체크업 센터 소장으로


 활동하면서 SNS상 비정형 데이터의 분석 및 활용과 사회 안전망 구축에 관심 많았던 필자는 병원 전산정보


팀에 메르스라는 메일 제목으로 원내 송수신되는 전자 메일을 향후 2개월간 보관해달라고 요청하였고,


후에  5 21일부터 715일까지 필자가 수신한 메일 100통과 5 29일부터 7 8일까지 강남세브란스내 부


서간 송수신된 메일 2,482 통 중 답신 및 전달된 메일을 제외한 처음 송신을 기준한 908 통의 메일 또한 분석


하여 메르스 유행 상황에서 단일기관에서 원내 이 메일을 통한 대응이 얼마나 적절했는지 분석하고, 향후 유


사한 위기 상황의 재발시 메일을 이용한 적절한 대응 가이드라인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1)  국내 메르스 환자의 발생수에 따라 메일 개수 역시 유사한 패턴으로 증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림 1).


2)  메르스 발생 초반에는 메르스 대처에 관한 관리와 행동 지침에 관한 메일이 많았으나 발생 중반에는 노출


병원 안내 및 외부와의 교류 제한에 관한 메일이 많았다. 후반부에는 처방코드 및 수가 등의 보험 관련 메일


이 증가하였다. 메르스 환자 내원 시 진료지침에 관한 교육 메일은 지속적으로 반복되었으며 메르스(의심)


자 내원시 행동 및 진료 지침 사항은 꾸준히 반복적으로 메일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6 7, 메르스 발생 18


일째 보건복지부의 노출병원 공개를 기점으로 전반적으로 메일이 증가하였고 노출병원 공개 이후 병원과 외


부와의 통제는 더욱 강화 되었으며 병원장의 격려 메일 또한 증가하였다 (그림 2).


3)  송신한 부서별 분포를 살펴보면 감염 대응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감염관리실이 소속된 적정진료관리   실


의 메일이 75%로 가장 많았으며, 병원장, 교육수련부, 총무팀 순으로 많았다 (그림 3).




 

요약하면, 위기 상황에서 초반에는 질병관련 대응 지침을 포함한 직원 교육이 요망되며, 이후 병원장 서신

을 비롯한 독려 메일을 통하여 직원들의 사기저하를 막는 것 또한 중요하다. 후반기에는 보험을 포함한 원

무 전반에 관한 행정적인 부분을 알리는 것도 필요함을 알 수 있었다. , 메일을 통한 적절한 시점의 반복

적이고 지속적인 공지와 교육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국가지정 격리병상

을 갖춘 병원이 아니었으나, 안심병원 1호로 선정되었고, 메르스 의심환자의 선별적 외래 진료뿐 아니라

확진 환자를 적절히 격리 조치하고 입원 진료를 수행하였다.

 


메르스 위기상황에서 원내 이 메일을 활용한 소통은 향후 유사한 위기상황 발생시 대응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유난히 무더웠던 그해 여름, 메르스 대응에 혼연일체로 수고한 병원 교직원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림 1. 날짜에 따른 국내 환자 발생수와 개인메일의 분포

 


그림 2. 메르스 대응 흐름도

 


그림 3. 송신 부서에 따른 분류

 

2017/08/01 14:56 2017/08/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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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 헬스 신간
2017/06/29 15:16 2017/06/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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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23 09:53 2017/05/2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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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1 14:56 2017/04/11 14:56

기부/모금이란? 기부(give)의 정의는 기부자의 믿음과 가치를 행동과 영향으로 바꾸어주는 삶으로,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며 자선 사업이나 공공 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말한다. 루이 세브란스씨가 “받는 당신의 기쁨보다 드리는 나의 기쁨이 훨씬 더 큽니다”라고 말씀하셨듯이 기부는 기부자의 기분을 좋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모금(fundraising)은 앞 세 글자가 ‘fun’으로 모금 활동은 즐겁고 모금은 개인과 조직, 그리고 세계의 변화를 위한 수단이 된다.

모금의 명분. 모금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을 위해 모금을 할  것인가라는 명분을 수립해야 하고, 기관의 독특한 힘과 핵심 역량, 즉 모금 상품을 설명하고, 이를 통해서 기관과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발전할 지를 설명해야 한다. 따라서 최상의 모금 상품은 기관의 핵심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어야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새로운 의료 문화의 혁신적 리더, 글로벌 의료서비스 표준의 개척자,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의료선교기관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모금 상품을 개발하고 명분을 쌓아야 할 것이다.

기부의 계기/스토리텔링. 병원/대학에 기부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자신 혹은 가족.지인의 병이 나았다든지, 병원/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성장했다는 감사하는 마음에서 기부를 시작한다. 따라서, 의료진 및 직원은 잠재 기부자(환자 및 가족)와의 접촉이 용이하고 기부자 예우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으며 모금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므로, 병원/대학을 통해 변화와 발전을 위한다는 진정성을 가지고 잠재 기부자를 대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뭔가를 나눠 주고픈 마음은 있어도 실제 기부로 연결되기 까지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계기와 경험이 중요하기에 이를 잘 개발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피드백과 관리. 기부를 받는 것 못지 않게 기부자에 대한 피드백과 관리도 중요하다. 한번 기부한 분들의 추가 기부율이 30%를 넘기에 기부자들에게 기부 의도에 부합하게 잘 사용하고 있음을 피드백 해드려서 추가 기부를 유도하고, 주위 지인들의 기부를 권유하도록 해야 한다. 보고에 따르면, 추가 기부의 해지 이유 중 ‘기부금 사용 내력을 알려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기부자에 대한 정중하고 진정성있는 감사 표시와 함께, 홈페이지, 뉴스레터 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기부 및 사용 내역을 알려드리고, 이를 통해 기부자와의 관계를 제고하고 및 관리 해야 할 것이다.

맺음글. 기부와 모금은 보다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편이기에, 기부는 기쁘고 행복하며 모금은 즐거운 일이다. 모금은 ‘fund-waiting’이 아니고 ‘fund-raising’이므로, 의료진 및 직원들은 기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갖지 말고, 기부 유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모금 활동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2017/03/20 08:37 2017/03/20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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